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 마라, 눈물이 네 몸을 녹일 것이니 - 인도가 내게 가르쳐 준 것들
이화경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울지마라, 눈물이 네 몸을 녹일 것이니...

 

시인 이화경의 인도 체류기이다.

기존 여행기의 개념을 넘어서 인도에서 직접 생활하면서 느낀 점을 글로 표현했다.

글 곳곳에서 시적인 느낌이 묻어난다.

 

40에 들어서면서 세상에 대한, 삶에 대한, 자신에 대한 고통의 앓이가

인도로 그녀를 이끌었고, 그녀의 인도에 대한 진솔한 생각과 고통들이

나의 사십앓이 고통을 완화시켜주었다.

 

나에게 인도는 내 마지막 여행지라고 이십대부터 외쳤었다.

모든 사물이 철학을 할 것 같고, 모든 인도사람이 철학자일 것만 같은...

그래서 나의 인생 마지막을 그곳에서 맞이하고팠던... 그 곳이었다.

 

십 몇년전에 지인이 인도로 배낭여행을 떠났을 때 따라나서지 못했던

서운함이 늘 마음에 있었고,

지인이 사다준 세계사 책에서만 보았던 다질링의 차를 맛보면서 감격했고

누가 죽었다는 말을 들으면 인도의 화장 풍습을 떠올렸었다.

 

나에게 막연한 미래를 품게 해 주었던 인도가 마음속에 들어온 느낌이다.

카스트제도에 얽매여 사는 그들의 모습, 아예 그 사회에서는 존재하지도

말을 해서도 안되는 불가촉천민의 삶.

아무런 저항없이 자신의 카스트를 받아들이는 그들.

힘겨운 그들의 현실을 마음으로 아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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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 영원히 철들지 않는 남자들의 문화심리학
김정운 지음 / 쌤앤파커스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즘 '재미있게 살자' 강의를 한다는 문화심리학자이자 명지대 교수인 김정운의 2009년 최근작이다.
한마디로 사람에 대한 사회에 대한 예리한 통찰을 끌어내는 이 책이 정말 멋지다. 이런 글을 쓴

저자도 멋있어 보인다.

  이 책에 등장하는 그의 팔불출 친구들은 사회적인 기준에서 본다면 잘나가는 어느 회사의 CEO,

이름 알려진 교수들, 은행지점장들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친구들을 아주 인간적이고 사실적인

인물들로 등장시켰다. 그들의 행동과 걸러지지 않은 말을 그대로 옮겨두어 우리와 같은 사람이게

만들었다는 말씀이다. 그래서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그의 용기가 좋다.

  제일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타인과의 상호작용과 의사소통에 대해서 쓴 구절이다. 요즘 내가 너무도

절실히 겪고 있는 터라 아마도 더 와닿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자신이 귀중한 존재로 여겨질 때 자존감이 유지된다고 했다. 사회적 상호작용

에서 자신이 상대방의 일방적인 훈계와 계몽의 대상이 되면 자존감이 여지없이 망가질뿐더러 아주

묘한 방식으로 표출되기도 하며 심할 경우, 아예 세상을 뒤집어 버리기도 한다고 썼다. 이 글에 충분히

공감한다. 1시간 이상 계속되는 훈계 상태에 놓여있으면 정신을 놓을 듯 아찔해지는 순간을 맞이한다.

100%로 맞는 말씀이라는 이야기다.

  그리고 권력으로 사람을 움직일 수 있던 시대는 지났으며 돈으로는 더더욱 아니라고 목청높여 이야기

해 준다. 상대방의 존재를 인정해 줄 때만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으며 21세기 리더십은 '마음을

움직이는 힘'에서 나온다 역설한다. '순서바꾸기 turn-taking' 와 '관점바꾸기 Perspective taking'

로 상대와 의사소통을 이룰 수 있을 때 멋진 리더, 최고의 리더가 된다는 지극히 공감가는 말씀을 하신다.

그러면서 본인은 입꽁지가 처진 중년남자들 특히 CEO, 대학교수, 공무원 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강연을 할 때

무척 어렵다 말을 한다. 어떠한 상호작용도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란다. 어떠한 유머도 통하지 않기 때문

이란다. 도무지 자신들이 언제 반응해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란다. 아니, 알면서도 '반응하는 것'이 '쪽

팔린다'고 생각한단다. 존귀와 위엄을 갖춘 사람든 쉽게 웃거나 가벼이 반응하면 안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란다. 불안한 존재들의 특징이란다. 그러면서 의사소통을 막는 '순서바꾸기'의 손상은 단순히 상대의

기분을 나쁘게 만드는 정도로 끝나지 않고 더 큰 문제 '관점 바꾸기'의 상실을 가져온단다.

