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운드 오브 뮤직 SE (2disc) : 40주년 기념판 - 아웃케이스 + 북클릿 포함
로버트 와이즈 감독, 줄리 앤드류스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5년 12월
평점 :
품절


비엔나, 짤즈부르크 여행 가기 전 꼭 한번 더 볼려고 dvd를 구했는데

구입하려니 넘 비싸고, 대여점엔 엄고................

참 안타까운것이라...........너무 오래 된지라 기억도 가물가물한 것이라.............

고 참..........추석날 케이블에서 하는 것이 아닌가?

이런 기막힌 선물이 다시 없을 듯하다

다시 봐도 감동에 목이 메이고, 찡하다

사랑 뿐 아니라 배경이 되는 장소들도 예사롭지 않게 보이고, 짤즈부르크라는 지명도 들리고,

에델바이스 또한 인간에 대한 사랑 뿐 아니라 조국에 대한 사랑이기도 하여 같이 찡한 것이라

줄리 앤드류스, 크리스토퍼 플러머 참 잘 어울리는 커플이다, 캐스팅의 힘이 대단한 듯하다

"트랩대령 : 내가 당신한테 언제 반한 줄 아시오, 당신이 ~~ " 

"마리아 : 전 언제인지 아세요, 당신이 호루라기를 불 때부터예요"

사랑은 멀리 있지 않다, 바로 당신 주변에 있다

 

< 영화 제작 뒷이야기 : 퍼옴 >

http://bbs4.worldn.media.daum.net/griffin/do/country/bbs/read?bbsId=N001&articleId=9458

1. 크리스토퍼 플러머는 처음에 목소리 대역을 거절하고
자신이 맡은 캡틴의 역할에 열심히 노력했다.
하지만 줄리 앤드류스와 듀엣을 하면서
그의 목소리가 부적당하다는 것은 인정하였다.
결국 그의 목소리 역할의 대부분은
미국의 유명한 성우인 빌에 의해 재녹음되었다.


2. 이 영화 속의 노래 대부분은 브로드웨이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에 사용했던 것을 영화를 위해 재편곡하였다.
"Something Good"과 "I Have Confidence"
이 2곡의 노래만이 영화를 위해 새로 작곡되었다.

3. 줄리 앤드류스가 이 영화에서 별로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곳은
"Lonely Gotherd"이다.
요들송 부르기가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4. 이 영화의 실제 주인공인 마리아 본 트랩은
오스트리아에서 이 영화를 촬영하고 있을 당시 까메오로 출연하였다.
그녀는 줄리 앤드류스가 "I Have Confidence"를 부르는 장면에서
줄리의 뒷편으로 전통 복장을 한 여자 둘 중 한명이다.


5. 이 영화에는 지리적 오점이 있다.
이 영화처럼 잘츠부르크를 멀리 바라보고 있는 언덕을 통하여
도피하게 되면 본 트랩 가족은 결국엔 독일 남쪽으로
향하게 된다. (음...나치를 피해 도망가면서 독일로 향하다니...)
실제 본 트랩 가족은 기차를 이용하여
이탈리아를 지나 스위스로 망명하였다.

6. 이 영화는 독일에서 평판이 그리 좋지 못했다.
독일에서 이 영화를 상영하기 위해 영화 속에서
나치들의 행위는 나치 당원에 의하여 잘렸다.
이것은 나중에 회복되었다.
그러나 독일의 영화팬들 대부분은 이 영화를 못마땅하게 생각하였다.

7. 잘츠부르크의 봄은 영화에서 비추어진 것처럼 유쾌하지만은 않다.
사실 배우들과 스텝들은 비로 인하여
산에 오르기를 매번 지연시킬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지탱하기 어려울 정도로 매서운 꽃샘 추위가 몰아닥쳤고
토지는 진흙투성이었다.
스텝들은 무거운 촬영장비를 짐수레에 싣고 여행해야만 했다.
하지만 이 어려운 시간의 대부분은
줄리 앤드류스의 즐거운 노래로 극복될 수 있었고
많은 배우들과 스텝들은
이 영화 촬영 중 가장 즐거웠던 경험은
줄리의 항상 흥겨웠던 노래라고 상기하고 있다.
그러나 그 힘있고 즐거운 겉모습과는 달리
줄리는 많은 개인적인 문제가 많았다.
그녀는 몇 년 동안이나 계속될 심한 정신병적인 치료를 시작하였고
그녀는 그녀의 첫 번째 남편과 곧 이혼할 상황이었다

8. 이 영화는 1969년에 처음 한국에 개봉했다.

