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득이 - Punch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유아인을 청춘스타의 대열에 올린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완득이>입니다. 극 중 유아인이 연기한 영화 속 ‘완득이’는 조금 특별(?)합니다. 학생임에도 공부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고, 같이 어울려 다니는 친구 하나 없는 외톨이입니다. 한 마디로 주변의 또래들이 차곡차곡 밟아 가는 성장의 과정에서 조금 빗겨난, ‘겉도는 아이’입니다.

무엇이 완득을 그렇게 만들었을까요? 아무래도 완득이가 처한 환경이 가장 큰 이유일 것입니다. 장애가 있는 아버지, 행방을 모르는 어머니, 남들보다 부족하게 살아가는 가정 형편… 이처럼 완득을 둘러싼 삶의 울타리는 그를 주변부에서 빗겨나게 만듭니다.

그러나 완득은 다수의 법칙에서 벗어난 자신의 삶에 대해 어떤 식으로도 감정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생모가 존재한다는, 그리고 그 생모가 실은 베트남 사람이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을 때도 큰 미동을 보이지 않습니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에 대한 인식 자체를 거부하는 회피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그런 완득이 복싱을 시작하게 되고, 어느 날 강력한 상대와 벌인 연습 게임에서 크게 한 방 먹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시합에 앞서 관장은 완득에게 말합니다.

“맞아봐야 때리는 법을 알게 된다”

이는 그 어떤 말보다 완득의, 완득에 의한, 완득을 위한 말임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무조건 피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당장 위험과 시련을 마주해야 할지라도 정면으로 대응하고 차차 요령을 터득해 가는 것이 삶의 진리임을 드러내는 하나의 철학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후 완득은 적극적으로 변해갑니다. 베트남 어머니를 만나고, 그간 억눌렸던 결핍의 감정을 복싱이라는 운동을 통해 건전하게 승화시킵니다. 불편했던 것들은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동시에 이를 어긋나지 않은 방식으로 해소할 줄 아는 의젓한 아이가 되어갑니다.

이처럼 영화 <완득이>는 십대 소년의 생채기와 이를 극복해가는 과정을 어둡지 않게 그려나갑니다. 그리고 인물의 내적 방황과 이로 인한 외부세계와의 대립을 유달리 부각시키지 않는, 담담한 성장 영화라는 점에서 신선함을 발견할 수 있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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