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하나의 꽃병, 나태주의 세계 동시 따라 쓰기 따라 쓰기
나태주 엮음, 윤문영 그림 / 한솔수북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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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김용택이 사랑한 동시 따라 쓰기>를 아이랑 재미있게 했던터라 이번에도 시를 읽고 음미하며 어떤 마음으로 써내려 갔을까? 필사하며 느껴보는 시간이었어요.

시가 가진 의미들이 함축적일 때도 있고 때론 직선적일 때도 있어요. 반면 직선인데 시가 함축적인 뜻을 갖는다고 배워서 뭔가 끄집어 내려고 굳이 애쓰는 건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했지요.

p.44
_ 비눗방울 _ ( 장 콕토 )

비눗방울 속으로는
정원을 넣을 수 없습니다.
주변을 돌고만 있습니다.

"'장 콕토'는 아들이 좋아하는 화가 피카소의 친구이자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을 벌인 사람이야.
그런데 이 사람이 비누방울을 이렇게 표현했네?
여기 무슨 뜻이 있는걸까?" 물었어요.

저는 장 콕토의 활동을 알고 있어 혹여 이 시구가 그의 일생에 어느 부분의 이야기일까 추론하는 재미가 있었는데요,
아이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이 시를 어떻게 받아들였을지 궁금했어요.
아이는 단 세 줄로 나름의 추론을 내려 상상을 더해보다가
현실적인 부분을 더 드러내어 설명해 주었어요.
어떨 땐 아이의 직선적인 시선에 더 감화가 되는 것 같아요.

이렇게 아이와 함께 시를 나누면서 시가 가져다주는 풍성한 감수성이 이런거였지, 왜 시집은 읽을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싶더라고요. 어릴 땐 시집을 정말 많이 읽었고 친구들에게 손편지로 보내기도 했는데 말이지요. 그러한 감수성을 아이들에게 물려주고자 나태주 시인께서 엮으신 거겠지요?





<지구는 하나의 꽃병, 나태주의 세계 동시 따라쓰기>를 읽으며 근간에 느끼지 못했던 여유로움을 부쩍 느꼈던 것 같아요. 시를 읽으며 다소 동 떨어진 세상의 호젓한 호숫가에 앉아 만끽하는 여유 말이지요.

책에 세계의 문호, 예술가, 유명인 등의 시구가 잔잔하게, 때론 단도리 하라는 듯 매섭게 마음을 두드렸고 아름답고 온화한 수채화는 마음을 더 느슨하게 만들어 주었던, 두꺼운 책 없이도 상념이 유유히 눈 앞을 떠다니는 시간이었습니다.

요즘 필사 많이들 하시지요?
아름다운 동시로 마음을 정화하며 함께 필사의 시간도 가져가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활용한 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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