당시 상영시간이 너무 길다는 이유로 노래부르는 장면을 모두 삭제하는 헤프닝을 벌였다.

 

9. 트랩 가족은 영화를 굉장히 못마땅해했다.

트랩 대령은 아이들을 호르라기로 호출할 만큼 억압적인 가장이 아니라 온화하고 부드러운 성격이었다. 특히 영화의 노래 중 가장 마음에 안드는 노래는 에델바이스에 대해선 "우리는 이따위 다죽어가는 우울한 노래를 부른 일이 없다"고 했다.  

 

10. 이 영화는 1939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이후.. 26년만에 최고 흥행기록을 갱신했다.

냉전 와중에 소련에도 개봉할 정도로 놀라운 성공을 거뒀다.

(아마 북한정도가 이 영화를 개봉안한 나라일 것이다..)

그러나 관객들은 점차 현실을 구체적으로 표현한 영화를 원했고.. 이 영화 이후 쏟아진

뮤지컬 영화에 대한 무모한 투자는 오히려 뮤지컬영화의 몰락을 자초했다.

제작사들도 엄청난 제작비가 드는 뮤지컬 영화를 기피했고 70년대부터.. 헐리우드에서

뮤지컬 장르는 거의 사라지게 된다.

 

11.영화에서 대령과 마리아가 춤추는 오스트리아 민속 무용 랜들러(Landler 독일어로는 란틀러라고 하지요)는 실제로 있는 춤이지만 영화 속의 춤과는 동작도, 음악도 완전히 다르다.

영화를 위해서 작곡한 음악에 만들어낸 춤일뿐이다.

 

12. 1966년 4월 18일 처음으로 컬러로 방송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이 영화는 <닥터 지바고>와 치열하게 경쟁했다.  <사운드 오브 뮤직>은 작품상을 비롯 5개 부문을

석권했지만 예상을 뒤엎고 여우 주연상을 수상하진 못했다.

이미 1965년 줄리 앤드류스가 <메리 포핀스>로 수상했기 때문에 젊은 여배우에게 두번이나 상을

주는 것이  아카데미에겐 심히 부담이 되었던 것이다.

 

13. 이 영화는 실화보단 픽션에 가깝다. 실제로 트랩 일가는 나치에 대항해서 망명한 것이 아니라 그들이 거래하던 은행이 파산하면서 재정적인 이유로 노래 활동을 시작했다.  또 그들이 부르던 노래도 영화에 나오는 오스트리아 민요나 요들송이 아니라 바흐의 모테트 같은 클래식 합창곡이었다.

트랩 일가는 나중에 미국으로 이민했고, 지금도 콜로라도 주에 트랩 농장이라는  대규모 레크리에이션 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영화의 내용은 수녀 지망생이었던 마리아가 아이 일곱 딸린 홀아비 트랩 대령과 결혼한다는 한 가지 빼면 처음부터 끝까지 헐리우드 픽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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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페어 레이디 SE (2disc) - [할인행사]
조지 쿠커 감독, 오드리 헵번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영화의 배경이 되는 코벤트가든으로 대표되는 런던의 문화에 대한 매력을 가득 품고서,

오드리(일라이자) 특유의 쾌활,명랑,열정,사랑스러움이 가득한 표정들과 연기...

앤드 줄리어스와 연극무대에서도 히긴스 박사로 연기했던

렉스 해리스(히긴스박사)만의 연기와 립싱크를 거절하고 핀마이크를 달고 직접 노래했다는데...

캐리 그랜트에 캐스팅 제의가 왔을 때, 렉스 해리스 아니면 안된다며 정중히 거절했다는데...

