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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 Haeunda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한국을 배경으로 하는 재난 영화를 만드는 데 있어서, 우리 나라의 자연 재해 발생 빈도가 낮다는 점은 영화 몰입에 어려움을 준다. 이는 결국 거대한 스케일과 실감나는 CG로 극복해야 할 터인데, 그러기에는 제작 환경이야 말로 영화계의 쓰나미가 아니겠는가.
이런 재난 영화 제작의 문제점들은 그간 한국형 재난 영화의 탄생을 어렵게 했다. 그러나 이번에 <해운대>를 통해 최초의 한국형 재난 영화라는 도전을 한 윤제규, 그의 실험 정신에 한표를 보낸다. 영화 홍보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최초의 한국형 재난 영화'라는 그 문구처럼, 우리는 <해운대>라는 재난 영화의 첫 시도에 대해 주목해야 할 것이다.
첫 시도라는 점을 제외하면, <해운대>는 재난 영화의 기본 문법에는 충실한 영화이다. 이런 장르의 영화에서 공통적으로 강조되는 휴머니즘, 자연과 맞서는 과정에서 갈등의 관계에 있던 인물들이 이를 회복하고 더욱 돈독해 진다는 인류애의 강조는 역시 지나칠 수 없다. 그러나 이런 감정선 보다 <해운대>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역시 아무래도 영화적 기술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분명 가상의 상황을 전제로 하고 있지만, <해운대>를 보며 두려움이나 긴박감을 느꼈다면 이는 어설프지 않은 '효과' 덕분이다. 해운대에 쓰나미가 몰려왔을 때 일어날 법한 정황을 보여주는데 이것 역시 그럴듯 하기에 스크린 너머로 알 수 없는 공포감이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이번 여름, 해운대에 피서객이 줄어든다면 그것은 필히 영화 '해운대 효과'일 것이다. 젊음과 열기가 가득한 피서지라는 이미지에서 '혹시나' 하는 걱정을 안겨주는 곳이 되어버릴지도 모르는, 하지만 그러한 경각심이 때론 더 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것을, <해운대>를 본 관객이라면 알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