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사스! 그리스
박은경 지음 / 북하우스 / 2008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행은 언제나 설렘이다. 이 책의 저자는 행복해지기 위해서 여행을 떠난다고 한다.

야사스! 그리스.

그리스하면 아테네. 내가 좋아하는 음악가 야니, 그리스인 조르바를 탄생시킨 니코스 카잔차키스를 탄생시킨 곳. 그리스 신화. CF에 등장하는 환상적인 풍경들. 이정도가 전부다.

저자는 그리스 섬에서 발견한 길 위의 행복을 쏟아내어 놓는다.

책을 펼치는 순간 한눈 가득 들어오는 유독이 청명한 하늘과 하늘과 바다를 구별 지을수 없는 바다의 색이 눈길을 사로 잡는다. 이런 곳에서는 꾸밈도 거짓도 있을 수 없을 거 같다. 588개의 계단이야기, 와인이야기, 고양이이야기,노을이야기, 커피이야기 그리고 신화이야기까지 여행자들의 로망이 가득찬 페이지를 만나볼 수 있다. 영국청년이 주인이라는 책방은 오래된 종이의 퀘퀘한 냄새가 즐거이 느껴지고 천장까지 가득찬 책들은 저자의 말처럼 영어권에 태어났으면 하는 부러움을 살짝 내비치게 된다. 한장의 그림엽서로도 손색이 없는 절벽위의 집들에 대한 사진은 말 그래도 경이스럽고 아름답다.

누군가 여행은 여행이기에 아름다운 것만 볼 수 있다고 했다. 막상 생활을 하고 있는 현지인들은 그 아름다움도 그 소중함도 잊을 때가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코노스 섬, 산토리니 섬, 크레타섬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은 그리스의 소소하고 너무나 일상적인 삶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래서 또 한번의 유혹을 받는다. 그리스로 당장 날아가고픈..

그리스인 조르바를 끼고 크레타섬의 낭만을 느끼는 날이 나에게도 올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08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언제나 옆에서 나를 지켜봐줄 것만 같았던 엄마.

엄마라는 단어를 가만히 곱씹으면 가슴이 담담해지는...

나 살기 바빠서 점점 잊고. 늘 내가 필요할 때는 언제든 나타나줄 것 간은 엄마.

그 엄마가 어느날 길을 잃고 사라져버렸다.

 내가 무엇을 하던, 늘 이해해 주리라는 밑도 끝도 없는 이해속에 우린 엄마를 점점 묻어버리고 산다. 

"엄마를 잃어버렸다. " 

라는 설정으로 시작된 이야기. 그냥 "엄마!" 라고 혼잣말로 불러 보아도 맘 속이 이렇게 찌릿한데.... 그 엄마를 잃어버렸다. 

어디서 어떻게 엄마를 찾는단 말인가?  

이 이야기가 남의이야기가 아닌 실제 우리의, 나의 이야기 이기에 더욱 가슴이 저리고 아프다. 

늘 퍼주고 내주기만 하는 엄마, 한번도 당신을 위해서 혹은 당신이 누릴 권리를 찾아 보지 못한 엄마, 남편에게 여자로서 위함을 받아본적도 없고 아이들에게 존경받는 엄마로서도 있어보지 못한, 그냥 그 자리에, 마치 오래전 구해놓은 붙박이 장 같은 존재로 치부했던 엄마. 

하지만 엄마의 빈자리. 

그 무엇으로도 채울수 없는 빈자리.... 

엄마의 빈자리를 찾아 헤매는 자식들과 남편.

내 옆에 있는 엄마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아낸 사라진 우리 엄마

오늘 엄마의 까칠하고도 너그러운 손을 잡아 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삶이 너에게 해답을 가져다줄 것이다
김용택 엮음 / 마음의숲 / 200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에게 섬진강 시인으로 너무나 익숙한 김용택 시인. 얼마전 교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었다.  선생님의 신작인 이책을 만나니 정말 반가웠다.

『삶이 너에게 해답을 가져다줄 것이다』는 그동안 김용택 시인이 소개했던 시들과 다른, 삶과 인생, 깨달음을 주제로 엮은 시집이다. 38년 교편생활을 돌아보며 어느덧 60세가 된 자신의 인생을 반추하며 그가 뽑은 시들은 마치 예언자의 메시지처럼 우리의 삶이, 인생이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가르쳐주고 있다.
표지에 김용택의 '내 인생을 바꿔준 시 한 편'이라고 소개가 되어있어 대체 어떤 시들이 실려있을까 가슴이 설레게 한다.

