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ve the Cat! 나의 첫 소설 쓰기 - 아이디어를 소설로 빚어내기 위한 15가지 법칙
제시카 브로디 지음, 정지현 옮김 / 타인의사유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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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이란 것은 편리하면서도 실패보다는 완벽함에 더 가까운 도구라고 생각된다. 무한한 주제와 창작의 영역인 미술에서도 구도와 기법과 같은 어느정도의 공식은 존재한다. 역시 미술과 같은 무한한 창작의 영역 소설을 쓰는 것 또한 그렇다. 이 책은 작가가 Save the Cat! 시나리오 법칙의 영감을 받았다. 이것을 바탕으로 글쓰기 워크샵을 진행하며 얻은 노하우를 포함하여, 명작들을 읽고 분석하며 발견한 소설의 공통적인 핵심 구조를 설명해준다. 글쓰기를 할 때 책의 설명을 따라가면서 글에 뼈대를 심고 살을 붙이며 심장을 뛰게 하는, 영혼이 살아있는 소설을 완성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도와주는 책이다.

 

 

인간은 특정한 순서로 이루어진 스토리텔링 요소에 반응한다. DNA 깊숙이 들어 있는 무언가로 인해 그럴 수 밖에 없게 되어 있다. (p.15)

 

 

책이 독자를 끌어당기는 핵심 원리와 모든 소설의 공통 구조를 시작으로, 소설을10가지 장르로 나눈 후 기존 명작 소설을 예로 들어가며 분석하고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조언해준다.

 

 

 

 

 

기본적으로 이 책은 소설 쓰기에 대한 노하우를 담은 책이지만, 책을 쓰는 사람이 아닌 책을 읽기만 하는 나에게도 배울점이 무척 많았다. 글을 쓰는 작가가 스스로 "초"가 되어 마음을 녹여가며 쓴, 세상에 빛으로 나온 작품들을 바라보는 시야가 더 깊어진 것이 느껴진다. 이 책에는 이해를 돕기 위해 다양한 소설들이 예를 들며 나오는데, 그 중에 내가 아는 소설의 이야기들을 다시 돌아보며 작가의 진짜 이야기를 다시 깨닫게 되는 경험이었다. 그리고 소설이 어떻게 쓰여지는지에 대해 배우는 과정 또한 너무 재미있었다.

 

 

 

그러면 당신의 소설은 무엇에 관한 이야기인가?

이미 말한 적이 있지만 다시 말한다. 변화에 관한 이야기다. 불완전한 주인공을 데려다가 아주 조금 덜 불완전하게 만드는 이야기다. 주인공이 덜 불완전해지려면 필요한 것, 그것이 바로 소설의 주제다. (p.57)

 

 

기폭제는 나쁜 소식의 형태로 나타날 때가 많다. 항상 그런 건 아니지만 종종 그렇다. 왜일까? 사람은 대부분 나쁜 일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나쁜 소식은 좋은 일로 이어지는 길을 열어 준다. 나쁜 소식이 없으면 주인공은 지금의 결함 있는 삶과 결함 있는 자신에 만족할 것이다. 어쩌면 영원히! (p.65)

 

 

3막 진입에는 거의 항상 주인공의 깨달음이 포함된다. 변해야 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이 아니라 언제나 나 자신이었음을 깨닫는다. (p.107)

 

 

변화로 이어지는 훌륭한 이야기의 화려한 결말이다. 불꽃놀이의 화려한 절정이다. 전체적인 '메시지'를 모아 독자들에게 기억할 만한 것을 남겨 준다. 생각해 볼 만한 것, 영혼 깊숙한 곳에서 울려 퍼지는 것을 남겨 준다. (p.116)

 

 

주인공이 궁극적으로 깨우친 보편적인 교훈이 우리에게도 영향을 준다. 믿음을 준다. (p.256)

 

 

무시당하는 이유가 작품 초반에는 주인공의 약점처럼 보이지만 궁극적으로 가장 큰 강점이라는 사실이 증명될 것이다. (p.314)

 

 

이야기의 끝에서 이 장르의 주인공은 무언가 매우 중요한 것을 깨달아야만 한다. 삶을 바로잡아 주는 것은 마법이 아니며, 자기 스스로가 해야만 한다는 것을. (p.376)

 

 

로드 트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멋진 모험이다. (p.401)

 

 

 

소설이 쓰여지는 방법과 비트들을 이해함으로 소설이 말하려는 주제가 무엇인지, 어떤 갈등이 발생하는지, 그 과정을 통해 어떻게 변화되어 가는지, 그리고 주인공의 깨달음이 나에게 무엇을 말하려는지, 책을 읽는 여정에서 나는 무엇을 배워가는지까지. 소설을 더 깊이있게 읽을 수 있고, 주인공의 마음을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즐겁게 본 이유가 있다. 이 책에서 내용의 핵심이나 비트를 분석하는 소설들 중에 내가 알지 못했던 책들이 많이 있었다. 특히 예시로 나온 소설들의 비트 구조를 이해하며 그 소설들의 핵심 내용을 읽다보니, 책 한권을 읽었을 뿐인데도 5권은 더 읽은 것 같다. 비트 설명으로 나온 책들에 대해서는 내용과 결말을 다 알게 되어버렸지만 그래도 재미있었고 그 소설들을 제대로 읽어보고 싶어졌다. 특히 캐스린 스토킷의 "헬프", 쇼퍼홀릭의 작가 소피 킨셀라의 "트웬티즈 걸"은 꼭 읽어봐야겠다. 특히 아래 내용은 트웬티즈 걸 비트를 설명할 때 나온 소설 속의 대화인데, 너무 멋있고 감동적이다. 빨리 읽어보고 싶다.

 

 

다음과 같은 세이디의 대사는 소설의 주제를 명시한다. "달링 살면서 뭐가 잘못되면 이렇게 하는 거야. 턱을 치켜들고 기가 막히게 예쁜 미소를 지으며 칵테일을 한잔 마신 다음 밖으로 나가." (p.384)

 

 

그리고 첫번째 장르 추리물의 비트시트로 설명 된 "걸 온 더 트레인"은 스포당할까봐 읽지를 못했는데 이 책도 꼭 읽어보려고 아껴두었다. 뜻밖에 책 속의 책들을 알게되어 너무 좋다 :D 명작들을 알아가는 즐거움이 있었다.

