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강 세븐
A. J. 라이언 지음, 전행선 옮김 / 나무옆의자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해당 도서는 출판사 '나무 옆 의자' (@namu_bench)를 통해 협찬받았습니다.

-

📝 𝑹𝒆𝒗𝒊𝒆𝒘


⠀⠀
어느 날, 한 남자가 배에서 눈을 뜬다. 그는 삭발된 상태였고 머리엔 수술 자국이 있었다. 입고 있는 옷은 자신의 정체를 알 수 없는 이상한 군복뿐. 이런저런 생각에 잠긴 남자는 한 가지 결론에 다다른다. 자신에 대한 것이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다는 사실에.
바닥엔 누군지 알 수 없는 자살로 보이는 시체가 있고 밖은 그와 같은 사람이 다섯 명 더 있는데...

⠀⠀⠀

첫 시작은 선상 미스터리처럼 자신의 정체를 모르는 여섯 명과 한 구의 시체가 있다. 그들은 서로에 대해 유추해 내기 시작하고 이 지점이 마치 셜록이 추리하는듯한 재미를 준다. 그렇게 알 수 없는 임무를 하달 받은 그들은 점점 더 알 수 없는 곳으로 향하는데 과연 그곳은 어디일까?

소설로 아포칼립스 배경을 읽긴 처음이라 인지할수록 흥미진진해졌다. 게다가 주인공을 경찰로 추정되는 인물로 배치해 캐릭터를 쉽고 빠르게 파악할 수 있었다. 겉모습에 대한 큰 묘사가 없음에도 인지가 되는 건 직업적 특성으로 상상을 해버린 걸까...?

어쨌든 <버드 박스>와 <월드 워 Z> 뒤를 잇는 소설이라는데 감염체에 대한 묘사는 이 책이 조금 더 공포스러웠던 것 같다. 앞서 두 작품은 영화만 알고 있기도 하고 애초에 버드 박스는 보이지 않아 무서운 거니까 결이 조금 다른가💦 오히려 여기서 설명되는 감염체들은 일본 만화에서 나올법한 느낌인데 특히 중간에 나오는 소녀가 상당히 소름이었다 🫨

이미 영상화 작업 중이라던데 넷플릭스가 좋아할 만한 내용일 거 같고 만약 영화로 만든다면 오리지널만 아니었으면 좋겠다 🙏🏻 대체적으로 용두사미라 이 작품은 좋은 감독이 잘 만들어줬으면... 압축이 힘들면 제발 그냥 드라마로 나와라..

왓챠에 어떤 분이 '완결 내기 싫었냐'라는 식으로 남긴 게 있어서 걱정하면서 봤는데 다행히 나한텐 괜찮은 마무리였다. 단지 전화 속 인물 혹은 집단과 이 이름 모를 6명에 대한 과거가 궁금해 아쉬운 정도?

그러고 보니 뭔가 결말까지도 상당히 애니... 아니다 오히려 이건 좀 게임 같은 느낌이다. 이걸 게임으로 만들어도 재밌을 듯‼️

아마 내가 서양인이었다면 더 공포스럽게 읽었을 것 같은데 (구조나 건축물에 대한 이해도 때문에) 못내 아쉽고 기억으로 감염된다는 문구는 약간 애매하긴 하지만 신선했다. '기억으로'가 아니라 '기억이'가 맞지 않나.

개인적으론 골딩이 좀 맘에 들었는데 나는 꼭 잡으면 배드 엔딩이더라 🤣

역시 인간은 만악의 기원이다란 생각과 함께 코로나도 저런 거면 어떡하지라는 음모설을 하나 만들고 사라진 책 ㅋㅋㅋㅋ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재뉴어리의 푸른 문
앨릭스 E. 해로우 지음, 노진선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려 548쪽에 달하는 어마무시한 소설. 그게 이 책을 접한 내 첫인상이었다.
체감 600페이지는 될 거 같은 두께였는데 인친님들 평이 좋아 나름 기대하기도 했는데 초반엔 뭔가 나랑 안 맞는 느낌에 진도가 더뎠다 😢