잭 워너가 직접 제작을 지휘한 "마이 페이 레이디", 170분..거의 3시간인데..하나 지루하지않다

 

스페셜에디션을 보다 보다 더 감동적이다, 당시 원본필름을 디지털로 완벽하게 복원했으며,

당시 제작발표회와 시상식장면 등이 수록되어 있고

오리지널에선 오드리의 노래가 전혀 삽입되지 않고 100% 립싱크였으나

복원 DVD는 오드리의 두가지 SONG을 찾아 덧입혔으며..............

그들의 노고에 치하한다....이렇듯 아름다운 영화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오늘 다시 보니 예전과 달리 너무 아름다운 러브 스토리로 다가 온다

 

6개월동안 매일 얼굴을 보며,

서로가 하루의 시작이 되고, 일상이 되어 버린 그들...........서로의 삶에 이미 스며들어

"당신(히긴스박사)은 남자, 나(일라이자)는 여자..............우리  지금 사랑하고 있나요?"

 

히긴스박사는 무뚝뚝하고 괘팍하기로 소문난 음성학자이며 독신주의자로,

일라이자의 섬세한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교류하지 못한다

6개월간의 노력이 성공하고 왕자와 춤추며 무도회의 꽃으로 대우 받게 되지만,

그러나 히긴스박사는 무의식적으로 여자를 광장의 꽃파는 천한 여자로만 계속 취급한다

일라이자는 히긴스박사의 그러한 태도에 실망하고, 떠난다

뒤늦게 깨달은 히긴스박사는 일라이자의 소중함을 깨닫고 그녀를 다시 찾게 된다

"사랑은 멀지 있지 않아요! 바로 곁에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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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44
마르그리트 뒤라스 지음, 김인환 옮김 / 민음사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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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팽의 왈츠곡과 더불어 뒤라스의 언어의 세계에 내영혼은 사로잡힌다

내영혼은 황량한 사막 같은 그 곳, 암연 깊은 그 곳으로 후려쳐진다

..................

세상 그 어느 곳보다 더 야성적이고 신비한 메콩강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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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빛나는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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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반짝반짝 빛나는........소설 중에서 쇼코가 자주 부르던 노래였던가?

이리사와 야오스의 詩 였다네요....... 

"반짝 반짝 빛나는 -이리사와 야스오 " 

 반짝반짝 빛나는 지갑을 꺼내서 
 반짝반짝 빛나는 물고기를 샀다
 반짝반짝 빛나는 여자도 샀다
 반짝반짝 빛나는 물고기를 사서
 반짝반짝 빛나는 여자가 손에 든 
 반짝반짝 빛나는 냄비속의 물고기
 반짝반짝 빛나는 거스름 동전
 반짝반짝 빛나는 여자와 둘이서
 반짝반짝 빛나는 물고기를 가지고
 반짝반짝 빛나는 동전을 가지고
 반짝반짝 빛나는 밤길을 돌아간다
 별이 반짝반짝 빛나는 밤 하늘 이었다
 반짝반짝 빛나는 눈물을 흘리며
 반짝반짝 빛나는 여자는 울었다

여자는 왜 울었을까?

쇼코도 울고 있었던걸까?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 중에 가장 오래 여운이 남는 소설 중 하나다. 몇년이 지나 다시 읽게 되었다. 너무나 예쁜 소설이다, 사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는 소외받는 주인공들이지만 에쿠니 가오리가 그려내고 있는 캐릭터 한명 한명이  나에겐 너무 예쁘기만 하고, 반짝반짝 빛난다. 이러한 에쿠니 가오리만의 특별한 재능에 감동한다

간결한 문체에  짧은 길이의 소설이지만, 그 감동의 깊이는 무한으로 남는다    

각 장 마다 쇼코와 무츠키의 관점으로 엇갈리며 써 나가고 있다   

쇼코는 엉뚱한 듯하지만 무츠키의 사랑과 관심을  끊임없이 갈구하고 있고 ............. 

