-
-
아지트 인 서울 Agit in Seoul - 컬처.아트.트렌드.피플이 만드는 거리 컬렉션, 개정판 ㅣ in Seoul 시리즈
민은실 외 지음, 백경호 사진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1월
평점 :
품절
대한민국 수도 서울.
나는 그 수도와 가장 멀리 떨어진 섬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대학 때 우연히 연을 맺은 연극을 통해 어렵게 모은 돈을 탈탈 털어 혜화역 대학로에서 공연을 보기 위해 일 년에 몇 번씩 서울 상경을 시도했다. 그리고 지금도 나는 틈만 나면 서울로 향한다. 최근 일 년 동안을 제외하면 일 년에 서너 번은 대학로를 찾은 듯하다. 김포공항에서 종로에서 서점 들르고 바로 혜화역으로 직행, 미리 점찍어뒀던 공연을 제외한 다른 색다른 공연이 있나 싶어 여기저기 기웃거린다. (그렇게 찾아낸 공연 중에서 가장 처음 기억나는 공연으론 비언소가 있다.) 이제는 많은 공연들이 제주도까지 내려오곤 하지만 역시나 대학로에서 직접 보는 것과는 많이 다르다. 이제는 결혼을 하고 제주도를 떠나 경주에 정착했지만 역시나 대학로는 공연을 보러가는 제 일의 장소다.
그렇게 대학로를 들락날락 거린 것이 이십 여 년이 되어가지만 서울에서 나의 이동 경로는 지극히 간단명료하다. 이제는 이런 방식에서 벗어나고 싶다. 그래서 서울하면 공연도 보고 산책도 하고 맛난 음식도 먹고 분위기 좋은 곳을 돌아다니며 눈 호강도 시키고 싶다.
서울에 나만의 아지트가 생긴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지트 인 서울>
나의 이런 바램을 어디서 엿들은 것 같은 제목의 책이 있다.
지방 촌년(?) 열정마녀가 서울의 구석구석을 책을 통해 먼저 샅샅이 훑어보자.
정동 정동길 - 생전 첨 들어보는 지명이다.
청담동 압구정로 - 요즘 돈 좀 있다는 사람들이 산다는 청담동, 이름만 들어봤다.
서래마을 서래로, 몽마르뜨길 - 이름은 들어봤는데 이게 서울에 있었나?
경복궁 옆 효자로 - 그래, TV에서 많이 봤지.
이태원 1동, 2동 - 친구 남편이 외국인이라 그들 속에 잠시 끼어봤다.
신사동 가로수길, 멋샘길 - 신사동 그 사람으로 왠지 친숙하게 다가오는 지명일 뿐.
홍대 앞 다복길, 미래길, 송정래길 - 홍대하면 클럽, 인디문화가 있다는데~
삼청동 화개길 - 뉴스에서 들어 본 지명일 뿐.
서교동, 상수동 - 이런데도 있나?
대학로 동숭길 - 그래 여긴 내가 서울에 상경해서 자주 출몰하는 지역이다. 반갑다!
북촌 계동길, 창덕궁길 - 대학로 근처에 있으면서도 단 한 번도 못 가봤다.
한남동 꼼데가르송길 - 길 이름 한 번 특이하네.
서울에 사는 사람들도 모두 익숙한 지명일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목차다.
이 책을 보면 가장 크게 주목되는 부분은 바로 다양한 작가군단이다. 그렇기에 각각의 아지트를 소개하는데 있어서 공동의 기획으로 한 권의 책으로 묶였지만 다양한 장르의 아지트를 내 입맛에 맞게 고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서울 한 복판을 걸으면서 사진도 찍고, 쇼핑도 하고, 문화도 즐기며, 나만의 아지트로 박물관, 미술관, 쇼핑마켓, 시장 등 다양한 곳을 즐기며 돌아다닐 수 있도록 소개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정말 서울에 다 있어 하는 의구심이 들만큼 다양한 테마로 다양한 곳들을 소개하고 있다. 단순히 커피숍이나 미술관, 갤러리 정도 소개할 것이라는 추측을 한 사람이라면 이국적인 매력, 지극히 한국적인 매력, 쇼퍼홀릭들의 천국, 내 스타일을 가꿔주는 곳 등 다양한 테마의 소개에 입이 쩍 벌어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나는 이 책을 보며 일단 내가 자주 방문하는 대학로를 찾았다. 반가운 곳들의 소개가 이어졌지만 더 많은 곳이 있는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지만 워낙 많은 곳을 소개하다보니 이 정도의 지면에 가장 대학로다운 곳을 소개했으니 다른 곳도 그러지 않을까 하는 믿음도 생겼다. 그래서 나는 서울 지도를 인터넷으로 보며 내가 서울에 올라가서 공연 시간 전에 즐길 수 있는 곳들이 어디일까 이동거리를 생각하며 하나씩 체크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다음에 서울에 가면 나는 공연 시간 전에 커피숍에 앉아 무작정 시간 죽이지 않고 서울 구석구석을 찾아 돌아다니는 즐거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런 기대에 벌써부터 심장이 두근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