그. 러. 나 뭐든지 작품은 끝까지 봐야 한다 했던가‼️ 세상에 결말로 갈수록 점점 더 흥미로워지다 못해 감동적이기까지 해 눈물까지 흘리며 완독 👏🏻

이 소설은 판타지로 어릴 적 읽었던 해리 포터나 나니아 연대기와 결이 비슷하다. 어리고 약한 주인공이 일련의 시련을 겪으며 성장해나감과 동시에 마법 같은 일들이 펼쳐지는 이야기인데 앞에 언급한 두 소설 이후로 이렇게 재밌는 판타지 소설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흥미로웠다 (개인적으로 판타지는 저 두 가지 이후로 잘 안 읽긴 했음)

일단 약하디 약한 우리의 주인공 재뉴어리는 초반에 무슨 능력이 있는듯하긴 한데 로크 씨의 바람대로 착한 아이로 자라난다. 그리고 '일만 개의 문'이란 책을 보게 되는데 소설 안에서 또 소설 이야기가 나오면서 처음엔 희한한 구조다 싶으면서도 이해가 잘 안됐었다.

그것도 얼마 안 가 점점 성장해가는 능력과 아버지의 죽음, 이상한 협회 사람들 등등 재뉴어리에겐 별별 시련이 닥친다. 특히나 정신 병동에 감금됐을 땐 정말 흥미진진하다 못해 공포영화마냥 긴장되기까지 하는데 이 소설에서 제일 맘에 드는 부분 중 하나이지 않나 싶다.

결국 각성한 재뉴어리는 자유를 향해 떠나고 뒤이어 진실을 향해 달린다. 그리고 일배인을 만날 땐 솔직히 실망스러웠다. 이 작고 여린 여자애가 견딜 수 없는 이야기인 건 알지만 뭔가 이겨낼 줄 알았는데💦

라고 생각한 것도 잠시 결국 재뉴어리는 성장형 캐릭터로 진취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누구의 도움도 없이 자립해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것을 보고 카타르시스가💗

그리고 결말에 이르러서는 정말 감동적이었다 (스포니까 적을 순 없지만) 이 책을 읽는 모두가 감동받을 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글을 쓰기 위해 정보를 찾는데 책 읽기 전에 줄거리는 안 봤으면 좋겠다. 책을 통해 알아가는 재미가 있는 요소인데 (어찌 보면 반전이기도 하고) 시놉시스에 다 오픈되어 있더라. 알아도 재밌겠지만 모르고 읽으면 더 재밌을 요소라 다 오픈된 게 못내 아쉬웠다 😟

판타지는 잘못 쓰면 설정 오류도 많아지고 자칫하면 유치해질 수 있는데 작가의 데뷔작이라고 해서 너무 놀랐다 🫨

수많은 책들이 나왔어도 사람의 상상력은 끝이 없구나를 또 한 번 느꼈고 솔직히 이 정도면 어디선가 영상화를 노릴 거 같은데 어떻게 구현될지 상상만 해도 즐겁다 👀
이미 읽는 내내 상상 속 풍경들이 너무 멋졌기 때문에 꼭 영상화를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

처음에 읽다가 잠시 하차하고는 읽을 책이 많아 깜빡했던 나 자신을 자책하며 이제라도 완독해서 정말 다행이다 싶다가도 멈추지 말고 쭉 읽었다면 더 재밌게 읽었을 텐데라는 아쉬움도 남은 책이었다.

역시 인친님들이 괜히 재밌게 읽으신 게 아니었음 👍🏻
좋은 책을 협찬해 주신 출판사분들께도 감사와 사죄의 말씀을 드리며 다들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다. 두께는 재밌는 책 앞에서 아무것도 아님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침과 저녁의 범죄 가노 라이타 시리즈 2
후루타 덴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고른 이유는 단순했다. 제목이 맘에 들어서. 아침과 저녁의 범죄라니 마치 지킬 앤 하이드 느낌이 아닌가😏 물론 내용은 아무 상관 없더라.