 

 

 

 

 

 

 

 

이 책이 좋은 점이 더 있다. 소설의 구조와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마치 인생을 배우는 것 같았다. 소설을 쓰는 기술안에 인생을 현명하게 사는 기술이 들어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기에 뜻밖인 만큼 더 감동으로 와 닿았다. 그리고 소설 속 주인공의 위치를 배우며 인간의 심리와 타인을 이해하는 공부도 얻어한 것 같다. 또 예시로 나온 소설들의 좋은 말들도 전부 마음속에 간직하고 싶다. 좋은 글들이 너무 많지만 몇가지를 추려보았다.

 

 

 

삶이 바뀌기를 바라지 말고 내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 하지만 통과의례 이야기의 백미는 주인공이 자신에 대한 무언가를 발견할 때 독자도 자신에 대한 작은 깨달음을 얻게 된다는 데 있다. 사람은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나 조금 더 성장할 수 있다. (p.178)

 

 

매디를 돌봐 주는 간호사 칼라는 이렇게 말한다. "생각해 보면 모든 게 리스크 아닐까. 아무것도 안하는 것도 리스크거든. 모두 네가 하기에 달렸어." 바로 이 말이 소설의 주제를 명시한다. (p.354)

 

 

"언제든지, 어떤 일이든지 일어날 수 있다. 안전이 전부는 아니다. 삶은 그저 살아만 있는 것 이상이어야 한다" (p.363)

 

 

선택된 마법이 무엇이든 요술 램프 장르는 결국 다 똑같다. 주인공에게 마법이 주어지고 결국 '현실'이 그렇게 나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새로운 사람이 된다. (p.371)

 

 

결국 진정한 마법은 우리 안에 있다. (p.377)

 

 

"내가 오아시스를 창조한 이유는 현실에서는 그 어디에도 마음 둘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현실은 너무 두렵고 고통스러울 수도 있지만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이기도 하다. 현실은 진짜니까." (p.427)

 

 

 

소설 쓰는 방법 안에서 인생의 진리를 발견하다니. 좋은 소설을 써가는 구조는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조언이 되어주기도 한다는 것을 알았다. 독특하고 재미있는 방법의 깨달음이다.

 

 

 

 

 

 

 

 

 

최근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소설을 읽을 때 공감 능력이 커진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느낌, 고군분투가 투시하듯 훤히 보인다고 한다.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며 그들이 왜 그렇게 말하고 행동하는지 그 이유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현실에서는 좀처럼 주어지지 않는 드문 선물이다. 다른 사람의 고군분투, 투쟁, 사정을 알면 그 사람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그들에게 감정을 이입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 (p.510)

 

 

 

책을 읽는 다는 것은 정말 기쁜 일이다. 위의 말처럼 선물 같은 인생의 교훈을 얻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읽는 것으로 이만큼이 담겨지는데 소설을 쓴다는 것은 얼마나 대단하고 멋진일인지. 지금은 그저 책을 읽는 나지만 언젠가 나도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을까? 그 언젠가가 다가왔을 때는 마음과 달리 이 책에서 배운 것들을 모두 기억할 수 없을테니 꼭 다시 이 책을 펼쳐봐야겠다.

 

 

 

 

 

 

 

※ 해당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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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진화의 무기, 친화력 - 협력을 통해 무리에서 사회로 도약한 이야기
윌리엄 폰 히펠 지음, 김정아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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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국가와 주요 인물, 문화나 전쟁을 통해 역사를 공부한다. 역사를 공부하는 것은 과거를 돌아봄으로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좋은 선택을 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이 책도 역사책이다. 주로 공부하였던 국가를 중심으로 쓰여진 역사책은 아니지만, 지구의 수 많은 동물 중 하나인 인간이라는 동물에 초점을 맞춘 기나긴 600만년 이상의 역사가 쓰여있다. 인간으로 태어나 지금 우리가 관계맺고 누리고 있는 당연한 것들에 대해서 원초적인 방향의 초점을 맞춰 바라보며, 지나간 인간의 역사를 통해 지금 모습을 날 것의 시선으로 돌아보게 해 주는 책이었다. 이러한 시각으로 쓰여진 글들을 읽으며 껍질을 벗긴 진짜의 본질적인 모습을 바라보고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해준다. 그 시간을 통해서 성장하는 데만 1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고, 다른 동물들과 비교했을 때 날카로운 발톱이나 이빨이 없어도 최상의 포식자가 되기까지 어떤 진화의 변화를 거듭해왔는지 알아볼 수 있다.








야생의 동물로 부터 보호받는 안전한 사회를 이루고 사사로운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며 행복을 찾으려 오늘날,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인간의 모습은 글로는 가늠할 수 없는 엄청난 과거의 시간을 통해 이루어진 눈부신 결과다. 우리와 가장 비슷하게 닮아있는 동물인 침팬지와 비교하여도 우리가 이러한 생활을 누릴 수 있는 지금은 어쩌면 우연에서 시작된 협력이라는 것을 행동을 통해 공동체라는 것을 알아감으로서 시작된 것이라고 말한다. 사자 앞에서 한없이 나약한 인간은 서로를 의지하고 믿으며 협력함으로 결국 지금의 우리가 될 수 있었다.



