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상회 ㅣ 노란상상 그림책 86
한라경 지음, 김유진 그림 / 노란상상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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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라경 글, 김유진 그림의 <오늘 상회>는 어른들이 읽으면 더 위로가 되는 그림책이다. '오늘 상회'는 세상 모두의 오늘이 담겨 있다. 나의 오늘도 그 곳에 예쁜 병으로 담겨 있을 것이다. 어떤 모양의 어떤 색깔일지, 향기는 날까 상상해 본다. 담겨 있는 오늘의 양이 얼만큼인지 아무도 알 수가 없다. 그 곳 주인만이 나의 오늘을 확인할 수 있다. 


 '어제는 있었지만 오늘은 없는 이름도 있고 

오늘부터 시작되는 이름도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오늘 상회는 매일 우리에게 오늘을 건넨다. 그 오늘을 빠르게 마셔버리기도 아껴 마시기도 하면서 수많은 오늘들이 지나 바로 지금 내가 된 것이다. 그렇게 오늘의 병에는 어떤 날은 달콤한 향기가 나기도 하고 어떤 날에는 악취가 나기도 하면서 검게 변하다가 또 핑크빛으로 물들다가 그 곳에서 그렇게 나와 연결되어 있다. 

 

 수채화 기법의 붓 터치가 글과 잘 어우러져 한참을 곰곰히 생각하게 한다. 학생들과 함께 읽는다면 다 읽은 후에 지금 나의 병은 어떤 모양으로 어떤 색깔, 어떤 향기 , 얼만큼의 양이 남았을까를 표현하게 하면 좋겠다. 그리고 오늘이 담긴 병 앞에 이름은 무엇으로 붙이면 좋을지도. 

 마지막 장면에 오늘의 병에 피어난 꽃 한송이가 그 사람의 삶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나의 오늘의 병에도 은은한 풀꽃 한송이 피어나기를 바라며 오늘을 살아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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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 ㅣ Dear 그림책
강현선 지음 / 사계절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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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 매력을 다양한 곳에서 찾는다. 그 중 작가마다 표현하는 독특한 기법을 감상하는 즐거움도 포함된다. 강현선 작가님의 <여름방학>에서는 같은 모양을 찍어낸 정교한 판화기법(스템프아트)가 눈에 띈다. 산의 나무, 나무의 잎 등 주변 배경과 아이들이 밟고 있는 바닥의 무늬들. 그림을 잘 알지 못하지만 작품에서 반복적으로 이 기법을 사용한 듯 하다. 

 글 없는 그림책은 글을 대신할 그림의 서사를 풍성하게 전개한다. 어디론가 여행을 온 단체 속에 빠알간 공을 가지고 온 한 아이가 눈에 띈다. 혼자서 공을 가지고 놀지만 위에서 바라본 장면에서는 피부색이 다른 친구들이 그 모습을 호기심 있게 지켜본다. 그들은 금세 축구공 하나로 몸을 부산히 움직이며 축구를 시작한다. 축구를 하는 장면이 그림책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모두 다 다른 장면으로 생동감이 있다. 공이 높이 오르는 장면, 패스하는 장면, 무릎위로 차는 장면 등 보는 독자는 공이 굴러가는 소리와 그들의 바쁜 발소리를 정지된 그림책에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생동감 있는 움직임을 바쁘게 쫒게 된다. 

 공 하나로 아무 말 없이 하나가 될 수 있는 것에 감동을 느낀다. 그렇게 다른 수 많은 갈등들도 한판 공놀이를 하는 아이들의 마음처럼 쉽게 허물어지면 좋겠다. 작가님의 마음이 그림책을 통해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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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목욕 ㅣ 기린과 달팽이
리사 비기 지음, 팔로마 코랄 그림, 문주선 옮김 / 창비교육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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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른들에게 목욕 시간은 당연히 매일 하는 일상의 습관 같은거라면, 아이들에게 목욕시간은 놀이시간이고 또 상상의 시간이다. 나의 기억 속에는 이미 희미해졌지만 아이를 키우면서 발견하게 되는 상상의 세계! 우리 아이는 욕조에 인형친구들을 데리고 가서 한시간 쯤은 거뜬하게 논다. 몰래 들어보면 이야기도 나누고 모험도 떠나고 물 속에서 펼쳐지는 어떤 상상의 세계가 있는 것 같다. 그런 시절이 오래 되지 않기 때문에 마음껏 이 시기를 즐겼으면 한다. 