이 소설은 <희망이 죽은 밤에>와 마찬가지로 사회파 미스터리이다. 둘 다 아동 학대에 관련된 이야기인데 당연한 얘기지만 같은 주제여도 내용은 완전히 다르다. 그리고 둘 다 좋은 작품이라 내용을 모르고 골랐는데 완전 럭키비키였다💗

형제의 재회로 시작해 갑자기 납치극이 되었다가 돌연 영화 <아무도 모른다>와 비슷한 느낌의 이야기로 흘러가길래 어떻게 풀어 나가려고 하나 싶었다. 심지어 도서 추리(도치 서술의 줄임말)로 '범인은 누구인가'가 아닌 '어떻게 범죄를 파헤칠 것인가'를 보여주다 보니 더더욱 궁금해져 갔다.

그리고 후반부로 갈수록 '아동학대'의 끝없는 굴레에 빠진 나는 약간의 절망을 느꼈다. 가장 편안해야 할 내 집이, 무슨 일이 있어도 내 편이어야 할 내 가족이 나를 다치게 하는 존재가 된다는 것만큼 슬픈 일이 없는 것 같다. 심지어는 대물림된다는 것이 이 사회에서 뿌리뽑아야 할 큰 문제임을 인식함과 동시에 미래를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실제로 이 소설이나 <아무도 모른다>처럼 일본엔 아동 학대 및 방치 사건이 굉장히 많다고 들었는데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무엇일까..😢

추리소설은 독자에게 놀라움을 주기 위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런 행위는 글을 잘 풀어내지 못하면 역효과를 일으킨다. 후루타 덴 같은 경우엔 유려한 필체로 반전에 반전을 줘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오히려 범인의 동기를 더욱더 탄탄하게 해주며 우리가 캐릭터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가노 순경의 활약도 좋지만 전체적인 내용이 좋아서 전작 <거짓의 봄>도 꼭 읽어봐야겠다 🌷

역시 추리소설을 블루홀식스‼️ 요즘 이 출판사 소설 읽고 실망한 적이 없는 듯👍🏻👍🏻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어떤 죽음에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 어느 응급실 의사의 삶에 관한 기록
파존 A. 나비 지음, 이문영 옮김 / 사람의집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며 노후에 대해 관심이 많아졌다. '혹여 부모님이 편찮으시면, 내가 늙어서 아프게 되면'이란 가정하에 간병과 요양에 대한 관심이, 의료의 발전으로 생명 연장은 가능해졌으나 '인생의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 할까'란 생각에 죽음에 대한 관심이 늘어났다. (물론 아직 그럴 나이는 아니지만 가는 데는 순서 없으니까, 미리 생각해두면 좋을 거 같아서)

독서모임에 나와 비슷한 분야의 책을 읽는 분이 계셔서 여러 책을 주고받았는데 그중 하나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였다. 내가 고민하던 것들 그리고 그 이상이 적혀져 있었고 역시나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저자는 미국에서 응급실 의사로 일하고 있다. 책을 읽기 전 차례를 훑어봤을 땐 챕터마다 다른 환자의 이야기가 나올 것 같았는데 심정지로 실려온 43세의 여성을 중심으로 자신의 생각과 다른 환자의 사례, 미국 의료 시스템과 의사에 관한 이야기들을 풀어냈다.

우리나라는 생각보다 의료 체계가 굉장히 잘 잡혀있는 편이다. 의료 보험만 해도 그런데, 미국의 경우 가벼운 감기만 해도 비싼 병원비 탓에 참거나 진료 없이 약을 사 먹는다. 그래서 마약성 진통제도 시중에 유통이 되며 이 때문에 마약 중독에 빠지는 인구도 꽤 많다.

