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을 향하여
안톤 허 지음, 정보라 옮김 / 반타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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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제작비지원


『영원을 향하여』는 불멸의 기술이 가능해진 미래를 그린 SF 소설이다. 언어와 시, 음악을 매개로 삶의 의미와 영원에 대하여 섬세하게 다루며, 깊은 사유를 이끌어낸다.


소설에는 여러 시가 등장하는데,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의 시 구절, "오 음악에 맞춰 흔들리는 몸이여, 오 밝아지는 시선이여, 어떻게 우리가 춤추는 자를 춤과 구분하겠는가?"는 특히 인상 깊었다. 삶과 예술은 분리될 수 없고, 하나로 춤추듯 어우러진다는 것. 모든 삶의 자취가 곧 예술이 된다는 것.


크리스티나 로세티의 시도 기억에 남는다. "바람을 본 자가 누구인가? 너도 아니고 나도 아니다. 그러나 나무들이 고개를 숙일 때면 바람이 지나가는 것이다." 보이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것. 나무의 움직임을 보고 여기 있다고 믿게 되는 것. 그건 사랑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삶과 시간도.


『영원을 향하여』는 '영원'을 단순히 시간의 길이로만 바라 보게 하지 않았다. 삶과 예술, 사랑의 흔적들이 하나가 되어 춤추며 흘러가는 것으로 바라보게 한다. 우리 각자의 순간들이 서로에게 스며들어 거대한 흐름을 만들고, 그 안에는 분명 나도 함께하며 하나의 협주곡이 되어 흘러간다고 느끼게 한다.


나는 그 협주곡이, 이왕이면 듣기 좋고 아름다웠으면 하는 바램이다. 조화로운 음표를 신중히 고르는 매일의 선택과 행동들이 모였으면 좋겠다. 그렇게 선율이 더욱 빛나기를 바란다. 함께 만들어가는 영원을 향한 그 음악이 아름답게 울려 퍼지기를 바란다.




도서와 제작비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영원을향하여

#TowardEtern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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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술 안내서 - 초보 드링커를 위한
김성욱 지음 / 성안당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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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술은 늘 내 곁에 있었지만, 그 기원을 생각하며 마신 적은 없었다. 음식도 조리법을 알고 먹으면 풍미가 더 깊어지듯, 술도 역사와 제조 과정을 이해하면 더 깊은 맛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이 들 무렵, 내가 접한 책이 바로 <세상 모든 술 안내서>였다. <세상 모든 술 안내서>는 술을 단순히 취하기 위한 음료가 아니라, 발효와 증류라는 두 방식으로 전 세계의 다양한 문화 숙에서 발전해온 존재로 바라본다.


발효주는 곡물이나 과일의 당분을 효모로 발효시켜 만든 술로, 인류가 가장 오래전부터 마셔온 술의 형태다. 포도주, 맥주, 막걸리 등이 여기에 해당하며, 자연스러운 발효 과정에서 얻어진 풍미와 낮은 도수가 특징이다. 반면 증류주는 발효주를 끓여 알코올 성분만을 추출한 술로, 더 높은 도수와 강한 풍미가 특징이다. 특히 증류 기술은 아랍에서 시작되어 유럽과 동양으로 전파되며, 각 지역의 재료와 기호에 따라 브랜디, 위스키, 소주 등으로 발전하며 독자적인 술 문화를 꽃피웠다.


발효주 챕터에서는 청주와 탁주가 기억에 남았다. 늘 소주만 마셔온 내게 청주와 탁주를 통해 우리 술에 깃든 시간과 정성을 처음으로 체감하게 해주었다.


청주는 원래 맑은 술을 통칭하는 말이지만, 현행 주세법에서는 일본식 입국(흩임누룩)으로 만든 술만 청주로 인정하고, 한국식 누룩으로 만든 술은 약주로 구분한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다. 또한 우리가 흔히 정종이라고 부르는 술이 일본 청주의 상품명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도 인상 깊었다.