그리고 한마디 더 붙여주신다. 사는게 재미없는 상사와 일하면 죽고싶다는 생각이 든단다. 하하하.

 

자기본위적인 아주 이기적인 생각들로 세상을 살아가기 때문이 이런 문제들이 나타나지 않을까.

세상은 항상 잘못됐고 남들은 그렇게 무례할 수가 없고, 내가 무례하거나 사소한 잘못을 범할 때도

아주 가끔은 있지만 그것은 반드시 피치 못할 사정이 있기 때문에 비난 받아야 할 대상에서 나는 항상

제외되어야 한다고 생각들을 하신단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는 의식.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하면 불륜.

 

자신이 하는 일, 사회적 관계 등 사람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려 하는데 세상에

바보같은 짓이 '사회적 지위'로 자신의 존재가치를 확인하는 일이란다. 왜냐. 사회적 지위는 반드시

변하고 사라지기 때문이란다. 과거의 지위로 미래를 살아가는 것처럼 서글프고 초라한 일은 없단다.

바쁠수록, 정신없을수록 내가 누구인지 확인하며 살아야 한단다. 당연히 여겨지는 어느 회사의 부장,

사장, 교수와 같은 내 사회적 지위는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말씀. 내 본질들과는 상관 없다는 말씀이다.

도대체 언제까지 사장할 것이며, 언제까지 교수할 수 있느냐고 반문해 주신다.

멋지다. 하지만 우리사회 대부분 사람들은 일단 첫대면에서 서로의 사회적 지위를 확인하고

서열관계(?)를 확실히 매듭짓기 위해 명함 주고받기를 한다. 그러면서 내가 타인에게 입꽁지를

올려야 할지, 내려야 할지를 순간적으로 판단해 행동으로 개시한다.

  나는 그들의 처진 입꽁지를 쫑긋 땡겨주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나중에 내가 나이들면 나의 후배들도

나의 처진 입꽁지를  수술을 해서라도 땡겨주고 싶겠지?

 

 내가 좋아하는 일, 내가 재미있어 하는 일을 하면서 나를 확인하고 나의 존재가치를 확인하며

살아가라는 그가 너무 멋지다. 하루하루 매일 매시 감탄하고 살아가라는 그가 고맙다.

 

그가 산 캠핑카에 나도 동승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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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다운 정원
심윤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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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품이다. 1977년부터 1981년 사이의 일을 시간적인 전개로
나. 어린 한동구의 시선과 생각으로 끌어내는 작품이다.

한씨집안의 4대 독자인 나. 한동구는 우리의 생각속 할머니와는 전혀 다른 이미지인

완고하고 심술궂고 욕으로 가득찬 할머니 때문에 고통받는 아이다.

물론 할머니에게 제일 고통 받는 사람은 한국사회라면 다 인정할 그 집의 며느리,

즉 한동구의 엄마다.

  한동구를 낳고도 6년이나 태기가 없어 아이를 낳지 못하다가 귀하게 얻은 아이가

딸이라는 이유로 그날부터 고스란히 할머니의 구박과 욕설을 참아내야 하는 엄마는

정신까지도 만신창이가 되지 않았을까.

애교 많고 똑똑한 동생 영주가 아파도, 3학년이 되도록 한글을 읽고 쓰지 못하는 동구도

아버지가 무뚝뚝한 이유도 모두 엄마의 잘못이라는 할머니.

  할머니가 애지중지 가꾸던 감나무에 달린 감을 만져보려고 동구의 무등을 탔던

사랑스런 영주가 미풍에 넘어져 세상을 등진것도 모두 어머니의 잘못이었고

엄마의 밥 먹는 모습도 아이 죽인 어미가 해서는 안될 짓이었다.

  견디다 못한 엄마가 할머니의 앞에 고추장독을 깨버리고는 그 길로 나가 결국은 정신병원에서

치료까지 받아야 하는 신세가 되었고 그런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할머니의 엄마에 대한

미움과 원망은 끝날줄을 모른다.

  이 위태로운 가정에서 아버지는 어떠했을까. 한국적 가부장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

아버지는 절대적인 권위를 여전히 버리지 못하고 어린 동구에게 아버지를 중심으로 가정을

행복하게 잘 이끌어보자고 이야기한다.