오스트랄로피테신 개체 여럿이 돌을 던지면 하이에나나 검치호랑이, 더 나아가 사자까지도 물리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런 집단행동이 필요했으므로, 우리가 사바나에서 그저 살아남는 정도를 넘어 번성하도록 이끈 가장 중요한 심리 변화, 즉 협력하려는 욕구와 협력할 줄 아는 능력이 생겨났다. (p.44)


분업 덕분에 조상들은 새로운 황금시대를 맞았다. 서로 협동하여 얻은 성과가 개인이 따로따로 애써 얻은 성과의 총합보다 훨씬 컸기 때문이다. 분업으로 창발성을 얻은 조상들은 이전의 어느 무리보다도 더 효율적이고 유능한 집단이 되었다. (p.66-67)



협력은 인간들의 가장 큰 이점이었고 차별화된 진화의 근본이 되어주었다. 이런 과거의 과정들을 살펴보면 우리는 모두 함께 모여살고 관계를 통해 많은 것을 이루어냈지만 이러한 진화의 장점이 단점으로 변질되어 과거와 달리 인간관계가 가장 큰 어려움으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사회적 동물이다. 사회적 관계가 없이는 행복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아주 먼 과거의 우리 조상들이 어떻게 최고의 포식자가 될 수 있었는지 생각해 보며 지금의 인간관계를 돌아볼 수 있는 점이다.



진화하면서 우리에게는 갖가지 선호가 생겼다. 그중에서도 우리가 먹이 사슬의 꼭대기에 올라서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선호는 머릿속 생각을 남과 공유하고 싶은 욕구이지 않을까 싶다. 지능 덕분에 이제 우리는 지구에서 가장 무시무시한 포식자가 되었다. 하지만 인간의 두뇌도 한 사람 것만 놓고 보면 그리 특별하지 않다. 인간 한 명을 벌거벗긴 채 거친 숲에 뚝 떨어뜨리면 곧장 산짐승의 밥이 되고 만다. 하지만 백 명을 벌거벗긴 채 거친 숲에 뚝 떨어뜨리면 그 불운한 산림 지대에 새로운 최상위 포식자가 등장한 셈이다. (p.151-152)



책을 읽으며 사람이 혼자일 때 얼마나 나약한지를 알수 있고, 잊고있던 친화력으로 이루어진 인간들의 관계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생각해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친화력으로 이루어낸 사회에서는 불가피하게 불평등이 생겨나고 개인주의와 집단주의라는 두 이념의 갈등이 발생하여 이기적인 개코원숭이의 모습을 띈 사람을 등장시키기도 한다. 과거를 잊은 인간은 오만하다. 코끼리와 개코원숭이를 비교하는 이야기를 통해 집단 안에서 개코원숭이와 같은 모습을 보이는 역사와 지금을 깨달을 수 있다. 그리고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생존의 처절함에서 벗어난 지금의 인간이 왜 그토록 개인의 욕망만 생각하려는지를. 이 또한 진화의 한 모습일 수 있지만 이기심이 가져온 모습은 인간과 인간의 대립으로 갈등만 커진다.



조상들이 먹이 사슬의 꼭대기에 올라선 뒤로 다른 동물 때문에 생기는 위험은 빠르게 줄었지만, 머잖아 인간 자신이 가장 위험한 위협으로 떠올랐다. (p.266)



이 책을 통해 인간의 진화과정들을 읽으며 우리의 가장 큰 힘은 혼자가 아닌 서로가 함께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서로의 관계는 우리의 면역력을 높여주며 행복에도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 사람이 살아가며 만족에 대한 기대치가 과거와 많이 달라졌지만 높아진 기대에 맞춘 만족은 더 높은 기대를 만들어내고 그렇게 욕심은 욕심을 부른다. 거듭되어 진화된 욕심은 이기심을, 이기심은 행복에 멀어질 수 밖에 없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 같다. 그렇기에 행복한 인생을 위해서라도 조상들의 인간관계에 대하여 근본적으로 생각해보고 반성하며 더 나은 성숙한 진화의 자세를 가질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중요한 것 같다.



행복한 결혼 생활이 장수에 도움이 되고, 불행한 결혼 생활과 외로움이 수명을 줄인다. 이런 연구 결과는 왜 혼자 살기를 즐기는 사람일지라도 꾸준히 사람을 만나고, 소중한 사람들과 어울리고, 뜻깊은 우정을 나눠야 하는지를 명확히 드러낸다. 얼마나 많은 친구가 있어야 하고 친구들을 얼마나 자주 만나야 하는지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건강과 행복을 유지하려면 누구나 사회관계를 맺어야 한다. (p.308-309)



결국 우리는 함께해야 더 행복할 수 있도록 진화된 사람들이다. 건강한 사회관계는 어쩌면 물과 공기와 같은 것일지 모르겠다.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공동체는 우리가 처음 진화했던 공동체보다 규모가 훨씬 더 크다. 하지만 우리를 공동체에 결속하는 심리적 원동력은 언제나 그랬듯 지금도 똑같이 효과를 발휘한다. 그런 의미에서 근본적으로 우리는 수렵채집인에서 조금도 바뀌지 않았다. 공동체의 한 구성원으로 통합되는 것은 멋진 삶을 사는 열쇠 중 하나였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더 부유해지고 기술에 더 의존하면서, 우리는 그만큼 서로 덜 의지하는 사이가 되었다. 그에 따라 이웃과 또 더 큰 공동체와 이어온 통합을 뜻하지 않게 무너뜨렸다. (p.336-337)



조상들은 친화력을 통해 너무 멋진 진화를 이루어냈고, 우리도 진화를 이루어가는 과정이다. 하지만 가끔 SNS나 뉴스를 통해 눈살을 찌뿌리게 하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요즘 우리는 이런 행동에 미개하다는 표현을 붙인다. 미개한 행동은 아주 먼 옛날 나약한 개인으로 퇴행하는 바보같은 행동일 뿐인 것 같다. 과거의 조상들을 돌아보며 더 커다란 넓은 시야로 생각하면서 미개한 행동을 멈추고 성숙된 진화의 과정을 함께 이루면서 그 과정안에서 함께하는 행복을 찾아볼 수 있는 모습들이 더욱 많아지기를 바래본다. 미개하기엔 사람은 너무 가치있고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따로 의식하지 않아도 저절로 도움을 베풀어 협력하도록 진화했다. (p.334)



우리는 생각하는 것 보다 더 따뜻한 마음을 지니고 있고, 서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더욱 좋은 미래가 펼쳐질 것이라 믿으며 마음을 열고 살아갔으면 좋겠다. 또한 나도 지난 날의 이기적인 행동들을 돌아보며 반성하면서 마음의 벽을 허물도록 노력하고 따뜻한 시선을 갖도록 노력해야겠다.