탁주는 여과하지 않아 혼탁한 상태로 마시는 술이며, 대표적인 예로 막걸리가 있다. 나는 동동주를 단순히 막걸리에서 찌꺼기를 가라앉힌 뒤 위의 맑은 부분만 떠낸 술이라고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발효 도중 밥알이 위로 떠오른 상태에서 그 윗부분을 떠낸 술이라는 점에서 막걸리와는 제조 방식과 마시는 시점이 다르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증류주 챕터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술은 테킬라였다. 유튜브에서 추성훈님이 소개한 영상을 계기로 흥미를 갖게 되었고, <세상 모든 술 안내서>를 통해 그 제조 방식과 전통을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테킬라는 멕시코의 테킬라 지역에서만 생산되는 술로, 아가베라는 식물을 원료로 만든다. 겉모습은 선인장을 닮았지만, 실제로는 아스파라거스목에 속하는 식물이라는 의외의 사실이 특히 흥미로웠다.


아가베를 발효해 만든 술은 풀케이며, 이를 증류하면 메즈칼이 된다. 그리고 이 중 테킬라 지역에서 블루아가베로 만든 메즈칼만이 테킬라라는 이름을 사용할 수 있다.


<세상 모든 술 안내서>는 제목 그대로 술을 매개로 한 문화와 역사, 철학의 지도를 펼쳐 보여주는 안내서였다. 책을 덮고 나니, 단순히 마시기 좋은 음료로만 여겼던 막걸리가 발효와 시간의 깊이를 담은 술로 새롭게 다가왔다. 언젠가 일본의 사케 양조장을 방문하거나, 전통주 양조 체험을 해보는 것도 흥미로운 도전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가볍게 마시던 술이 사실은 수천 년의 이야기를 품은 결과물이라는 걸 새삼 느꼈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은 물론, 술에 담긴 문화와 이야기를 음미하고 싶은 이들에게 <세상 모든 술 안내서>는 큰 즐거움이 될 것이다. 세계의 술 문화를 탐구하고 싶거나, 양조에 관심 있는 사람, 여행지에서 한 잔의 술로 그곳의 정서를 느끼고 싶은 사람이라면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각 챕터 말미에는 작가가 소개하는 술 리스트가 실려 있다. 그중 한두 가지를 골라 직접 마셔보는 것도, 책을 더 풍성하게 즐기는 좋은 방법이 될 거라 생각한다. 단지 머릿속에 담아두는 게 아니라, 몸으로 마시고 느끼며 나만의 이야기를 남겨보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술을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혹은 한 모금에 담긴 이야기를 알고 싶다는 마음으로도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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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와 나이프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윤경 옮김 / 반타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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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제작비지원




히가시노 게이고의 『장미와 나이프』에는 "탐정 클럽"이 등장하는 범죄 추리 단편소설 다섯 편이 수록되어 있다. "탐정 클럽"은 부유층 전용의 회원제로 운영되는 탐정 조직으로, 신속하고 정확하게 의뢰받은 사건을 해결해낸다. 탐정클럽엔 '남성 탐정'과, 그의 조수인 '여성 탐정'이 있으며, 이들은 이름도, 배경도 밝히지 않은 채 "탐정 클럽"이라는 이름 아래 감정 이입 없이 냉철하게 오직 사건 해결에만 집중하는 존재들이다. 데이터와 논리로만 움직이는 그들의 모습은 마치 AI 같기도 하고, 검은 옷을 입고 소수의 집단에만 알려진 존재라는 점에서는 비밀 조직의 요원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또한, 무엇이든 꿰뚫어보는 사신 같은 이미지도 떠오른다. 차갑지만 압도적인 매력을 가진 캐릭터들이다.

처음 읽은 단편에서 "탐정 클럽"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이들이 낯설었지만, 두 번째 이야기부터는 "탐정 클럽"이 등장하는 순간마다 반가움이 컸다. 범인이 누구일까라는 궁금증보다는 탐정클럽이 어떻게 트릭을 간파하고 풀어낼지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컸고, 사건을 완벽하게 풀이해내는 모습에 사이다 같은 쾌감이 느껴졌다. 그리고 세번째 소설, <의뢰인의 딸>에서는 차가운 존재로만 보였던 이들이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는 듯한 장면에서 반전 매력이 돋보였다.