요즘은 의사 파업 때문에 환자들이 많은 피해를 보고 응급실 뺑뺑이 뉴스가 계속 보여 이러다 아프면 어쩌나 싶지만 그래도 근본 자체가 자르다 생각한다 😮‍💨
최소한 너무 아플 때 119를 불러볼 수 있고 건강검진 제도로 병을 미리 발견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어쨌거나 이런 열악한 미국의 의료체계에서도 나비 박사는 응급실에서 열심히 생명을 살려낸다. 사실 의사의 입장에서는 이런 불편함을 많이 못 느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전 세계를 강타했던 무시무시한 바이러스 '코로나'를 겪으며 미국의 미비한 의료 체계와 제한적인 제도를 깨닫고 되돌아보는 계기를 갖게 된다

이런 데서 오는 무력감과 환자를 살려내지 못한 절망과 후회, 환자의 죽음을 뒤로한 채 바로 다른 환자의 투정을 들어줘야 하는 분노, 알릴 의무 등 환자의 입장에선 보기 어려운 시선들을 보여준다.

많은 의사들이 환자 앞에서 감정을 숨기지만 사실은 큰 트라우마들이 있고 응급실에선 의외로 학교에서 배웠던 의료 지식보다 아르바이트하며 배웠던 서비스 마인드가 더 필요하단 것도.

태어나서 크게 아팠던 적도, 응급실에 가본 적도, 입원해 본적도 없지만 그곳에서 일해봤던 사람으로서..
아픈니까 예민하고 짜증 나는 건 이해하지만 솔직히 말도 안 되게 진상 부리는 환자들도 너무 많기 때문에 (사실 엄청나게 이기적인 경우가 많았다) 의료계 종사자분들 정말 대단하다 말씀드리고 싶고 박수 쳐드리고 싶다 👨🏻‍⚕️👩🏻‍⚕️

내가 모르는 나라, 직업군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어 좋았고 그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한다. 그리고 내 삶을 다시금 돌아보며 내년엔 꼭 건강검진을 받기로 다짐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화녕가
이영희 지음 / 델피노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화녕가>. 혼란한 세상 속 불꽃같은 삶을 산 화녕의 기구한 운명과 꿈과 사랑, 자유에 관한 이야기이다. 일본과의 갈등을 정면으로 다루지 않으면서 등장인물들의 눈을 통해 우리 민족의 정신적 핍박을 보여준다.

역사와 개인의 갈등을 깊이 있게 탐구하면서도 인물들의 내면적 갈등과 열망을 섬세하게 다룬다. 당시 가요를 잘 모르는 사람이 봐도 깊은 여운을 남기는 작품으로 작가가 많은 연구와 탐색을 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등장인물들도 하나같이 섬세하고 빛나는데 주인공 '화녕'의 경우 정말 모진 고생 다하면서도 꿈과 자유를 향해 나아가는 인물로 어찌 보면 독립에 가장 어울리는 인물이 아닐까 싶다. 다들 자신의 이름이 '꽃 화'인 줄 아는데 사실은 '불꽃'이라는 설명도 그녀를 잘 보여주는 지점이 아닌가 싶다. 정말 마지막 장면에선 숨이 멎을 만큼 이름과 잘 어울리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

이와 반대로 '인서'는 나에겐 물 같은 존재였다. 고요하고 깊으며 다 받아줄 수 있는 그런 존재. 태생적으로 양반의 신분이라 아무것도 모르는 고고한 도련님이라 착각할 수 있지만 부모님의 생사는 알 수 없고 할아버지, 새 할머니 손에서 압박 당하며 자라온 이 도련님은 참으로 용감하면서도 온화하고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그래서 둘이 이어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쉽지 않지😢

일본의 자식으로 태어난 '현성'과 인서 동생 '인예'도 너무 좋았는데 특히 현성의 경우 실제 일제강점기 당시 우리나라 사람들을 도와줬던 몇 안 되는 일본인들을 제대로 보여준 캐릭터가 아닐까 싶었다.

게다가 이 캐릭터는 자해를 하면서까지 아버지(=일본)에 맞서 싸웠지만 모든 걸 잃은 캐릭터가 아닌가😭 그럼에도 살아서 한국에 대한 정확한 역사를 퍼트리고 있었단 점에 눈물바다...

생각해 보니 이 소설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행복한 캐릭터는 한 명도 없었다💧
결말에 다다를수록 내 눈물샘은 폭발해 눈물을 뚝뚝 흘리며 겨우 다 읽었다
역시 델피노 소설은 사람을 미치게 하는 그런 게 있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