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서문)
당신의 아이가 배움의 즐거움을 잃더라도, 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어른이 되어 나라 경제에
큰 이익을 가져올 것이라는 희망을 보인다면, 그것으로 충분한가?
당신의 아이가 지금 오렌지처럼 쥐어 짜지고, 결국 회사에서 기꺼이 착취당하기를 바라는가?
태어나면서부터 줄곧 무자비한 경쟁을 하는 것이 옳다고 믿는가?
나는 아니다. 그래서 썼다.

p. 20.
부모가 아이를 애지중지함으로써
아이의 사랑과 인정을 받으려 애쓴다면,
아이는 딜레마에 빠진다.
아이는 스스로를 전능한 존재로 여기는 동시에
감당하기 어려운 큰 부담을 느낀다.

p.22
임신한 순간부터 이미 이중성은 시작된다. 호르몬 작용으로 행복감이 생기지만
불안과 두려움도 함께 생긴다.
그러나 이런 이중 감정은 완벽한 엄마의 모습과 어울리지 않기 때문에
마음에 들지 않을 뿐더러 인정하고 싶지도 않다.

p. 30. 미국 '헬리콥터 교육'
... 의미나 가치는 숙고하지 않은 채 아이에게 끊임없이 돈, 시간, 노동,
에너지를 쏟아붓는다. 태양을 도는 행성처럼 아이 주변을 돈다.

p. 33
... 아이는 엄마의 인생을 결정하는 과도한 권력을 움켜쥔다. 뭘 입을지, 뭘 먹을지, 어떤 학교에 갈지
결정할 때 아이의 의견을 묻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아이가 모든 것을 결정해야 하는 하는 것은
좋지 않다.
부모의 이런 행동방식은 자주 주장되는 것처럼 아이에게 한계를 정해주지 못하는 무능력 때문이 아니다.
더욱 심각한 문제인 감정적으로 아이에게서 분리하지 못하는 무능력 때문이다. 자아의식과 정체성이
미숙한 엄마 아빠가 주로 아이의 사랑과 인정에 목을 매며 과도하게 신경을 쓴다.
p. 36
과도한 사랑예찬이 아니라 솔직한 태도와 감정이입이 필요하다.
아이들은 사랑을 먹고 자라지 않는다. 그들이 편안함을 느끼며 잘 성장하는데 필요한 것은
관심, 돌봄, 격려, 인정이면 족하다.

p.41
청소년심리학자 둥켈 Lothar Dunkel 은 인터뷰에서 영재 히스테리의 슬픈 배경을 설명했다. 아이가 영재이기를
바라는 마음 뒤에는 종종 아이를 위하는 마음보다는 부모의 야먕과 허영이 있다고.

p.42.
왜 우리는 아이가 자연스럽게 성장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까? 아이의 욕구와는 전혀 상관없이 마구 자란 우리의
무성한 소망으로 빛을 가려 아이들 어둡게 할까?
왜냐하면 아이에게 거는 기대와 요구와 결국 인정받고자 하는 자신의 욕구임을 인식할 만큼 우리는 주체적이고,
성찰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저 아이를 보며 자랑스러움을 느끼려 하고 그것은 당연한 일이리 여긴다.
... 아이가 성공하면 우리는 좋은 부모가 된다. 아이의 성공이 곧 우리의 성공이다. 아이의 성공으로 우리는 좋은
부모라는 새로운 사회적 지위를 얻는다.

p.50
우리가 아이에게서 보는 것(혹은 보지 못하는 것)은 우리의 관점으로 본 것이고 우리의 생애와 관련이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또한 내 아이는 내가 잘 안다고 주장해서도 안 된다. 그것은 착각이다. 우리는 대부분을 못 보고 지나치고
많은 부분을 잘못 해석한다. 우리는 아이를 과대평가 하거나 과소평가하고 보고 싶은 것만 본다.
자신의 환상과 소망으로 시야를 가릴수록, 우리는 아이의 진짜 고유한 특징을 알아보지 못한다. 그러므로 아이를
관찰하기 전에 먼저 자신의 생애와 소망에 집중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그때 비로소 우리의 시야는 눈부신 이상화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이를 위해 감정적 거리를 조금 두는 것이 좋다.
이런 거리 두기는 요즘 사람들이 즐겨 말하듯 사랑이 부족한게 결코 아니다. 오히려 정반대로 사랑의 증거다.

