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재테크의 새로운 발견: 적게 벌어도 잘사는 여자의 습관 (정은길)

적게 벌어도 잘사는 여자의 습관
정은길 지음 / 다산북스 / 2013년 7월

- 정말 한도 끝도 없다. 이 시도 때도 없이 고개를 치켜드는 '귀차니즘'이 우리의 주머니를 탈탈 터는 주범임을 알고 있는가? 내 몸 조금 더 편하자고 하는 것들은 거의 대부분 돈을 들여야 하는 일이다.

- 그 당시 나는 이 모든 게 자기계발이라고 생각했다. 꽤 열심히 살고 있다는 착각을 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다시 생각해보니, 자기계발은커녕 그저 길거리에 돈을 뿌리고 다닌 것에 불과했다. 아무리 좋은 계획이었다 한들 끝까지 실천하지 않으면 자신의 부족한 의지에 대한 자책감과 탈탈 털린 지갑만이 남을 뿐이다.

'재테크', 이제 우리 삶에서 놓칠 수 없는 단어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막상 시작할려면, '펀드니 주식이니 부동산이니' 시작조차 어렵게만 느껴진다. 정작 '재테크'는 그게 다가 아닌데도 말이다. '적게 벌어도 잘사는 여자의 습관'은 구지 그런 어려운 용어가 아니더라도 재테크를 할 수 있으며, 오히려 저자가 얘기하는 '생활재테크'가 더 효과적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생활재테크'는 누구나 지금 당장이라도 실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다. 특히나, 특별한 지식이 없다해도 절약하는 습관과 자세를 갖추고 자신의 목표를 위해 통장 하나를 만들어서 꾸준히 숫자가 불어나는 재미를 알아간다면 누구나 저자처럼 돈을 모을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

혹자는 그녀가 너무 짠순이처럼 산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돈을 쓰는 재미도 있고 인생을 좀더 즐기면서 사는게 더 좋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난 그래도 그녀의 편을 들어주고 싶다. 그녀는 자신의 목표를 확실히 정해서 열심히 달려온 것이다. 그 목표가 '돈'으로 접목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그녀는 자신의 목표를 세우고 착실한 노력으로 달성한 것이다.

개인적으로 저자가 결혼도 잘한 것 같다. 남편과 둘이서 생활을 꾸려가는 모습도 좋았고, 특히나 둘이서 1년 세계여행이라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점이 좋았다. 돈을 모으는덴 이제 도가 텄으니, 1년 세계여행이라는 거대계획에서 그녀가 어떻게 돈을 써갈지도 매우 흥미롭다. 만약 이 부부의 1년 세계여행에 대한 여행기가 나온다면, 당장 서점으로 달려가서 살 의향이 있다.

클림트와 그의 일생의 연인 에밀리의 일대기: 클림트 (엘리자베스 히키)

클림트
엘리자베스 히키 지음, 송은주 옮김 / 예담 / 2006년 5월

클림트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주술에 걸린 듯한 느낌이 든다. 몽환적인 느낌과 그 특유의 색채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오묘한 힘이 있다. 소설 '클림트'가 픽션이 가미된 클림트에 관한 소설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그래도 실제 클림트는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있었을까라는 궁금증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을 다 읽은 소감을 솔직하게 한 마디로 말하자면, '별로 재미없다'이다. 이 소설의 시점은 클림트가 아닌 그의 일생의 연인이라 할 수 있는 에밀리의 시점으로 그려져 있다. 클림트와 에밀리의 만남서부터 클림트의 죽음 이후까지 그들의 일대기를 알 수 있다. (물론, 픽션이 가미되었지만 어느 정도 사실을 바탕으로 쓰여졌기 때문에 대략적인 실제 이야기 파악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이 책이 그리 흥미롭지 않았던 것은 그들의 이야기가 그리 흥미롭지만은 않았기 때문인 것 같다. 클림트는 바람둥이 화가이고 에밀리는 클림트에 빠지지만 똑똑하기 때문에 비극적인 여인의 모습을 보여주진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극적인 사건이라 부를 수 있을 만한게 닥히 없었고 약간 단조로운 느낌이었다.

하지만, 책 중간중간에 삽입된 클림프의 그림들과 픽션이 가미된 그림이 그려졌던 상황과 그 이야기는 재미있었다.

클림프는 한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지만, 그의 유명한 일화는 막상 없는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난 후의 그에 대한 느낌은 '바람둥이였구나'정도 였으니 말이다. 화가 '클림프'에 대해 더 알고 싶다.

여성리더들이 앞으로 나아갈 길: 린 인 (셰릴 샌드버그)

린 인 Lean In - 200만이 열광한 TED강연! 페이스북 성공 아이콘의 특별한 조언
셰릴 샌드버그 지음, 안기순 옮김 / 와이즈베리 / 2013년 5월

요즘 시대에 '여성의 지위'나 '성차별'같은 이야기를 꺼낸다면,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란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다. 그만큼 사회도 많이 변했고 여성의 지위도 많이 올라갔다. 하지만 아직도 여자임으로 인하여 받게 되는 차별이라던지 시선이라는게 존재한다. 흔히들 말하는 '유리천장'은 아직 부서지지 않은 것이다. 일하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느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린 인'은 지금 이 시대에도 아직 존재하는 '유리천장'과 여성들이 부딪히게 되는 다양한 상황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거리를 던져주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놀랐던 점 중에 하나는, 성평등이나 여러가지 면에서 선진국인 미국에서도 여성들이 겪고 있는 상황이 한국과 많이 닮아있다는 점이다. 사회생활, 특히 일터에서 여성들이 맞닥뜨리는 상황은 미국이란 생각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닮아 있었다. 또한, 저자인 셰릴 샌드버그의 이야기와 그녀의 초년생 때의 모습이 보통 여성들과 많이 닮아있어 더욱 공감이 갔다.