(- 미즈호와의 통화에서 : 나는 수화기에다 대고 울음을 왕 터뜨렸다. 왜 울고 있는지 나도 몰랐다. "목욕을 하면서 위스키를 마셨어. 무츠키는 전화도 해주지 않았고. 야근할 때는 항상 전화했었는데. 도너츠 사가지고 왔는데, 그런데 내가 심술궂게 대했어. 그러고 싶지 않았는데, 그런데,"      

- 무츠키가 들어왔을 때 나는 얕은 잠에 빠져 있었다...무츠키가 천천히 침대로 다가온다. 나는 감각을 곤두세우고 전신으로 무츠키를 느기려 하였다. 무츠키의 발소리, 무츠키의 기척."미안해"내 눈꺼풀을 살며시 만지면서 무츠키는 들릴락말락한 소리로 말한다.내가 깨어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라고 생각했다.몸 아래로 무츠키의 손이 미끄러져 들어왔을 때, 무츠키가 나를 안아올리는 것보다 한순간 빨리, 나는 무츠키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무츠키의 체온,무츠키의 고동소리.나는 어린애처럼 안심하였다.나와 무츠키는 단 한 번도 섹스를 한 적이 없지만, 무츠키의 몸은 내 몸에, 그야말로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스민다.주차장은 넓고, 무수한 자동차가 저녁 해를 받고 있었다.무츠키의 걸음걸이에 맞춰 나는 몸을 아래위로 움직이면서, 눈을 가늘게 뜨고 눈에 익은 헌차의 모습을 찾았다.조그만 감색,무츠키가 사랑하는 차.차안에서도 나는 내내 자는 척하고 있었다.무츠키는 아무 말하지 않았지만, 내가 좋아하는 테이프를 틀어 주었다. 우리는 연안 도로를 타고 천천히 달렸다. 나는 그리운 우리의 아파트를 생각했다,하얀 난간이 있는 베란다와 보라 아저씨,곤의 나무,어서 빨리 돌아가고 싶었다.나는 잠든 채 창문을 연다.줄리의 달콤한 노랫소리가, 저녁 하늘에 녹아들었다.)

무츠키의 무관심한 듯 하지만 결코 감출 수 없는 자상하고 친절하기만 한 모습은 나조차도 뭉클해진다  

( - 쇼코 : "무츠키는 자상하고 친절하다.그리고 그건 때로 아주 고통스럽다."..사랑일까?) 

신기한 것은 그둘의 서로에 대한 시선은 우리의 왜곡적이고 냉소적인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오히려 더 열려 있고 더                                                       

소설의 이야기는 무척이나 현실도피적이고 알콜의존적인 쇼코와, 일요일에 청소를 하는 것이 취미인 인텔리 게이의사 무츠키의, 알콩달콩하다기 보다는 다소 엽기적인 신혼생활이다, 합법적인 결혼을 가장하여 상호이해합의 결과로 시작하게 된 동거생활이지만...

하지만 거기에도 사랑이란게 처음부터 있었던 걸까? 

아니면 나중에라도 사랑이란게 생겨 난걸까?   사랑이란 뭘까?  

지금 난 사랑에 대한 새로운 정의가 필요하다

그리고 무츠키의 병원과 애인 곤, 친구의사 카카이(역시 게이)와의 관계로 확대되면서 얘기는 재밌게?  심각하게?  독특하게 펼쳐진다

( - 쇼코 : "곤이 무츠키의 아이를 낳았으면 좋았을텐데......")

급기야 곤과 무츠키의 정액을 섞어 인공수정을 하고 싶어 하던 쇼코의 무츠키에 대한 사랑?, 집착?

돌연 곤의 일주일간 사라진 사건으로 그들의 갈등은 고조된다...하지만 곤에 대한 무츠키의 마음을 회복시키고자 했던 쇼코의 깜짝쇼?.............9월 30일 맞선본날! 쇼코와 무츠키의 신혼집 바로 아래층 202호,......하얀벽,하얀천장,날개가 네개 달린 커다란 장식 선풍기.쇼코와 무츠키의 방과 똑같은 이미지로 곤의 집으로 꾸미고, 그들은 새로이 화해하고 다시 뭉치며, 파티를 계획한다. 

( - 쇼코 : "무사히 돌아론 곤 씨와, 우리 세사람의 1주년을 위하여"  

   - 곤 : "이제야 간신히 독립한 부부 두사람을 위하여" 라며 엷은 색 액체를 마시자, 라디오에서 정겨운 곡이 흘러나왔다. 빌리조엘이다.  