p. 78
아이들은 주로 기분이 나쁠 때, 마음이 불편할 때, 무시당했거나 과도한 부담에 눌릴 때, 거부당한 기분이 들 때,
갈피를 잡을 수 없을 때 이상한 행동을 한다.
... 하지만 애석하게도 공무원 신분인 교사는 자신의 수업방식을 성찰하고 개선해야 할 압박을 받지 않는다.
교사들은 자신을 성찰하고 변하려 노력하기 보다는 아이들에게서 문제를 찾고 변화시키려 한다.
p. 79
아이가 이상행동을 할때, 가장 필요한 것은 약점까지도 온전히 받아들여지는 것이므로 부모와 교육자가 가장 먼저
할 일은 치료사에게 보내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힘들어 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상한 행동'을 견디는 것이리라.

p.83
부모들도 스스로에게 물어야 하리라. 아이가 정말 원하는 것을 희생시켜서라도 아이를 완전히 표준에 맞추고 순탄한
학교생활과 인생을 살도록 강제하고 싶은가? 아이의 개성을 인정할 마음이 과연 있는가? 또한 자신을 성찰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기본적으로 부모들이 스스로를 성찰하고 자신을 치료하는 일은 대단히 어려운 과제다.
두려움과 방어기제가 항상 작동한다. 스스로 상담을 받고 치료를 받기보다 훨씬 쉬운 쪽을 택한다. 말하자면
아이를 치료한다. 아이들이 부모 때문에 받는 압박을 생각한다면, 정작 치료가 시급한 쪽은 부모인데도 말이다.

한번 잘 생각해 보라. 갈등의 원인은 종종 해결되지 않은 채 윗세대로부터 고스란히 전해지고 이것은 다시

해결되지 않은 채 다음 세대로 계속 전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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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졸재'에서 십년이 훌쩍 넘도록 시골 생활을 하고 있다는 장석주 선생님의 

신작.

도서관에서 빌려서 아직 몇 쪽 못 읽었는데 꼭 사서 꼭꼭 씹어서 읽고 싶은 책이다.

 

그 중 벤자민 프랭클린의 '도덕적 완전함에 이르기 위한 담대하고 험난한 계획' 13가지.

- 절제 : 배 부르도록 먹지 마라. 취하도록 마시지 마라.

- 침묵 : 자신이나 타인에게 유익한 말만 하라. 쓸데없는 대화를 피하라.

- 규율 : 모든 물건은 제자리에 두어라. 모든 일은 제때에 하라.

- 결단 : 해야 할 일은 실천할 것을 결심하고 결심한 일은 반드시 실행하라.

- 검약 : 자신이나 남에게 이로운 일에만 돈을 써라. 쓸데없이 낭비하지 마라.

- 근면 : 시간을 낭비하지 마라. 언제나 유익한 일을 하라. 불필요한 행동은 삼가라.

- 성실 : 타인을 속여 상처를 주지 마라. 결백하고 공정하게 생각하라. 말 할 때도 그렇게 하라.

- 정의 : 타인을 모욕하거나 해야할 일을 하지 않음으로써 타인의 이익을 해치지 마라.

- 중용 : 극단을 피하고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경우에도 화를 자제하라.

- 청결 : 신체, 의복, 주택을 불결하게 하지 마라.

- 평온 : 사소한 일이나 피할 수 없는 사고에 흥분하지 마라.

- 순결 : 성관계는 건강과 자손을 위해서만 하라. 그로 인해 심신이 둔해지거나 약해지지 않도록 하고

               자신이나 타인의 평화 혹은 명성에 해가 되지 않도록 하라.