  동구의 마음을 달래주고 보듬어준 단 한 사람은 3학년 2학기때 자신을 애정으로

감싸준 박영은 선생님 밖에 없었다. 동구의 난독증을 깊이있게 관찰하고 동구의 눈높이에서

받아들이고 이해해 준 선생님에게 동구는 진정으로 사랑을 느낀다.

  묘한 시대적 상황. 박영은 선생님이 할머니의 생신을 맞아 광주에 내려가서 다시는 돌아오지

못한다는 암시적인 내용들이 약간은 상투적이기는 하나 어린시절 알게 모르게 가족으로부터

특히. 할머니로부터, 그리고 할머니와 어머니의 고부갈등에서 제역할을 못했던 아버지를

가졌던 우리들에게는 찡한 감동으로 다가올 수 있다. 

  동구가 동경했던 삼층집의 아름다원에서 다시 곤줄박이를 보았듯 우리 삶에도 

어린 시절을 극복하고 새 희망을 얻을 뭔가가 계속해서 나타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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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찌민과 시클로 - 이지상 베트남 여행기
이지상 지음 / 북하우스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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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여행가 이지상이 쓴 베트남 여행기이다.

네 번의 베트남 여행을 담아놓은 이 책은 저자가 서문에서 기록을 좋아한다고 스스로 밝힌 것처럼 나에게 마치 베트남의 거리를 걷고 있는 듯한 착각을 가져다 주었다.


베트남의 민족이념으로 대표되는 민족주의자 호치민과 현재 베트남인들이 즐겨타고 다니는 일상의 생활수단 시클로. 이념과 생활 앞에서 누구나 느끼는 괴리감. 그 거리를 좁혀가고자 노력하는 베트남인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아름다운 자연속에 말없이 담겨있는 베트남전의 처절함. 서로를 죽일 수밖에 없었던 과거속의 사람들. 미국의 개입과 참전. 한국군의 파병. 그 속에서 일어난 숨길 수 없는 아픈 과거는 자연의 아름다움 앞에서도 선명히 드러난다.

격렬했던 참전지, 학살지를 찾아 나서는 저자의 아프고 떨리는 마음이 책을 읽는 나에게도 전해온다. 한국인이라는 말에 찌를듯한 눈빛을 보내오는 이들 앞에 죄인일 수 밖에 없는 우리. 나는 또 우리는 그들을 어떤 방법으로 위로해야 하나.

하지만 베트남인들은 누구의 사과도 원하지 않는다. 과거는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고 자신들의 일이라 받아들이고 과거의 일이라 일축하는 베트남 국민. 아픈 과거를 딛고 일어서고자 하는 삶의 의지앞에 더 큰 감동이 밀려온다.


여행은 사람을 새롭게 만든다고 했던가. 가보지 못한 나라 베트남 앞에서 나는 새로워진다. 나는 무엇을 하고 있고 또 무엇을 하고 싶은가.

오늘은 내 앞에 솔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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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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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는 한비야가 지난 5년간 수행한 세계 긴급구호활동 현장보고서이다. 그녀는 5년이라는 기간 동안 내전으로 폐허가 된 아프가니스탄에서 신고식을 치른 후 아프리카 말라위, 잠비아를 거쳐 이라크,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 네팔, 팔레스타인-이스라엘을 거쳐 북한에서 활동했다. 남아시아 지진해일 참사때는 ‘지옥같은’ 쓰나미 피해지역에서 긴급 구호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월드비전 의 긴급구호팀장으로 전세계의 구호현장을 누비는 우리의 호프 한비야님 정말 뜨거운 인생을 사는 우리시대의 영웅이다 이책은 지금 많은사람들이 기아와 전쟁 자연재해로 신음하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단돈 천원이면 살수있는 약이 없어 서 생명을 잃고 있으며 수천만명의 사람들이 빵한조각을 구하지 못해서 죽어가고 참상을 고발한다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밀려난 사람들 그들의 대한 관심과 도움이 긴급함을 깨닫게 해주는책이다.

이 세상이 결코 지금 내가 있는 공간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인간들은 때로 우물안이 세상의 전부라고 착각하고 산다. 글의 표현을 어떻게 하느냐보다 그 안에 담긴 진실을 아는 것이 중요한것 같다. 한비야씨가 우리가 할 수 없는 일을 하고 있다는 자체로 그리고 세상에 그렇게 힘든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이야기 해주고 있다는 것으로 지도 밖 세상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하는 계기가 된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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