진화가 제시하는 행복으로 가는 길은 그리 멀리 있지 않다.

바로 당신의 주변 사람들을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는 것에서 부터 출발한다.





해당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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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것에 의미가 있다 - 영화가 묻고 심리학이 답하다, 2022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김혜남 지음 / 포르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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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살이 심리하게 묻다>라는 책을 재미있게 읽었었다. 그리고 같은 작가님의 마지막 책, <보이지 않는 것에 의미가 있다>가 출간되었다. 이 책은 작가님이 아프시기 전까지 영화를 감상한 후 심리학적 분석으로 영화를 접근하여 기록했던 글들을 모아 한권의 책으로 엮은 것이라고 한다. 영화는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생각해도 좋은 것 같다. 영화에서 비춰지는 삶을 전지적시점에서 바라보며 인생에 대하여 그리고 우리의 마음에 대하여 이야기해주는 따뜻한 책이다.

영화는 영상화된 이야기다. 그리고 다른 모든 예술과 마찬가지로 사람과 사람이 살아가는 세계를 바탕으로 한다. 사람의 이야기 중에서도 특히 우리의 감정과 생각, 행동, 동기를 주로 다루다보니 영화와 정신의학은 어떤 면에서 공통점이 많다. 목적하는 바가 우리 자신에 대한 표현 및 이해라는 점을 비롯해 꿈과 현실, 이성과 감정, 이미지와 단어의 경계에 초점을 맞추고 바라본다는 점도 비슷하다.

영화 속에서 관객들이 가장 먼저 동일시하는 것은 주인공의 감정이다. 주인공의 감정은 배우의 연기를 통해 직접적으로 드러나고, 그 감정의 깊이와 변화를 얼마나 잘 표현하느냐에 따라 배우에 대한 평가도 달라진다. 관객은 주인공의 감정선을 따라 울고 웃으며 재미, 슬픔, 기쁨, 허무, 희망, 두려움, 공포, 아름다움 등 복잡한 감정들을 간접 경험하게 된다. 영화가 보여주는 이야기의 전개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펼쳐지는 감정의 표현, 함축적 의미와 갖가지 이미지가 관객이 영화를 느끼는 복합적인 요소인 만큼 영화는 감정으로 빚은 조각품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p.81-82)

내가 영화를 보는 첫번째 이유는 즐거움이다. 두번째는 개인적인 취향의 섞여있는 영화의 경우 그런 공통점에 대한 반가움과 궁금함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마지막 세번째는 경험이다. 영화는 허구의 것이라고 하지만 내가 살아볼 수 없는 것들을 간접체험하게 함으로 풍부해지고 생각이 확장되는 것을 느껴본적이 많다. 확실한 것은 가만히 앉아 바라보기만 해도 나의 잠자고 있는 감각들이 더욱 풍성해지는 즐거움이 좋다. 

이 책은 영화를 보는 나의 세가지 관점에 하나를 더 일깨워주는 책이었다. 정신분석전문의 작가가 영화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선물해준 것 같다. 영화는 인생의 이야기다. 그리고 감정의 흐름이다. 영화 속에는 깊은 뿌리로부터 출발한 인간의 복잡하고 다양한 심리가 있다. 심리적인 부분을 궁금해하고 이해하려는 노력만으로 얼마나 풍부하고 깊게 영화를 즐길 수 있게 되는지 알게 해주었다. 이러한 태도는 더 나아가서 영화가 아닌 인생에서도 다양한 사람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열어주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1. 진실된 관계를 맺기 위해 무엇을 해야

2. 우리는 왜 내면의 상처를 지니고 살아갈까

3. 죽음을 앞두고 우리는 무엇을 알아야 할까

4. 왜 우리는 현실을 살며 환상을 떠올릴까

5. 우리는 사회와 어떻게 만나고 있을까

5가지 주제로 나누고 각 영화에 나타난 배역들의 심리를 돌아보는 즐거운 이야기가 담긴 책이다. 영화를 통해 심리학적으로 생각해보며 마음, 사람, 세상 그리고 인생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너무 어렵지 않고 재미있게 심리에 대해 생각해보는 접근은 편안하면서도 흥미로웠다. 다만  대부분의 영화가 보지 않은 영화들이라 영화를 감상하고 다시 이 책을 읽으면 더욱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영화를 보기 전에 책을 읽은 후 넓은 시야로 영화를 감상하는 것 역시 좋은 것 같다.

 

 

 

 

 

 

 

[인상 깊은 책 속 문장]

 

 

1. 진실된 관계를 맺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어웨이 프롬 허>, 사라 폴리, 2006.

이 영화는 톨스토이 단편소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작품을 떠올리게 한다. 병들어 모든 기억을 잊어버린다 해도 인간의 뇌에 마지막까지 남는 기능 하나는 바로 사랑이 아닐까. 이 영화는 인간이 사랑으로 살아간다는 것을 알츠하이머라는 병을 통해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p.20)


2. 우리는 왜 내면의 상처를 지니고 살아갈까

<매그놀리아> 폴 토마스 앤더슨, 1999.

매그놀링, 목련의 꽃말은 '자연에서 오는 은혜'다. 영화 <매그놀리아>에 목련은 나오지 않지만 아마 감독은 등장인물 모두가 각기 한 송이의 목련이라 여겼는지도 모르겠다. 결국 우리의 마음속에 있는 모든 욕망은 자연의 일부이고, 그것을 거스리기에 인간은 너무나 약한 존재다. 우리가 그에 대항하여 할 수 있는 일은 고작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보듬고 용서하는 것밖에 없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것 또한 인간에게만 주어진 자연의 은혜이다. 그리고 이 은혜 아래 우리 사이의 끈은 영속된다. (p.80)


3. 죽음을 앞두고 우리는 무엇을 알아야 할까

<레드> 로베르트 슈벤트케, 2010.

