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노란상상 그림책 68
옥희진 지음 / 노란상상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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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되지 않았다면,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을 감정, 몰랐을 행복(물론 힘듦은 어쩔 수 없지만)

첫 표지만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면, 그대는 엄마.

누군가 나와 우리 아이를 내려다 본다면 이렇게 보이겠다. 막 잠든 너를 안고서 엄마는 많은 생각을 하지.

좀 더 따뜻하게 안아줄걸. 매몰차게 돌아서지 말걸. 노래도 더 불러주고 귀찮아 하지 말고 스티커도 같이 붙일걸.

시간이 더디게 흘러갔던 찌찌먹는 시절이 지나자 정말로 하루하루 너는 빠르게 크고 있어.

"그거 아니? 우리는 꼭 단짝 친구 같아. 뭐든지 함께 하니까.

스스로 하고 싶은 것들이 점점 많아지는 너. 네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아.

그래, 기다릴게.

하지만 너무 서두르지는 마. 넘어질 수도 있거든

넌 씩씩하게 다시 일어나겠지만 말이야.

.

.

캄캄한 어둠이 와도 너를 지켜줄게.

혼자라고 느껴질 때면 뒤를 돌아보렴.

우리는 언제나 여기 있을 거야."

한편의 노랫말을 듣는 것 같아, 살포시 음을 붙여본다.

너에게 이 책을 읽어줄 때, 엄마는 불러주고 있었지?

여자 아이 한명을 키우는 누군가나, 이미 키웠던 누군가가 이 그림책을 읽는다면

오래오래 생각하고 돌아볼거다.

난, 알고 있다. 지금처럼 껌딱지처럼 모든 걸 함께할 시간이 길지 않다는걸.

너는 나에게서 독립을 할 테고, 더이상 나의 한 부분이 아닌 자유롭게 존재하는 너라는걸.

알고 있지만.. 나도 내마음을 잘 모르겠다.

육아가 힘들고 지치는 내 마음이 밉기만 하고, 너를 더 사랑하지 못하고 다른것에 한눈파는 내가 이 다음에 후회할까봐 두렵기도 하다.

우리, 엄마 딸 말고- 친구하자! 서로 토닥이며 그렇게 같이 크자. 엄마도 아직 많이 어리단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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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전달자 특서 청소년문학 14
이상권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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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읽었던 '시간 전달자'

우리 집 부엌 창문으로 설거지 하면서 보는 풍경이 있다. 2년동안 숲이 사라지는 모습을 본다. 자고 일어나면 뭉텅, 자고일어나면 뭉텅. 잘 다니던 구미가는 고속도로에서도 그렇다. 산이 탈모가 생기듯 계속 구멍이 생긴다.

분명 인구는 줄어든다고 하는데, 나무와 숲이 사라지는 속도도 이토록 빠를까. 건물을 짓는 시간의 몇십배가 나무가 자라는 속도인데 한순간에 베어내 버릴까. 잘 다니지 않는 성당이지만 가끔 기도한다. 세상의 자연들이, 동물들이 평화롭기를..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사는 이 곳 아파트도 숲을 베어 만들었고 그래서 오갈곳 없는 고나리나 자주 출몰한다. 내가 편하게 다니는 길도 산을 파괴한 것이다. 인간의 편리함을 위해 자연은 그토록 희생당하고 있다. 아무런 대가도 없이.. 모든 혜택은 문서에 이름 있는 사람들이 다 가져간다. 천년만년 살것처럼 말이다.

나는 참 미안하다. 나무에게도, 숲에게도, 동물들에게도.. 자꾸만 빼앗고 그들은 고통받고 죽어가고 있기에. 이런 생각에 심취하다가 그냥 지구가 펑 하고 터진 다음에 자연과 동물들만 살았으면 좋겠다는 상상도 한다. (사람들 없이)

이 그림책 처럼말이다.

작가도 우리가 매일 보고 듣는 개발과 보존에 관한 문제에 대해 청소년들에게 작품으로 메시지를 남기고 싶으셨으리라 생각한다. 작가의 펜 끝에서 무엇이 잘 못 되었고 어떤 것이 소중한지 느낄 수 있다. <시간 전달자>는 숲을 사랑하고 그곳에서 성장과 배움을 겪었던 어른들이 돈의 위력앞에 철저하게 무너지며 아이들에게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내용이다. 주인공 청소년들의 부모님은 존경하는 선생님의 무덤이 있는 곳을 파헤치고 자신들의 전부였던 숲을 거짓말과 위선으로 감추고 현실과 타협한다. 아이들을 속이려고 하지만 '시간 전달자'가 시간을 관통하여 어른들의 진실들을 모두 보여준다.