<위장의 밤>, <덫의 내부>, <의뢰인의 딸>, <탐정 활용법>, <장미와 나이프> 다섯 편의 소설 중에서 나의 최애는 <장미와 나이프>이다. 정밀하고 섬세함이 살아있는 구성에 감탄이 나왔다.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치밀한 구성과 기술이 잘 살아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장미와 나이프> 소설집은 "탐정 클럽"이라는 차가운 이성과 무표정한 해결자들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미학은 느껴볼 수 있는 작품집이다. 책의 마지막 옮긴이의 말에서는, 이 다섯 편이 히가시노 게이고의 초기 작품의 매력을 느낄 수 있고, 숨겨진 보석 같은 작품이라고 한다. 이번 독서로 보석을 감상할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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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와 렌
엘레이나 어커트 지음, 박상미 옮김 / &(앤드)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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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이번 주말의 날씨는 더 이상 봄이 아니라, 완전한 여름이 된 것 같았다. 2025년의 초여름 더위 속에서 『살인자와 렌』을 읽어보았다. 서늘함과 긴장된 분위기가 더위를 식혀준다. 무언가 벌어지기 직전의 정적, 숨 막히는 장면들이 도사리고 있어 책장을 넘길 때마다 조심스러워진다. 긴장감은 이야기를 놓지 못하게 만들었다. 한 장을 읽었을 뿐인데 그 후로 어느새 8시간 가까이 멈추지 못하고 완독했다. 심리 깊속이 파고드는 침묵 같은 공포는 더운 계절에 어울리는 싸늘한 여운을 남겨주었다. 낯선 사람은 따라가지 말자. 그리고 나는 문단속을 더욱 잘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닫힌 문도 다시보자. 현실로 스며드는 불안감과 점점 고조되는 긴장감이 빛나는 서스펜스 소설이었다.


간략한 줄거리

루이지애나에서 연쇄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발견된 피해자에겐 잔혹함과 기괴한 흔적들이 남아있다. 이 사건을 쫓는 법의학자 렌은 범인이 남긴 흔적들은 추적해가고, 살인자는 점점 대담해진다. 그리고 두 사람의 운명이 서서히 얽혀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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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점을 디자인하라 (표지 3종 중 1종 랜덤) - 없는 것인가, 못 본 것인가? (50만 부 개정증보판: ABC Edition)
박용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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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좋은 생각은 좋은 관점에서 나온다. <관점을 디자인하라>를 읽으며 무언가 숨이 트이는 기분이다. 꽉 막혀 있던 머릿속 어딘가가 뚫려 고여 있던 생각이 움직이는 기분을 느낀다. 


아이디어를 찾아 헤매일 때, 더 좋은 방법을 찾을 수 없어 답답할 때마다 가장 중요한 솔루션은 인풋이라고 생각했다. <관점을 디자인하라>를 읽어보니 인풋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생각의 흐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연하게 움직이는 생각의 물결 위에 좋은 인풋을 띄워야 비로소 더 나은 방향을 향해 갈 수 있는 것 같다. 


책 속의 ‘합격 사과’ 이야기는 인상적이었다. 이를 보니 관점은 현실을 해석하는 방식이자, 그 해석을 통해 현실을 다시 설계하는 방식이기도 했다. 나는 어려움 앞에서 여러 가지 탓을 했었다. 어쩌면 상황보다도, 그 상황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이 고정되어 있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반성하게 된다. 


책을 읽으며 생각과 움직임이 경직되어버린 나를 바라보게 되었다. 더 많은 관점과 더 좋은 길을 찾을 수 있음에도 손에 쥐고 있는 것만을 놓지 않으려 버티고 있었던 것 같았다. 나를 보니 관점은 곧 태도였다. 변화를 수용할 수 있어야 더 많은 관점을 가진 사람이 될 수 있다. 관점은 나의 무기가 될 수 있다. 변화를 원한다면 태도를 바꿔야 했다. 조금 더 열린 태도로 세상을 바라보려는 용기가 부족했다.


<관점을 디자인하라>를 통해 나는 관점을 배우기 앞서 용기를 먼저 배우게 되었다. 내가 가둔 틀 안에서 나올 용기. 고정된 이 자리에서 한 발짝만 옮겨도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질 것이다. 한 발짝을 내딛을 용기를 담아본다. 그리고 변화의 힘은 밖보다 내 안에서 시작될 수 있다는 것, 그러니 나로부터 충분히 변화될 수 있다는 희망도 함께 얻어갈 수 있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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