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 달린다 - Running turtl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부지런하고 끈기 있을 것이라는 거북이에 대한 이미지, 그런 거북이가 알고보니 무기를 등껍질에 달고 다니는 인첩한 동물이라는 기존의 통념을 깨는 '닌자 거북이'도 아닌 진짜, 상징적 이미지의 거북이 같은 인물이 등장했으니 바로 김윤석이다. 
 
 느리더라도 꾸준히 달려 결국 승리를 이루었다는 누구나 다 알고있는 동화 속 거북이 처럼 김윤석의 영화 행보가 이번에 정점을 찍은듯하다. 

 무명으로 첫 걸음을 내딛고 아침 드라마에서 한 걸음 더 내딛더니, 아귀와 엄중호 역에서 걸음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 결국 <거북이 달린다>에서는 달리고야 말았다.

그래서 인지 영화 속 캐릭터는 실제 김윤석과 많이 닮아 있다. 우직하게, 혹은 미련하다 싶은 정도로 해내고야 마는 그 모습은 필히 영화인 김윤석의 자기반영의 결과일 것이다. 

 세상과 적당히 타협할 줄만 알고, 직장과 회사에서는 무능한 형사가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탈옥수와 벌이는 한판 승부라는 설정은 가볍게 즐기기 괜찮은 상업 영화이다. 게다가 잘 짜여진 상황 설정과 이야기의 전개가 매끄러운 것도 주목할 만하다. 다만 후반으로 갈수록  초반의 힘이 풀린 느낌이 조금 아쉽다. 

 '김윤석'과 '달린다'는 조합이 만들어 낸 <추격자>와의 비교들, 그러나 <거북이 달린다>를 보고 나면 <추격자>와 비교할 만한 어떤 캐릭터나 상황이 없는, 따라서 그 비교는 영문법으로 치면 비교 대상이 없는 애초의 비교가 불가능한 것임을 알게 된다.

 <거북이 달린다>는 영화 자체로만 보면 40대 중년의 이야기이자, 남자의 이야기이며, 텍스트 바깥 맥락에서 보면 김윤석의 영화이고, 지독한 끈기를 설파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올해 극장가에 유난히 동물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킹콩을 들다> <차우>의 멧돼지, 그리고 <거북이 달린다>까지, 어떤 동물이 더 큰 승리의 미소를 지을지는 두고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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