 - 쇼코 : "나는 왠지 울고 싶은 기분이었다. 불안정하고, 좌충우돌이고, 언제 다시 와장창 무너질지 모르는 생활, 서로의 애정만으로 성립되어 있는 생활. 내일도 모레도 글피도, 우리는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다")

"정말 또라이들이다" 표면적으로만 본다면 이런 류의 말이 본능적으로 바로 내뱉어 질 것이다.(우리)의 현실과는 너무나 괴리된 또 그들(쇼코와 무츠키와 곤)만의 현실......... 하지만 왜 이리도 나의 가슴이 저며오는 걸까? 무슨 공감대를 불러 일으킨 걸까?그들만의 삶이 아닌 나의 삶에 과연 그들의 무엇이 투영 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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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piano避我路 > [퍼온글] '거짓말'의 작가 노희경과 표민수 PD의 대화

<표민수PD,노희경작가와의 대화 >


" 사랑은 있죠? " " 그럼요 , 사랑은 있어요 "

“세상 사람 모두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 해도, 우리도 한번쯤은 행복해지고 싶었습니다. 그게 정말 바보 같은 사랑이라 해도….”(<바보 같은 사랑>中 상우의 마지막 내레이션)

분명히 바보 같은 짓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대한민국을 뒤흔든 <허준>과 맞서기엔 그들은 너무나 바보같이 약했는지도 모르겠다. 젊은 아이들은 밀고당기는 사랑이야기도 아니고 공장구석에 피어난 질퍽한 30대의 불륜이야기가 뭐 그리 궁금할까? 잘나고 뻔쩍거리는 것 투성이 세상에 지지리도 못나 궁상맞은 사람들의 악다구니가 듣기 좋았으랴. 지난 4월24일 첫 방송된 <바보 같은 사랑>은 6월27일 그 마지막 사랑의 인사를 고했다. 첫날 애국가보다 낮은 시청률을 보고 원망하며 돌아설 수도 있었을 텐데 꾸준히 그들만의 사랑을 만들어갔던 두 사람. 첫사랑이 아님에도 언제나 첫사랑처럼 서로에게 ‘빛’ 같고 ‘소금’ 같은 존재. 그들이 만들어온 사랑이야기. 짝사랑 혹은 안쓰런 연민.

“넌 누굴 사랑하는 게 겁나지, 사랑이 널 바보로 만들까봐. 아서라. 세상은 바보같애. 바보같이 사는 게 옳아. 재호야.”(<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中)






표민수/ 정말 이번처럼 결말을 오래 고심했던 적이 없었을 거예요, 그죠? 다른 작품 할 때는 시놉시스 단계에서 이미 결론을 내고 갔었는데, 이번엔 정말 마지막 순간까지 고민했어요. 시작할 때 노희경 작가는 옥희(배종옥), 나는 영숙이(방은진)에게 손을 들어줬는데 중반 이후부터는 우리 둘 다 옥희에게 상우(이재룡)를 보내는 식으로 이야기가 되어 나갔어요. 누구도 상처받지 않기를, 모두 ‘무사하길’ 바랐는데 결국 상처를 주게 되네요.
노희경/ 사실 상우가 영숙이에게 갈 이유야 얼마든지 있을 수 있죠. 하지만 영숙이가 임신을 한 상태에서 상우가 영숙일 택한다면 다른 만 가지 이유가 ‘임신’이라는 한 가지 사실에 묻혀 보이지도 않았을 거예요. 통속적 결말을 피하려고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고 윤리·도덕적으로 그래야지 하는 것에 대한 반항도 아니였어요. 사실 우리 둘이 얼마나 ‘보수적’인 인간들인데요. (웃음) 그저 ‘사랑’에 손을 들어주고 싶었어요.