젊음은 나이가 아니라 마음이다.

장밋빛 두 뺨, 앵두 같은 입술,

탄력 있는 두 다리가 곧 젊음은 아니다.

강인한 의지, 풍부한 상상력, 시들지 않는 열정이 곧 젊음이다.

영국의 시인 사무엘 울만은 그의 시 <청춘>에서 위와 같이 노래하며 늙음이란 몸이 아니라 마음의 문제라고 말하기도 한다. (p.130)

<세상에서 가장 빠른 인디언> 로저 도널드슨, 2005.

불가능한 꿈이란 없으며, 꿈을 이루는 나이에도 한계는 없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는 먼로. 이는 그가 아무리 늙더라도 꿈을 포기하지 않았기에 가능했던 일이며, 착실한 리얼리스트로서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을 하나씩 준비해왔기에 이룰 수 있는 결과였을 것이다. 또한 그가 삶에 대해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태도를 견지해온 것은 그가 언제라도 인생 최고의 순간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신호였으리라. (p.136)

 

 

 

 

 

 

 

 

 

4. 왜 우리는 현실을 살며 환상을 떠올릴까

<더 도어> 안노 사울, 2009.

다비드는 그렇게 긴 꿈처럼 고통스러운 시간을 마무리하며 상징적으로 자신을 처벌하고, 인생의 흐름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딸을 떠나보낼 수 있게 된다. 과거는 되돌아가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지나가고 용서하며 그로부터 배워나가는 것이라는 걸 그는 비로소 깨달았을 것이다. (p.154)


5. 우리는 사회와 어떻게 만나고 있을까

<신라의 달밤> 김상진, 2001.

우리 사회에서도 보다 견고한 자아를 갖추어 퇴행을 멈추고 성숙해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괴롭더라도 우리가 가진 수많은 문제를 직시하고, 참모습을 받아들이며 인정하는 것이 그러한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마치 모든 정신치료의 시작처럼 말이다. 그래서 우리 사회를 반영하고 있는 영화에서도 퇴행한 사회의 가학

 


 

 

 

 

 

 

5가지 주제 중에서 3번째 주제 "죽음을 앞두고 우리는 무엇을 알아야 할까"는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 주제 안에는 모두 마음속에 저장하고 싶은 글들이 담긴 보물상자이다. 영화를 통해 죽음의 입장으로 돌아보는 인생은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는 좋은 시각이었다. 시간의 야속함 앞에 무기력한 모습을 발견할 때마다 슬픔 비슷한 것이 느껴질 때가 있다. 이런 나에게 인생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들어주거나 조언해줄 수 있는 멘토는 없지만, 책이나 영화를 통해서 만나는 인물들을 통해 나는 따뜻한 조언을 들으며 인생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이렇게 영화를 통해 주인공의 심리를 느껴며 나의 심리를 이해해보고, 인생에 대해 더 멀리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들을 가져볼 수 있다.  영화를 감상하는 단순한 유희를 넘어 값진 시간들로 나를 채워줄 수 있을 것이다. 이런게 바로 소확행, 힐링이 아닐까 생각한다.

한편 영화에는 치유의 힘이 있다. 과거의 상처를 묘사하고 재경험하여 과거의 아픔을 달래고 통합하는 과정에서 오는 힘이다. (p.205)

 

 

 

 

 

 

 

 

 

이 책에 적힌 작가님이 선택한 영화들은 보지 못한 영화들이 많이 있어서 꼭 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안그래도 볼것은 넘쳐나고 선택장애로 인해 아무것도 보지 못하는 나에게 좋은 리스트가 생겨서 너무 행복하다. 또한 영화를 감상할 때 이 책의 설명을 바탕으로 더 넓은 마음과 시야로 영화를 감상해보고 싶다. 사막같은 마음에 오아시스와 같은 소중한 감정들을 놓치지 않고 이해하려는 노력으로 영화를 더 즐겁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김혜남 작가님이 영화를 통해 말씀해주신 따뜻한 조언들을 가슴 깊이 간직해야겠다.

이처럼 세상에 대한 애정을 잃지 않는 것, 자신이 잃어버린 것보다 현재 가진 것을 찾아내어 나누는 것, 나 이외의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며 이 세상을 향해 시선을 돌리는 것, 그러한 태도가 죽음에의 공포를 이기고 노년의 삶을 좀 더 풍부하고 의미 있게 만드는 방법일 것이다. (p.141)

잘 읽었습니다. 따뜻하고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해당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포스팅입니다.

 

#보이지않는것에의미가있다 #김혜남 #포르체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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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트렌드 2022
신형덕.박지현 지음 / 북코리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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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비교하면 풍요로운 사회이다. 풍요 안에는 정신적으로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잡은 "문화"라는 것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문화는 삶의 질적 만족을 채워주고 우리의 가치관과 행동의 방향을 이끄는 보이지 않는 힘이 되어준다. 갈수록 다양해지고 세분화되며 빠르게 변화하는 문화를 이해하고 예측해 보는 것은 세상을 더 즐겁게 살아가기 위한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문화 트렌드 2022"는 우리가 관찰하고 생각해보면 좋을 다가 올 문화에 대한 예리한 시선을 제공해준다. 2022 한해의 시간들을 더 즐겁고 알차게 보내기 위해서, 무심하게 받아들이거나 지나쳐 버릴 만한 문화적 현상들에 대해 시각과 생각을 넓혀주는 책이었다.

 

 

 

 

 

주목하면 좋을 문화 트렌드는 아트테크, 보복소비, 구독경제, 디지털캐릭터, 숏폼콘텐츠, 트랜스미디어와 세계관, 이방인, 예능과 금기, 프로와 아마추어, 대리만족의 미학, 솔직함과 진정성, 사적응징이라는 12가지의 테마로 구성되어 있다. 책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나도 모르게 수용하고 지내온 익순한 문화들이 보인다. 책을 읽음으로 내게 닿아있는 문화를 개념적으로 이해하게 되고, 문화를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덕분에 앞으로 문화를 받아들이고 행동하는 것들에 대해 올바르게 즐기거나 잘못된 태도는 교정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좋은 책이다.