작품 속 어른들 중에서는 '부끄러운'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는것도 다행이라 생각했다. 어른이 되었다는 것은 전혀 나쁜 일을 하고도 부끄러운줄 모르고 당당할 수 있다는 것이기도 하기에 .. 작품 속 청소년들이 자신의 삶에서 '숲'을 가장 큰 가치로 두고 지키려고 애를 쓰는 모습이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대견하고 부럽기도 했다.

언젠가 뉴스에 '환경 단체'에서 재개발을 반대하고 알리는 모습을 보여주는 모습을 볼 때 , 가족 중 한명이 "저 일이 돈이 되는것도 아니고, 왜 저렇게 하는거야?" 라는 이야기를 했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그 중에 아주 조금은 거대한 바위에 맞서 작고 소중한 것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 내 철없는 기도는 이제 행동으로 실천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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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책 수업 천천히 깊게 읽기 - 교과서 대신에 책 한 권을 학생들과 천천히, 그리고 깊게 나누기
유새영 지음 / 지식프레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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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새영 선생님은 에듀콜라 연재 글에서 보아서 이미 알고 있었다. 온작품읽기를 깊게 하시는 분, 또 아이들과 샛길새기로 다양한 활동을 하시고, 새로운 책들을 책가방 을 통해 알려주시기도 하고, 국어교사모임에서도 꾸준히 연구하시는.. 한마디로 어린이책을 사랑하고 수업을 통해 함께 하시는 선생님이시다. 이 책이 5년에 걸쳐서 나왔다고 하셨다. 두께도 그렇지만 그 안의 내용들이 선생님의 책읽기 수업의 모든것이 담겨 있는 것만 같았다. 책읽기에 대한 철학, 방법, 사례 그리고 좋은 책 안내까지- 이 책만 꼼꼼하게 읽어도 '온작품읽기'에 대한 그 어떤 연수보다 알짜배기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선생님들은 사례만을 보여주시기도 하는데 사실 그건 우리 교실에 맞지 않을 수 있다. 난 이 책에서 유새영 선생님이 책 읽기를 하는 마음 철학에 가장 공감하였고 그 부분이 참 좋았다. 


 "어휘나 독해력 향상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먼저 학생들과 함께 책 읽는 기쁨을 누리는 동료 독자가 되어보자. 함께 읽다 보면 알게 된다. 책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준다는 것을.(p116)

 나도 아이들에게 책을 권하기 전에 꼭 내가 읽어본다. 내가 재미있게 읽고 권할 때, 마치 md가 된 것처럼 소개하면 아이들은 읽기 전에 더 호기심을 가지고 보기 마련이다. 


"학급을 보통 학습생활 공동체라고 이야기한다. 함께 학습도 하지만 쉬는 시간에 물도 마시고 점심시간에는 식사도 함께하며 양치질, 청소에 이르기까지 함께 하는 관계라는 뜻이다. 함께 하는 시간이 이렇게 많은데 학급전체가 독서 공동체가 되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p260)

 같은 책을 읽는 다는 것은 우리반 만의 문화가 생기는거다. 우리반 만 알 수 있는 문학작품의 세계는 상상의 공간에서 함께 같은 것을 경험했다는 의미가 된다. 


 소중한 경험을 책으로 나누어 주셔서 감사할 뿐이다. 얼마나 아이들과 책을 만나게 해 주시려고 노력하시는지 이 책만으로도 느껴지는데, 실제 수업은 어떨까? ^^ 메모하면서 해 보아야 겠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실천해서 우리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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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케이크 빨간콩 그림책 4
가이아 구아스티 지음, 클레망스 페니코 그림, 여기-시 옮김 / 빨간콩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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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표제지 부터 음식을 앞에 두고 잔뜩 찡그린 여자아이가 등장한다.

안나는 아주 귀엽고 예쁜아이에요.

잘놀고, 잘 자고, 말도 곧잘 하지요.

오빠 조가 함께 놀아 주면 까르르 신나게 웃어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케이크-

너무나 사랑스러운 안나, 이 아이는 음식을 아주아주 잘 먹지 않고 먹어도 눈곱 만큼만 먹는다. 지극정성인 엄마 아빠가 온갖것을 먹여보려고 애를 써도 도무지 먹지 않는다.

여기까지 읽고선, 내가 혹시 이 책을 썼나? 의심을 살짝해 보았다. 안나는 우리 아이다. 계란말이, 짜장떡볶이, 삼계탕, 미역국을 다 해서 그 중 하나라도 먹어라 라는 심정으로 한끼 한끼 불태운다. 혀로 살짝 맛만 보는 것도 똑같다. 엄마의 지친 표정을 보며 아! 공감 100배!