'린 인'은 단순히 여성들이 읽고 '맞아'라고 외쳐야할 책은 아니다. 오히려 리더가 되고 싶은 여성들, 앞으로 전진하고 싶은 여성들을 이해해야하는 남성들이 읽어야 하는 책인 것 같다. 요즘 남성들은 오히려 자신들이 '역차별'을 당하는 상황에 놓여있다고들 하다. 사실 아예 틀린 말도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여성들이 겪게 되는 '유리천장'이 사라진 것도 아니다. 아직도 회사 중역의 대다수는 남자들이 차지하고 있으며, 그들의 사고방식이 적용되고 있다. 사회가 바뀌기 위해서는 단순히 위대한 인물 하나가 나와야 하는 것이 아니다. 서로에 대한 이해가 이루어졌을 때, 진정한 변화가 싹트기 시작할 것이다. 나는 앞으로의 세대는 더이상 성으로 인한 차별이나 유리천장과 같은 이야기를 하지 않는 환경에서 자랐음 한다.

인간이라는 동물과 개라는 생명체: 28 (정유정)

28 - 정유정 장편소설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3년 6월

지인이 자기 인생 최고의 책 중 하나가 '내 심장을 쏴라'라고 하였다. 그 뒤로 '정유정'이라는 작가가 내 기억 속에 각인되었다. '내 심장을 쏴라'는 지인이 추천해주기 전에 이미 읽었던 작품이었지만, 제목을 들었을 때는 바로 생각이 나지 않았다. 나중에 독서 기록장을 뒤적이고 '초반의 지루함을 조금만 견디면, 작가가 들려주는 세계에 빠져들어 간다'라는 내 나름의 감상을 읽고서야 제대로 기억이 났다. 하지만 '내 심장을 쏴라'는 책을 읽었을 당시에는 재밌게 읽었지만, 크게 각인되지는 않았던 정도였다.

올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정유정의 '28'은 확실히 '내 심장을 쏴라'와는 느낌이 달랐다. '내 심장을 쏴라'가 초반 분위기와 등장인물들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다면, '28'은 처음부터 읽는 이들을 단번에 사로 잡으며 스토리를 이끌고 간다. 또한, '28'에서는 무거운 분위기가 깊게 깔려 있었다.

흡인력으로 치면 단연 '28'이 '내 심장을 쏴라'보다 탁월하다고 느껴진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내 심장을 쏴라'에 더욱 마음이 가는 것은, 역시 등장인물에 있을 것이다. '28'에서는 다양한 등장인물들이 나오며, 그들을 닥쳐오는 사건들의 '연민'이란 감정이 커져만 간다. 연민은 느꼈지만, 등장인물에 빠져들지는 못했다. 반면에 '내 심장을 쏴라'를 읽었을 때는 그야말로 등장인물들에게 매료되었다. 그래서인지 '내 심장을 쏴라'에 더욱 마음이 간다.

'28'을 읽으면서 가장 와닿았던 점은 단순히 잔혹한 리얼리티와 같은 부분이 아니었다. 사랑이란 사람을 참으로 여러가지 모습으로 만드는 구나라고 느꼈다. 모든 것의 접점은 사랑이었다. 그것이 기준의 가족사랑이든, 스타를 향한 링고의 사랑이든, 사랑을 갈구했던 동해든지 간에 말이다. 또한, 주변상황이 인간을 얼마나 다르게 만들 수 있는지, 지배할 수 있는지... 참으로 무서운 일이다.

이 책의 상황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면서, 한편으론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그리고 그게 바로 이 책의 매력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놀이하듯 공부하라: 공부하는 사람들 (더글라스 토머스, 존 실리 브라운)

공부하는 사람들 - 놀이하듯 공부하는 새로운 인류의 탄생
더글라스 토마스 & 존 실리 브라운 지음, 송형호 외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13년 6월

사실 이 책은 나 자신을 위해 읽을려고 집어든 책이다. 하지만 막상 책을 읽어보니, 선생님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았다. 특히나 공교육에 몸을 담고 있는 학교 선생님들이 읽고, 디지털 세대인 학생들을 이해하고 교육에 실제로 적용한다면 참 좋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공부하는 사람들'의 부제인 '놀이하듯 공부하는 새로운 인류의 탄생'처럼 디지털 세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놀이하듯 공부하는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자신이 관심이 있는 분야를 파고 들고 다른 사람들과 토론하는 소통 방식을 거쳐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자신 혼자만의 방식으로 빠져있는 것보다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며 의견을 다듬어가는 것은 단순히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방법이다. 또한 소통이라는 열쇠가 한 사람의 지식의 수준뿐만 아니라 인격적으로 성숙될 수 있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이 책에서 또 흥미로웠던 부분은 '해리포터 세대' 부분이다. 해리포터에 빠진 사람들은 말그대로 해리포터를 공부하여 해리포터가 박사가 된다.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이런식으로 놀면서 공부한다면 좋을 것 같다. 공부가 놀이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가 필요할 것 같다.

'공부하는 사람들'은 현 세대에 맞는 다양한 공부의 모습을 보여준다. 기존의 전형적인 공부를 생각했던 사람들에겐 공부를 다른 방향으로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