 

 

 

12가지 테마 중 가장 특히 나에게 기억에 남는 몇 가지가 있다. 구독경제와 숏폼콘텐츠, 트랜스미디어와 세계관, 프로와 아마추어 그리고 솔직함과 진정성이다.

 

 

 

 

 

 

 

 

[구독경제]

 

기존에 유료로 개별 구매하던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구독 서비스는 앞으로도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살펴보았듯 구독 기반 비즈니스 모델은 고객은 물론 기업과 이해관계들에게 많은 이점을 제공한다. 유연성과 경험에 중점을 둔 구독경제는 소유보다 접근성을 중요시하는 소비자의 니즈에 부응하고, 기업은 수익의 예측 가능성을 비롯해 방대한 고객 데이터 축적으로 경영 자원을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p.66)

 

구독이라는 개념이 확장되어가고 있다. 가장 이해가 쉬운 직접적인 예시인 유튜브의 구독부터 출발해서, 무제한의 매력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넷플릭스나 음악 스트리밍 사이트가 있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정수기, 냉장고, 청소기 등의 가전 제품역시 월 사용료를 통해 구독 서비스의 개념으로 우리에게 스며들고 있고 공유오피스 또한 구독의 한 분야이다. 사람들의 문화가 소유보다는 접근성에 초점을 두는 양상을 띄어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점차 구독의 문화가 더욱 확대되어 우리 생활에 익숙하게 다가올 것이다.

 

 

 

 

[숏폼 콘텐츠]

 

 

짧게(Short), 빠르게(Speedy), 단순하게(Simple)로 정의되는 숏폼 콘텐츠의 흐름과 인기 요인을 함께 살펴보자. (p.85)

 

숏폼 콘텐츠는 이처럼 이동하며 콘텐츠를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의 욕구에 최적화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짧게, 빠르게, 단순하게 3S로 표현될 수 있는 숏폼 콘텐츠의 특징은 화장실에 갈 때도 핸드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현대인에게 틈새 놀잇거리가 되어주고 있다.(p.91-92)

 

콘텐츠와 플랫폼 제작자들은 소비자가 숏폼 콘텐츠를 찾는 이유가 길이 때문만은 아니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듯하다. 소비자는 짧고 빠른 호흡과 단순함, 그리고 그에 더해 위트 넘치는 콘텐츠를 원한다. (p.98-99)

 

 

나에게 숏폼 콘텐츠가 인상 깊은 이유는 설명 그대로이다. 컨텐츠가 넘쳐나고 있지만 풍요속의 빈곤처럼 무엇을 봐야할지 고르지 못한다. 보고 싶은 것들은 많지만 시간적인 부담이 느껴지기도 하고 컨텐츠를 보다가 흐름이 끊기는 것도 싫다. 그리고 나의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핵심만 보고싶은 욕심도 크다. 그런 니즈를 충족시켜주고, 어딘가 모르게 중독성까지 겸비한 매력적인 것이 바로 숏폼 콘텐츠다. 자신이 브랜드인 세상에서 숏폼 컨텐츠에 대해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한다면 값진 결과의 누구나 좋은 컨텐츠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트랜스 미디어와 세계관]

 

세계관은 시간적·공간적 배경에서부터 주변과의 관계와 그 안에 얽힌 서사까지 더욱 섬세하게 설정되어 있다. 매우 섬세하게 짜여 있어 팬들이 파고들 내용도 무궁무진하다. 소위 말해 '덕질(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심취하여 그와 관련된 것들을 모으거나 찾는 행위)할 맛'이 난다. 바로 이 지점이 단순한 설정이나 콘셉트와 세계관이라고 불리는 지금 현상의 차이점이다. 사람들은 세계관 속 연결고리를 찾으며 자신만의 해석을 덧붙이고, 하나의 세계관을 다른 세계관과 연결하여 새로운 것을 창조해낸다. 특히 세계관 안에는 밈이나 짤로 가공할 수 있는 소재가 넘쳐난다. 융합과 확장이라는 과정을 통해 팬들의 호기심을 자아내고 더욱 빠져들게 만드는 것이 바로 세계관이 가진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p.107-108)

 

현대인은 복잡하고 숨 막히는 현실에서 벗어나 세계관 안에서 해방감을 느낀다.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외부에서 바라보면 그저 허무맹랑한 장난 같아 보일 수 있지만, 그 안에는 나름의 질서가 존재하고 오히려 현실을 더 적나라하게 반영하며 풍자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 사람들은 그 안에서 웃음을 찾기도 하고, 통쾌한 해결책을 찾기도 하며,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세계관 열풍은 어쩌면 팍팍한 세상을 견뎌낼 방어막을 찾는 현대인의 열망을 반영한 것인지도 모른다. (p.110)

 

 

숏폼이 현대인의 틈새 놀이라면 트랜스 미디어와 세계관은 일상에서 함께할 수 있는 놀이라고 생각한다.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가 무너진 지금에서 진짜는 중요하지 않다. 세계관의 스토리와 그 안에 담겨있는 의미만 있으면 된다. 세상을 우리가 원하는대로 바꾸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세계관을 통해 우리가 원하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다. 이것은 목마른 우리의 갈증을 채워주기도 하고,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며 즐거움을 주기에 모두가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매력적인 요소라고 생각한다. 나는 MZ세대가 아닌 너무 어른이다. 조금 낯선부분도 없잖아 있지만, 그 즐거움에 매료되어 나도 모르게 참여하고 있는 부분들이 있었다. 앞으로는 세계관 개념에 대한 이해를 통해 더 즐겁게 이 문화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프로와 아마추어]

 

 

팬데믹이 확산되고 사람들이 집에서 보내는 여유 시간이 많아지면서 예전에는 전문가가 맡았던 일에 직접 도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DIY(do-it-yourself) 열풍이라고 불러도 과하지 않은 수준이다. (…)