시작

표/ <아직은 사랑할 시간> <거짓말> <슬픈 유혹> 이번 <바보 같은 사랑>까지 4번이나 작품을 같이 했네요. <엄마는 치자꽃>에서 같이 일했던 나문희씨 소개로 처음 봤는데, 그게 언제지? 96년 6월쯤 일거예요. 우리 둘 다 술은 잘 못해서 처음 본 날 차만 마시면서 이야기 했는데 한 6시간 정도를 앉아서 줄곧 쉬지 않고 얘기만 했었죠?
노/ 처음 표 감독 볼 때 깔끔하고 왠지 반지르르한 게 별로 내 과는 아니다 싶었는데 저렇게 생긴 얼굴에 촌스런 경상도 사투리가 튀어나오니까 ‘푹’ 웃음이 나더라구요. 우린 생각하는 게 똑같지 않아요? 요모조모 따지는 말투도 똑같고 고집센 것도 같구요, 한번은 표 감독 부인이 ‘어쩜 둘이 그렇게 비슷하냐’라는 말을 하더라구요. 같이 사는 마누라가 그런 말을 한다면 그건 정말 닮은 걸 거예요. 서로 안주하지 않게 채찍이 되어주고… 표 감독이야 늘 감동이지, 뭐.
표/ 자라온 환경이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 그런지 인간을 보는 눈이 비슷해요. <거짓말> 찍을 때쯤 이었나? KBS 건너편 공원에 앉아서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 작품 이야기 하다보니 어느새 동이 훤이 트더라구요. 이야기 하는 중에 다음 작품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와요. ‘주인공을 누구누구로 가자’ 같은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은 뭘까, 사랑은 뭘까’ 같은 식의 이야기다보니 끝이 있나요. 평생해도 모자랄 이야기지.


거짓말 vs 바보같은 사랑

노/ <거짓말>이 ‘수채화’ 같았다면 <바보 같은 사랑>은 ‘화투짝’ 같아요. 그래서 <바보 같은 사랑>이 더 힘들었는지도 모르겠어요. 수채화는 그대로 충분히 아름답지만 빨강 파랑 조잡한 ‘화투짝’을 아름답게 만든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수채화에 익숙해진 사람들에게 그래도 ‘화투짝’이 아름다울 수밖에 없는 타당성을 부여해야 하니까.
표/ 잘 배우고 똑똑한 사람들이 아니라 어딘가 모자라고 덜렁대고 조금은 악랄한 사람들에게 애정을 갖게 만드는 일이 어디 그리 쉬울까.
노/ 사실 <거짓말> 할 때는 사람들이 대사가 너무 어렵다는 그런 말을 하면 ‘알아 들을 사람만 알아 들으라 그래’ 그랬거든요. 그런데 이번엔 그게 안 되요. 가령 ‘사랑은 교통사고 같은 거야’라는 말을 하면 이 사람들은 ‘뭐? 사랑이란 사람이 교통사고를 냈데?’ 하고 물을지도 모르거든요. 순간순간 사랑의 정의니 멋진 말들을 쓰려는 충동에 사로잡히곤 하지만 ‘밥 먹었니’ 같은 말에도 가슴이 아플 만큼, 어떻게 일상용어를 가지고도 짠하게 전달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제일 걱정이었어요.
표/ 그래서 <바보 같은 사랑>에서는 ‘사랑한다’라는 말도 얼마나 아꼈게요. 참 이상하죠? 상황은 더 편안할 수 있는데 말 한번 꺼내는 건 더 성스러워지는 거.
노/ 대사를 최대한 아끼면서 배우와 감독을 믿었어요. 대사의 힘보다는 플롯에, 상황에 의해 이끌어 나가야 된다고 생각했거든요.
표/ <거짓말>은 그래도 여유있는 사람들이었잖아요. 하지만 <바보 같은 사랑>의 배경은 철저히 대치되죠. ‘빡빡한’ 시장과 공장에 어떤 ‘여백’을 줄 수 있을까, 그게 제일 고민이었어요. 결국 옥희네 넓은 마당이나 상우집 앞의 긴 계단 또 음악 같은 것에서 그런 여백을 살렸죠. <거짓말>에서는 고급스런 첼로나 현악기를 주로 썼는데 이번엔 단순하지만 건반과 건반 사이의 여백이 느껴지는 피아노를 주로 썼어요.
노/ <거짓말>의 주인공들은 정말 모두 똑똑했던 것 같아, ‘너 이렇게 생각하지? 난 그걸 알아’ 식으로. 은수(유호정)가 스스로에게 ‘은수야, 너는 강해’라고 읊조리는 등 끊임없이 자신을 객관화시켜야 할 만큼 우리는 너무나도 주관적이었죠. 극중 인물에 우리 스스로가 빠져 있었던 거죠. 표 감독에게서 준희(이성재)를 많이 따오기도 했고 나도 ‘내가 성우(배종옥)라면, 은수라면 어떡할까?’ 하며 끊임없이 자문하기도 했어요.
표/ 하지만 <바보 같은 사랑>은 객관적인 거리를 유지했어요. 주변사람들조차 그들의 사랑에 개입하거나 편을 들지 않거든요. 그나마 우방인 미숙이(박원숙)조차 ‘정신 똑바로 차려’라는 말 이상의 개입이 없어요.
노/ ‘바보 같은 사랑’이란 마을에 이런 사람들이 산다고 생각하자 하는 마음으로 지켜보며 글을 썼어요. <거짓말>은 내가 다가가면서 썼는데 <바보 같은 사랑> 속 사람들은 자기들끼리 충돌하고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통에 그걸 쫓아가면서 쓰기가 정말 힘들었어요.