- 겸양 : 예수와 소크라테스를 본받으라.

 

 

마흔을 훌쩍 넘겨버린 나.

나의 마흔 줄은 어떻게, 무엇을 꿈꾸고 살고 싶은가?

생각이 많아지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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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사기극 - 자기계발서 권하는 사회의 허와 실
이원석 지음 / 북바이북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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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연세대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했고, 중앙대학교에서 문화이론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저자의 어머니가 초등학교 때 권해 준 노먼 빈센트 필의 <적극적 사고방식>을 시작으로 끊임없이 자기계발서를 읽어왔다고 합니다. 이후 이러한 경험이 바탕이 되어 자기계발서에 대한 생각을 구체적으로 하게 되었으며,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고 전합니다.
 
자기계발서의 역사적 연원과 함께 윤리적 패러다임, 신비적 패러다임, 심리적 패러다임 크게 3가지 영역으로 변화되어 온 자기계발서의 형식과 국내외에서 출판된 그에 해당하는 자기계발서들을 이야기합니다.
 
우리 사회의 자기계발서들이 국가나 기업, 사회가 책임져야 할 몫을 개인의 노력과 윤리적 문제로 치부하며 고도의 동기부여와 자기세뇌를 하지 있지는 않은지,  갑갑한 현실을 돌파하기 위해 최근의 자기계발서들이 긍정에 대한 강박과 힐링에 대한 집착을 보이는 건 아닌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러면서 저자는 스스로 돕는 자조(自助)사회에서 서로 돕는 공조(共助)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첫걸음을 찾아보자 소리 높이고 있습니다.
 
조금 더 나아간 독서를 원하신다면 동일 저자의 <인문학으로 자기계발서 읽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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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릴 수 없는 배 - 세월호로 드러난 부끄러운 대한민국을 말하다
우석훈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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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만 원 세대>로 잘 알려진 우석훈의 책입니다. 알베르 까뮈의 <페스트>의 주인공 랑베르의 입을 빌린 " 그러나 혼자만 행복하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지요"라는 물음에서 출발한 책입니다.

저자의 말처럼 대한민국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며, 이제 우리는 더 이상 자신이나 자신의 자녀, 아니면 자신이 아는 사람들이 그와 같은 사고를 겪지 않았던 것에 안도할 수 없는 사회를 살고 있습니다. 그 배에 타지 않았다는 이유로 살아남았지만 우리의 일상도 변변치 못하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비극 뒤에 숨어 있는 재난 자본주의, 경제적 차별과 안전의 문제, 민영화와 공공성의 문제, 준공영제의 허울이 만들어 내는 가족기업왕국 등 우리사회가 가진 구조적이며 치명적인 문제들에 대해 하나하나 짚어갑니다.

이런 대한민국을


이렇게 일으켜 세울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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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속사회 - 쉴 새 없이 접속하고 끊임없이 차단한다
엄기호 지음 / 창비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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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 쉴 새 없이 접속하고 끊임없이 차단한다.

우리의 일상에서부터 정치에 이르기까지 조금이라도 자신과 다른 이야기, 반론을 펴면 이내 곧 누구 편이냐고 되묻고 상대를 내치는 을 파괴하고 을 강요하는 사회에 대한 고찰이 담겨 있다.

저자는 다름과 차이를 차단하게 되면서, 서로의 경험을 참조하며 나누는 배움과 성장이 불가능해진 사회, 곁을 만드는 언어는 소멸해 버리고 편만 강요하는 사회, 책임은 오롯이 개인이 감당해야 하는 사회,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는 사회가 과연 사회인지를 따져 묻는다. 낯선 것(타자)과의 만남의 단절, 공적인 것과의 단속, 자기검열 혹은 스스로 단속(團束)하는 경향으로서의 단속, ‘연속의 반대로서의 단속을 통해 관계 단절이 어떻게 개인의 무기력을 낳고, 사회 붕괴로 이어지는지 날카롭게 통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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