사는게 바쁘다 보니 DIY를 귀찮게 여겼던 사람들도 최근에는 집콕하는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해 DIY에 도전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 이렇게 처음에는 단순히 흥미로 시작했던 일이 점차 취미가 되고 나중에는 직업이 되는 사람들도 있다. 이른바 '덕업일치(덕질과 직업이 일치함)'를 이룬 사람들이다.(p.144-145)

 

이제 전문가로서의 권위는 더 이상 예전 같은 위엄을 갖추지 못할 듯하다. 학위나 자격증으로 보장되는 권위가 아니라 열정과 실력, 그리고 결과로 평가받는 문화가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이자 조각가, 발명가, 건축가, 의사, 음악가를 모두 섭렵한 프로 N잡러였던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권위에 의존하여 토론하는 사람은 자신의 지성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프로와 아마추어, 그 희미해지는 경계가 또 어떤 문화를 만들어나갈지 기대되는 시점이다. (p.155)

 

 

팬데믹을 겪으며 몸소 체험하게 된 세상의 불확실함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 속에서 마음의 안정을 찾고 싶어하는 것 같다. 이러한 분위기는 시장을 변화시켜 다양한 도전을 해볼 수 있는 세상이 펼쳐졌다. N잡러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전문성 앞에 위축되어 감히 시도해보지 않았던 여러가지들을 해볼 수 있는 기회들이 많이 생기게 되었고, 접근성 또한 편리해졌기에 프로가 아니어도 누구나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졌다. 이런 문화를 많은 사람들이 받아들이며 변화하고 있다. 이 글들을 읽으니 나 또한 뒤쳐질까 조바심도 나면서, 모두에게 열려있는 다양한 기회들을 놓치지 않고 적극 수용하며 살아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렇게 나를 발전시켜 가고 싶어졌다.

 

 

 

 

 

 

 

 

[솔직함과 진정성]

 

팍팍한 현실 속에서 사람들은 속 시원히 이야기해줄 사람을 찾고있다. 눈물만 흘리며 사건이 해결되길 기다리는 '민폐' 주인공보다는 팩트폭격하며 일침을 날리는 캐릭터를 더 응원하고, 주변 눈치 하나 보지 않는 쏀언니가 더 사랑받는다. 그동안 겸손, 인내 등의 단어로 억눌려 있던 많은 것이 이제 사이다처럼 표출되고 있다.(p.181)

 

진정성이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닌 본질적인 모습과 외부로 드러나는 모습의 차이에 관한 문제다. 우리는 양의 탈을 쓴 늑대보다는 내면과 외면의 모습이 동일한 사람에게 진정성을 느낀다. 최근 기업들에 ESG가 강조되는 요인 중 하나도 이처럼 진정성을 요구하는 소비자의 변화라고 볼 수 있다.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관과 사회적 활동에 관심을 보이는 소비자가 증가한 것이다.(p.183)

 

 

지금은 그렇게 썩 어울리지 않지만 동방예의지국인 한국에 살고 있고, 급격한 경제성장을 이루어내어 풍요로운 편이라고 할 수 있는 사회에 살고 있는 것 같다. 이 두가지 특징이 가끔은 피로로 다가오기도 한다. 예의에 대한 압박감과 풍요에 대한 억지스러운 만족의 강요가 느껴질 때가 있다. 예의에 대한 겸손은 솔직함을 앗아갔고, 풍요는 진정성을 잊게 만들때가 있다. 그래서일까? 나는 이 솔직함과 진정성이라는 챕터가 마음에 와 닿았다. 이 책을 보니 다행히 지금의 문화는 갈수록 솔직하고 진정성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나에겐 너무 반가운 문화이고 시대의 흐름을 적극 받아들여야겠다 다짐했다. 이 흐름이 내년엔 더 따뜻한 문화들로 가득하기를 기대해본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있다. 그 말에 무척이나 공감한다. 문화라는 것은 우리 생활 곳곳에 가득하고 문화 또한 아는 만큼 받아들이며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소소하면서도 확실한 행복을 채워나가는 방법에는 문화를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해로 출발한 나의 생각과 행동은 전보다 더 행복에 가까운 선택을 할거라 믿는다.

 

 

 

 

 

 

 

 

 

해당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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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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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X다 - 부디 당신은 O를 골라요
김별로 지음 / 포르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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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별로 라는 필명의 작가가 들려주는 X 이야기를 담은 책


이 책은 카피라이터 작가님의 글 답게 제목부터 뇌리에 박힌다.

인생X다!! 외침같은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그리고 이어서 친절한 듯한 목소리가 보인다. 부디 당신은 O를 골라요


도로위 주의 표지판처럼 노란 커버지에 인생 X라는 커다란 제목과 책 설명이 나를 사로잡았다.

X들만 골라 살아온 인생. 그리고 닥쳐온 엄청난 빅X로 인한 개똥밭 분투기! 설명을 읽자마자 바로 읽어야 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내 속에서 꼬여있는 것들이 외치고 싶던 말을 드디어 찾은 느낌이었다.




매년 찾아오는 코감기로 찾은 이비인후과에서 의사의 권유로 더 큰 병원에 가게 된다. 그리고 갑자기 빅X를 만나게 된다.

"비강형 NK/T 세포 림프종이라고 임파선암이라고도 하는 혈액암의 일종입니다." (p.23)


평범한 인생을 살고 있다고 생각했던 한 사람에게 찾아온 빅X는 바로 혈액암이었다. 이렇게 책이 시작된다.

무한할 것 같은 인생을 살다보면 모랐던 숨막히는 존재감의 데드라인은 삶과 생각을 순식간에 바꿔놓는다.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읽는 나에게도 충격이 느껴지는데, 직접 이 말을 듣게되는 사람들은 어떨까 생각해 보게 된다.


하지만 이 책은 솔직한 걸까? 작가 특유의 웃픈 표현들이 너무 매력적이다.

저자는 암선고를 받고 돌아가며 생각한다. 방광암이나 유방암이 아닌 혈액암이라는 것에 조금 근사하다고.