불륜

표/ 그러고보니 우리가 만든 작품이 다 윤리적으로 벗어난 작품이긴 해요. <아직은 사랑할 시간>은 AIDS 환자 이야기였고, <거짓말>도 유부남과의 사랑이었고, <슬픈 유혹>은 동성애, <바보 같은 사랑>도 불륜, 사실 선정적이라는 말도, 불륜을 포장했다는 비난도 들어요. 하지만 그 윤리라는 것이 사회적인 잣대가 아닌가? 사회적 윤리는 중요하게 여기면서 개인의 마음속 윤리가 깨어지는 건, 마음의 불륜을 저지르는 건 왜 쉽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어요.
노/ 이제는 우리가 개인의 생각에 대해 읽어줘야 할 때가 아니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하루키가 ‘당신은 왜 멜로만 쓰느냐’는 질문에 ‘한 개인이 사회를 대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는데, 전 그 말에 동의하거든요. 과거가 노동자라는 ‘집단’에 이야기의 초점을 맞추었다면 이젠 옥희나 상우 같은 한 개인의 ‘노동자’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때가 아닌가요?
표/ 이 세상을 멸망시킬 방법은 원자폭탄 몇개 떨어뜨리는 것으로 끝날 수도 있지만 더 쉽게 생각하면 내가 눈을 감으면 세상은 끝나는 게 아닐까? 개인주의적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이데올로기가 끝난 시대에 할 수 있는 이야기는 개인의 행복이라고 생각해요. 윤리를 조금 흔들더라도 사람의 눈 밖에 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찾아서 그들도 ‘행복 할’ 이유를 찾아주는 것이 좋아요.


연민과 동정

표/ <거짓말>에서 준희는 성우를 왜 사랑하게 됐는냐는 물음에 ‘선밸 보면 내마음이 참 아퍼요’라고 말하고 <바보 같은 사랑>에서 상우는 옥희의 사랑 한번 못 받고 주눅든 모습에서 감정이 싹 트죠. <슬픈 유혹>에서 준영(주진모)은 사회에서 이제 퇴물 취급 받아가는 40대 문기(김갑수)의 처진 어깨를 사랑하구요. 물론 모든 동정이 다 사랑은 아니지만 상대편을 염려하고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은 사랑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거라고 생각해요.
노/ ‘밥 먹었는지’ ‘아프진 않는지’가 걱정되는 마음, 영숙이가 리어카를 맡기고 터벅터벅 걷는 뒷모습에서 느끼는 감정만큼 절실한 게 있을까? 그냥 바라는 것없이 해주고 싶은 마음 그게 사랑 같아요. 예전에 사귀었던 사람이 헤어지면서 ‘너한테 할 만큼 다했다’라고 하더라구요, 그순간 나는 그 사람이 너무 싫어졌어요. 아, 이 사람은 자신이 해준 것만 기억하는구나. 사랑에서 해준 것만 기억하면 함정에 빠지게 되거든요. 받은 것만 기억하면 사랑이 얼마나 행복할까.