나와 다른 점은 안나에게는 멋진 오빠 조가 있었다는 사실!

제목 처럼 '조'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케이크로 안나를 사로잡긴 하겠지만, 도대체 무슨 수로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갈 것인가 무척 궁금해졌다.

'조'는 이웃들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질문을 갖고 말이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케이크를 만들 재료" 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눈다. 이웃들의 베품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듯 정성껏 조에게 전달한다.

밀을 줄 때도 "할머니 마을에서는 밀이 빨리 자라라고 비료를 뿌린 적이 없어. 밀들은 천천히 자신의 리듬에 맞춰 자라고 있는" 그런 밀을 준다. 버터를 얻을 때도 "자연에서 뛰놀며 깨끗한 풀을 뜯어 먹고 자란 젖소에게서 짠 우유로 만든 버터" 를 받는다. 달걀을 얻을 때도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닭들이 낳은 달걀"을 받는다.

그렇게 특별한 '밀가루, 버터, 꿀, 아몬드, 달걀, 효모'를 얻어 안나를 사랑하는 마음을 넣어 케이크를 만들게 된다.

그 케이크를 맛본 안나는 '밀밭에 부는 바람 소리와 꿀벌들이 윙윙거리는 소리와 닭들의 꼬끼오 소리가 들리고 아름다운 아몬드꽃도 보게 된다. 그리고 맛있는 음식을 함께 나누어 먹을 사람들과 함께 최고로 행복하고 맛있는 케이크를 맛보게 된다.

그림책을 읽는 내내 행복감을 느꼈다. 따뜻한 조의 마음씨와 자연을 함부로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얻은 먹거리와 함께 나눌 사람들까지 . 그저 '먹는다'라는 행위에 사이의 과정들은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던 나를 반성하게 했다. 계란을 고를 때 이왕이면 '동물 복지'를 고르긴 하지만 내가 고른 먹거리들은 어떤 과정으로 우리 식탁까지 오게 되었는지 참으로 무심하게 사는 구나. 그런데 '조'는 벌써 그것을 알고 있었고 그런 '조'에게 우리는 많이 배워야 한다.

'먹는다'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좋은 작품을 만나서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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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아이 우리학교 그림책 읽는 시간
실비아 베키니 지음, 수알초 그림, 이현경 옮김 / 우리학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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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고기 아이는 선택적 함구증을 가진 한 남자아이와 그 아이를 바라보는 한 여자아이의 이야기다. 

남자 아이는 말을 하지 않고 창밖을 바라본다. 그 아이를 꽃같다고 생각을 한다. 왜냐면 꽃이 피기전 씨앗은 한참이나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 아이를 이해하기 위해 '침묵놀이'도 해보고, 그 아이에게 말도 걸어보지만 어깨를 으쓱하거나 고개를 가로 젓고.. 대답을 할 때도 칠판에 글씨를 쓴다. 짖궃은 아이들의 장난에도 아무 말 하지 않는다. 

 어느날 과학관에 가게 된 '나'는 어항 옆에 있는 전화기를 발견한다. 물고기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전화기 말이다. 그걸 발견하고 남자아이에게 들려주었다. 나는 느낀다. 그 아이는 꽃도 돌멩이도 아닌 수조 속 물고기라고.. 

  그 날 저녁 전화기 너머로 그 아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안녕, 나야" 


 우리 반에도 함구증을 가진 남자아이가 있었다. 1년 내내 한번도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특수반에서는 이야기도 한다고 했는데, 나에게는 한번도 말을 하지 않았다. 필요한 이야기가 있으면 쪽지에 썼다. 함구증은 마음의 문제라고 했는데 1년의 시간은 내가 그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주기는 힘들었던 것 같다. <물고기 아이>에서 여자아이는 남자아이를 이해하려고 끊임없이 신호를 보낸다. 함께 하고, 손도 잡고 걷고, 그렇게 하다 물고기의 신호를 알아차리고 그것도 알려주면서 그 신호를 남자아이도 받아들이게 된다. 이렇게 누군가의 선한 관심을 받기는 힘들다. 다들 무관심해 지거나 짖궃게 굴던 아이들처럼 괴롭힘도 있다. 마음의 상처라면.. 그 상처의 치유시간은 분명 오래 걸릴거다. 그 시간을 기다려주고 긍정적으로 받아줄 수 있는 사람이 그들의 곁에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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