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케이크 빨간콩 그림책 4
가이아 구아스티 지음, 클레망스 페니코 그림, 여기-시 옮김 / 빨간콩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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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표제지 부터 음식을 앞에 두고 잔뜩 찡그린 여자아이가 등장한다.

안나는 아주 귀엽고 예쁜아이에요.

잘놀고, 잘 자고, 말도 곧잘 하지요.

오빠 조가 함께 놀아 주면 까르르 신나게 웃어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케이크-

너무나 사랑스러운 안나, 이 아이는 음식을 아주아주 잘 먹지 않고 먹어도 눈곱 만큼만 먹는다. 지극정성인 엄마 아빠가 온갖것을 먹여보려고 애를 써도 도무지 먹지 않는다.

여기까지 읽고선, 내가 혹시 이 책을 썼나? 의심을 살짝해 보았다. 안나는 우리 아이다. 계란말이, 짜장떡볶이, 삼계탕, 미역국을 다 해서 그 중 하나라도 먹어라 라는 심정으로 한끼 한끼 불태운다. 혀로 살짝 맛만 보는 것도 똑같다. 엄마의 지친 표정을 보며 아! 공감 100배!

나와 다른 점은 안나에게는 멋진 오빠 조가 있었다는 사실!

제목 처럼 '조'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케이크로 안나를 사로잡긴 하겠지만, 도대체 무슨 수로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갈 것인가 무척 궁금해졌다.

'조'는 이웃들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질문을 갖고 말이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케이크를 만들 재료" 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눈다. 이웃들의 베품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듯 정성껏 조에게 전달한다.

밀을 줄 때도 "할머니 마을에서는 밀이 빨리 자라라고 비료를 뿌린 적이 없어. 밀들은 천천히 자신의 리듬에 맞춰 자라고 있는" 그런 밀을 준다. 버터를 얻을 때도 "자연에서 뛰놀며 깨끗한 풀을 뜯어 먹고 자란 젖소에게서 짠 우유로 만든 버터" 를 받는다. 달걀을 얻을 때도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닭들이 낳은 달걀"을 받는다.

그렇게 특별한 '밀가루, 버터, 꿀, 아몬드, 달걀, 효모'를 얻어 안나를 사랑하는 마음을 넣어 케이크를 만들게 된다.

그 케이크를 맛본 안나는 '밀밭에 부는 바람 소리와 꿀벌들이 윙윙거리는 소리와 닭들의 꼬끼오 소리가 들리고 아름다운 아몬드꽃도 보게 된다. 그리고 맛있는 음식을 함께 나누어 먹을 사람들과 함께 최고로 행복하고 맛있는 케이크를 맛보게 된다.

그림책을 읽는 내내 행복감을 느꼈다. 따뜻한 조의 마음씨와 자연을 함부로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얻은 먹거리와 함께 나눌 사람들까지 . 그저 '먹는다'라는 행위에 사이의 과정들은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던 나를 반성하게 했다. 계란을 고를 때 이왕이면 '동물 복지'를 고르긴 하지만 내가 고른 먹거리들은 어떤 과정으로 우리 식탁까지 오게 되었는지 참으로 무심하게 사는 구나. 그런데 '조'는 벌써 그것을 알고 있었고 그런 '조'에게 우리는 많이 배워야 한다.

'먹는다'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좋은 작품을 만나서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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