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어릴 때는 어디를 놀러가면 박물관이나 유적지를 가는 게 너무 재미없는 일이라 생각했었다.
수학여행도 불국사를 가면 왜 가는 지, 가서는 거기서 거기인 궁궐들, 사찰을 왜 보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냥 임금이 살던 곳, 역사가 있는 곳일 뿐인데 왜..
지금 생각해보니 그곳에 대해 아는 게 없어서 더 그런 것 같다.
그 안에 담겨진 스토리를 모르기에, 내 눈에 궁궐은 다 똑같은 궁궐이었던 것이다.
작년 겨울, 아이들을 데리고 경주에 갔었다.
도착한 날 밤에 동궁과 월지를 가고, 다음날 경주박물관에 갔는데
아이들에겐 그저 산책로일 뿐이고, 그냥저냥 번쩍거리는 왕관들이 있는 전시장일 뿐이었다.
물론 그것만으로도 아이들은 즐거워한다.
하지만 자기들도 그 산책로에 담겨진 이야기를 안다면 그 곳이 다르게 보이지 않을까.
그렇기에 아이들의 시선에 맞추어 담겨진 이 책이 더 고마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