 <두근두근 목욕>은 이런 아이들의 특성을 그림으로 잘 표현한 작품이다. 목욕을 하는 동안 주인공은 한 판 신나는 상상의 놀이를 한다. 목욕탕에 있는 목욕 용품들이 아이의 세계에서는 더 이상 평범한 목욕용품이 아니다. 

 그림책 구성을 보면 왼쪽은 현실 세계, 오른쪽은 아이의 상상의 세계를 보여준다. 목욕호스는 소방관의 호스로 변하고 목욕 스펀지의 거품은 세차장 안에서 바라보는 차 밖의 거품을, 함께 목욕하는 엄마의 무릎은 보물섬이 된다. 

 '두근두근'거리는 아이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멋진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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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곧 사라져요 - 2023 ARKO 문학나눔 ㅣ 노란상상 그림책 85
이예숙 지음 / 노란상상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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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바닷가에 아이와 함께 간 적이 있다. 간이 해수욕장이라서 관리가 잘 안되어 있었고 전 날 주말에 다녀간 사람들이 쓰레기를 그대로 두고 가서 보기 흉했다. 100리터 쓰레기 봉지를 두 장 사서 아이와 함께 버려진 쓰레기를 주웠다. 대부분이 플라스틱이었고 그대로 바다로 흘러 들어 간 것들은 얕은 곳 밖에 줍지 못했다. 

 이예숙 작가님의 '우리 곧 사라져요' 그림책은 그런 사람들로 인해 사라져 가는 바다 동물들에 대해 이야기 한다. 미안해서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의 일들이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환경에 대한 엄청난 책임감이 결여된 채로 후손들에게는 망가진 지구를 물려주고 있다. 환경을 더럽히고 동식물의 생명은 중시하지 않은 우리는 그대로 죄값을 받을 것만 같다. 

 독자가 보고 있는 <우리 곧 사라져요>를 그림책 속 아이가 보고 있고, 또 이후에 그 아이가 그려진 책을 외계생명체가 보고 있다. 그림책은 우리에게 무거운 메시지를 전달한다. 

 나는 아이에게 국어 수학과 함께 환경을 지키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몸에 배여있지 않으면 실천하기 어려운 작은 습관들을 아주 어릴적 부터 중요하게 가르쳐야 한다. 학생들과도 <우리 곧 사라져요>를 읽고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이야기 나누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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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살 장래 희망
박성우 지음, 홍그림 그림 / 창비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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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로 탐색을 해야 할 초등학생들에게 주는 선물 같은 책이 나타났다. <열두 살 장래 희망>은 장래 희망을 '직업'이 아닌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래서 참 다행이다. 선생님들이 알고 있는 직업은 너무나 한정되어 있고, 학생들에게 알려주는 어른들도 거의 대부분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교실에서 '직업'에 대한 희망을 조사하면 반 아이들 수에 비해 턱없이 종류가 적다. 

 언젠가부터 반 학생들에게 무엇이 되고 싶은지 묻지 않는다. 너무나 흔한 질문인 장래희망도 묻지 않는다. 대신에 박성우 선생님이 쓰신 이 책의 철학처럼 '넌 어떤 사람으로 살고 싶니?' 이 질문을 한다. 어떤 어른이 되고 싶은지, 무엇을 할 때 가슴이 두근거리는지 그걸 찾아가는 것을 도와주면 어떨까? 그 질문에 대한 답은 매번 바뀔 수 있다. 하지만 꽤 괜찮은 어른이 되기 위해 계속 답을 찾아가는 건 청소년기에 필요하다. 

  <열두 살 장래희망>도 '잘 웃는 사람',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 '솔직한 사람', '귀 기울이는 사람' 등 33가지의 어떤 사람을 소개한다. 그리고 그렇게 살았을 때 훗날의 내가 지금의 나와 관계를 맺는 구성으로 되어있다. '~한 사람'은 무엇이든 될 수 있다. 그리고 직업명 속에서 나를 찾지 못하는 학생들도 '~한 사람'에서는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그 순간 꿈꾸는 것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이 선물 같은 책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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