혼술할 소주와 안주도 사서 귀가한다.

나도 X를 잘도 고르는 똥손이라 그런지 이해된다. 나역시 같은 생각 같은 행동을 했을 것 같다.






암환자가 되면 누구나 인생을 돌아보게 된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하고많은 사람 중에 왜 하필 내가 걸린 거지? 소 잃고 외양갓 고치듯 어리석은 반추를 하다가 놀라운 사실을 깨달았다. 나는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암에 걸리기 위한 조건을 완벽하게 충족하며 살아왔다. (p.49)



빅X는 지나간 과거를 돌아보게 하였고, 지나온 인생 곳곳에 숨어있던 자잘한 X들을 발견하게 된다. 그렇게 과거를 돌아보는 것을 시작으로 X와의 싸움이 시작된다. 이렇게 우리가 떠올릴 수 있는 암 환자라면 행동할 다양한 시도들을 하게 된다. 특징이 있다면 자연치료를 중심으로 행동한다. 역시 X를 고르는 탁월한 능력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 발상이 비슷하다. 나 역시 겁쟁이라 병원에 가기 무섭다는 이유로 더 무서운 암과 함께 자연으로 떠나버렸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이 상황에서 지방으로 떠난다면 새로운 변화된 곳에서 암도 새롭게 변화될 것이라 믿으며 살아가고 싶었을 것이다.



비로소 '시한부' 시한부 인생이 끝났지만, 나는 암에 걸리지 않은 사람보다 더 불량한 일상을 보냈다. 혼술이 늘었고 여전히 담배도 피워댔다. 좁아진 인간관계, 과거에 대한 후회, 현재의 고독 혹은 고립감, 막막한 미래. 술 마실 이유는 넘쳐났다. 운동을 거르게 만드는 무기력은 그 어떤 무기보다 강력했다. 그렇게 출구 없는 날이 계속됐다. (p.147)



자연치유를 선택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행동을 하지 않았을까?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생각은 든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더라도 자연치료에 대한 고민을 계속 했을 것 같다. 선택지 O와 X. 병원치료와 자연치료 선택지 2개를 모두 사용을 하고 나서야 고민이나 의심이 사라질 것 같다. 남들이 보면 상식적이지 않다, 왜 이렇게 선택하는지 어리석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 판단이라도 누군가에게는 고심한 선택일 것이고, 그것이 그 사람의 사는 방식이다. 결과를 떠나서 X를 선택한 것이 남들이 말하는 틀렸다의 X라는 뜻으로 말할 수 없는 것 같다. 옳지 못한 생각이라 하더라도 나는 그냥 그렇게 생각이 든다.





나는 잘 살고 싶어졌다. 나태해진 일상을 바로 잡고, 열심히 글을 쓰고, 달리기도 거르지 않고, 몸에 해로운 것들을 멀리하며, 최선을 다해 연선이와 행복한 날들을 만들어가고 싶어졌다. (p.153)


희망이 추가된 암환자의 생활은 나쁘지 않았다. 점점 멀쩡한 생활과 가까워지는 기분이 들었다. (p.158)



암선고를 받고 3년의 시간을 X의 선택으로 살아왔다면, 이제 O가 남았다. 병원에서 암 집중 치료를 받기 시작한다. 책의 후반부는 병원에서 암 치료를 받는동안 겪은 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엿볼수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애국가이지만;; 그 외에는 무균실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많이 순화되고 미화시켰을 것이라 생각되는 이야기를 들으며 X매니아 나에게는 조금 경각심이 들었다. 일상에서 겪는 느낌, 빌런을 바라보는 시선, 예민함과 두려움 등등 작가님과 성격이 비슷한 나여서 그런지 병원생활 이야기들을 읽다보니 무서운 경고음이 들리는 듯 하다. 책의 초반 프롤로그에 이런 말이 적혀있다.



이 책을 읽는 누군가의 일상이, 기준이, 선택이 쉽게 바뀔 거란 생각은 솔직히 하지 않는다. 나와 남과의 괴리감은 생각보다 어마어마하다는 것도 안다. 소박한 목표를 정해본다면 딱 한사람, 이 책을 읽고 소중한 이를 놓치지 않는다거나, 제때 항암 치료를 받는다거나, 하루를 허투루 살지 않는다거나, 딱 한 사람만이라도 괜찮은 선택을 한다면 좋겠다. (p.6-7)



나랑 반대의 O를 선택한 사람이 이책을 썼더라면 책을 덮자마자 내용들이 많이 스쳐 지나갈지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은 어딘가 모르게 공감대가 많다보니 남의 이야기 같지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소심한 나라서 무서운 기억은 꽤 오래가기 때문에 이 책으로 인해 나의 선택이 조금은 바뀔지도 모르겠다.





뜨아가 식어 미지근해질 때까지, 아아의 얼음이 녹아 싱거워질 때까지, 한남동에 사는 경훈과 집 한 채 없는 나의 온도차가 얼마 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때까지, 우리는 사운즈 한남의 벤치에서 똑같은 햇빛을 입고 한참을 앉아있었다. (p.262)



X와 O의 온도차는 어느정도일까? 정말 둘 중에 무엇이 옳은지 답이 정해져 있을까? 비교적 안전하기 때문에 나눠버린 기준일 뿐은 아닐까? 작가가 말하는 인생 X는 나의 삶이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나에게 일어난 일처럼 집중되어 읽었다. 책을 다 읽고난 후 드는 생각은 이것이다. 그럼 어때, 지금부터 더 잘 살면 되지. 남들과 다르면 좀 어때? X를 선택했다는 죄책감이 조금 내려지는 기분이다.


O가 되었든 X가 되었든 두개의 정답으로 나누기엔 세상은 너무 복잡하고 다양한 기준들이 있다. 조금 솔직하게 내가 봐도 아니었던 선택은 이젠 그만 양보하고, 세모가 되었든 네모가 되었든 나에게 가장 선물이 되어줄 만한 선택을 하며 살아가야겠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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