나이

표/ 난 나이든 사람들도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을 아니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거짓말>에서 영희(윤여정)가 이런 말을 해요. ‘사람이 늙는다는 거 참 불쾌하고 서글픈 일이다…, 얼굴에 진 주름이 서글픈 게 아니라, 이왕 늙을 거면 몸따라 마음도 늙지… 마음은 청춘인데 몸만 늙는 게 서글퍼. 엄마 나이, 쉰둘이다. 그런데 오늘 그 오빨 보는 순간 내가 꼭 열몇살 같더라. 그때 그 나이에 가졌던 꿈들, 그 생기발랄했던 모습들 호기심, 설렘 작지만 내깐엔 아팠던 기억들… 왜 그리 또렸한지….’ 사실 우리 나이 들어도 똑같이 무모하고 질투하고 그러잖아요. 그런데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사랑할까봐서, 사랑이 또 찾아올까봐서 두려워하는 거 같아요, 우리가 만드는 드라마에서는 그게 아니란 걸 보여주고 싶어요.
노/ 요즘 <당신 때문에>라는 드라마 보면서 정말 느끼는 게 많아요. 부모에게 자식만으로 위로가 안 되는 부분이 있구나, 내 어머니가 사랑 때문에 나처럼 흔들리고 나처럼 아파할 수 있구나. 하는 것들 말이죠. 하지만 아쉽게도 많은 드라마들이 10대, 20대의 사랑이야기만 하고 있어서 그 나이가 아니면 사랑이란 건 못할 것 같은 느낌을 주는게 참 안타까워요.


공짜 글 , 공짜 TV

노/ 책 내자 하는 제안을 많이 받았었는데 시간이 없어요. 세상엔 소리내서 내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외치는 사람이 저렇게 많은데, 그 사람들 이야기를 쓰기도 이렇게 빠듯한데 말이죠. 그리고 텔레비전은 공짜잖아요, 전 ‘공짜글’이 좋아요. 누구에게나 공평하니까. 사실 아직까진 돈 생각해서 딴 작업하는 건 못하겠어요. 그러니까 우리가 바보 같다는 소릴 듣나?
표/ 아니, 사실 무슨 일이든 사사로운 욕심이란 게 생기면 바라게 되는 거라고 생각해요.
노/ 글을 쓰리라 생각한 순간부터, 드라마란 걸 쓰겠다 생각한 순간부터 이런 생각을 했어요. 끊임없이 사람을 대변해야되는구나, 우리의 관점으로 누군가를 이야기에 다룰 수 있고 없고를 선택할 권리가 없구나, 누구를 손가락질하는 입장이 아니라, 언제나 약자의 편에 설 수 밖에 없구나. 영원한 대변자가 이 직업이 가지는 멍에인 것 같아요.
표/ 참 ‘대변자’란 말이 좋은 것 같아요. 감독이란 직업은 ‘군림’하는 것이라는 오해가 있는데 사실 끝없이 귀 기울여 줘야 하고 대신 말해줘야 하는 직업이죠.


사랑은 있다

표/ 인물과 상황에 따른 많은 변주가 있지만 결국 우리가 그려내고 싶은 건 ‘사랑’인 것 같아요. 모든 문학작품에서, 모든 인간관계에서 결국 ‘사랑’만큼 중요한 게 있을까?
노/ 김정수 선생님이 얼마 전에 ‘사랑은 상대를 위해 죽어 줄 수 있는 힘이다’라는 말을 하셨는데 정말 그런 것 같아요. ‘사랑’이야말로 인간에게 남은 마지막 희망이에요. 그걸 믿어요. 그런데 표 감독님, 사랑은 있죠?
표/ 그럼요, 사랑은 있어요. 이들이 구상하고 있는 다음 작품은 인간이기 때문에 저지를 수 있는 실수, 폭력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러함에도 안쓰럽게 아름다운 인간의 이야기라고 한다. <슬픈 유혹> 때 였던가, 두 사람한테 함께 공부해나가는, 사이좋은 ‘학우’ 같다는 말을 했더니 그 말이 듣기 좋다고 했다. 부디 한 작품 한 작품 인간을 배우고 사랑을 배우는 이들의 노력이 ‘짝사랑’으로 남지 않기를, 이들의 바보 같은 사랑이 기다림으로 그치지 않고 만남으로 이어지기를.

“어차피 짝사랑이란 없는 거야, 사랑하는 마음이 있으면 어떻게든 그 마음이 전해지기 마련이지.”(<내가 사는 이유>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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