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녕가
이영희 지음 / 델피노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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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화녕가>. 혼란한 세상 속 불꽃같은 삶을 산 화녕의 기구한 운명과 꿈과 사랑, 자유에 관한 이야기이다. 일본과의 갈등을 정면으로 다루지 않으면서 등장인물들의 눈을 통해 우리 민족의 정신적 핍박을 보여준다.

역사와 개인의 갈등을 깊이 있게 탐구하면서도 인물들의 내면적 갈등과 열망을 섬세하게 다룬다. 당시 가요를 잘 모르는 사람이 봐도 깊은 여운을 남기는 작품으로 작가가 많은 연구와 탐색을 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등장인물들도 하나같이 섬세하고 빛나는데 주인공 '화녕'의 경우 정말 모진 고생 다하면서도 꿈과 자유를 향해 나아가는 인물로 어찌 보면 독립에 가장 어울리는 인물이 아닐까 싶다. 다들 자신의 이름이 '꽃 화'인 줄 아는데 사실은 '불꽃'이라는 설명도 그녀를 잘 보여주는 지점이 아닌가 싶다. 정말 마지막 장면에선 숨이 멎을 만큼 이름과 잘 어울리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

이와 반대로 '인서'는 나에겐 물 같은 존재였다. 고요하고 깊으며 다 받아줄 수 있는 그런 존재. 태생적으로 양반의 신분이라 아무것도 모르는 고고한 도련님이라 착각할 수 있지만 부모님의 생사는 알 수 없고 할아버지, 새 할머니 손에서 압박 당하며 자라온 이 도련님은 참으로 용감하면서도 온화하고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그래서 둘이 이어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쉽지 않지😢

일본의 자식으로 태어난 '현성'과 인서 동생 '인예'도 너무 좋았는데 특히 현성의 경우 실제 일제강점기 당시 우리나라 사람들을 도와줬던 몇 안 되는 일본인들을 제대로 보여준 캐릭터가 아닐까 싶었다.

게다가 이 캐릭터는 자해를 하면서까지 아버지(=일본)에 맞서 싸웠지만 모든 걸 잃은 캐릭터가 아닌가😭 그럼에도 살아서 한국에 대한 정확한 역사를 퍼트리고 있었단 점에 눈물바다...

생각해 보니 이 소설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행복한 캐릭터는 한 명도 없었다💧
결말에 다다를수록 내 눈물샘은 폭발해 눈물을 뚝뚝 흘리며 겨우 다 읽었다
역시 델피노 소설은 사람을 미치게 하는 그런 게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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