빈 교실에 홀로 앉아 어두워지는 운동장 끝을 바라보며 읽던 시. 찬 이슬이 발등을 적시던 논두렁을 걸으며 읽던 시. 사랑은 떠나고, 검은 산이 내 앞에 버티고 있을 때 읽었던 시들을 모았다고  서문을 대신해 쓰고 있다.  김용택 시인은 이 시들이 지금 당신의 생각을 흔들어 당신에게 새로운 길이 생겨나길 빈다고 쓰고 있는데 선생님이 선택해 놓은 시들을 읽는 내내 마음의 평온이 느껴진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시들이 한곳에 모여있어 편안하다. '아이들은 사는 것을 배운다', '살아있는 모든 것은 소중하다',.. '아이들을 위한 기도' 등.

언젠가 읽고 가슴으로부터 감동을 받았던 시들이 한 곳에 어우러져 삶을 다시 만들어 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세월의 깊이와 삶의 자세를 다시 재정비하게 만드는 짧지만 멋진 시집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건, 사랑이었네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언제나 씩씩하고 당당한 그녀는 나의 30대 롤모델이었다.

바람의 딸 시리즈를 읽으며 얼마나 가슴 떨려했던가.

늘 가진 것을 내려놓고 훌훌 떠나 새로운 것을 도전하는

그녀가 부럽기만했다.

잘나가던 홍보회사를 접고 오지탐험을 떠났을 때,

나이 40에 중국어를 배우겠다고 중국어학연수를 떠났을 때

세계 곳곳 기아와 아픔의 현장에서 9년간 월드비전 구호팀장을 선택했을 때

언제나 박수를 보냈다.

 

이 책은 그녀의 그간 이야기를 그녀가 살아온 세월만큼이나 경쾌하게 담아냈다.

그녀 자신을 얼마나 스스로 애정을 담아 사랑하고 있는지, 묻어두었던 첫사랑 이야기,

길을 묻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 그녀의 신앙, 책이야기까지.

그리고 또 한 번 새로운 길을 나서는 그녀의 각오까지.

9년 베테랑 현장 구호팀장 역할을 접고 좀 더 효율적으로 구호할 수 있는 길을 찾아

이론 공부를 하러 보스턴으로 다시 길을 떠난다는 58년 개띠 한비야님.

 

그녀를 통해 세계의 아픈 곳도 많이 보았고 아직도 고통 받고 있을 그들을 위해

간간히 기도도 아끼지 않게 되었다.

 

언제나 당당한 그녀, 다음엔 무엇에 도전할 것인가를 기대하게 만드는 그녀,

힘내라 한비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가니 - 공지영 장편소설
공지영 지음 / 창비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2009년 우리시대의 작가 공지영의 신작이다.

작가는 이 소설을 처음 구상하게 된 것은 어떤 신문기사 한 줄 때문이었다고 한다. 젊은 인턴기자의 법정 풍경 스케치 기사였는데 "집행유예로 석방되는 그들의 가벼운 형량이 수화로 통역되는 순간 법정은 청각장애인들이 내는 알 수 없는 울부짖음으로 가득 찼다" 였단다.

이 책은 안개가 모든 것을 가릴 것만 같은 도시 무진시에서 일어나는 거짓과 위선의 숨막힘이다. 청각장애아들을 위한 사학재단 자애학교에서 일어난 성폭력과 아이들의 인권이 짓밟힌 현장의 고백이다. 두 건의 자살사건에도 끄덕하지 않던 가진 자들의 도시 무진은 우리 시대를 대변하는 것만 같아 가슴이 아프다. 

언제나 통용되는 그들만의 세상, 가진자들만이 누릴수 있는 유착고리, 결코 깨지지 않을 그들의 밥그릇...

그 속에서 참을 수 없는 고통과 아픔을 느꼈을 우리의 유리. 연두. 민수.

너무 아파 죽음을 선택해야 했던 두 아이까지..

현실은 고통스럽기만 하다. 그 아이들의 아픔을 달래주고 위로해 주어야 마땅한 어른들은 광란의 도가니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진정으로 정의의 편에서 고통의 편에서 있는 유진, 최목사, 인호, 선생님, 의식있는 사람들... 하지만 그들의 고통을 알아채기에는 이미 우리 사회는 너무 뜨거운 도가니에 들어와 있었다.

 

내 일 아니라고, 내 고통 아니라고 우리는 너무 쉽게 귀를 닫고 눈을 닫아버린 장애인들 이었다.

지금도 고통의 현장에 서 있을 그들의 앞날에 부디 행복이 있기를. 

문득 얼마전 읽었던 유시민의 후불제민주주의에서 인용되었던 시가 떠오른다.

 

선의 연대와 민주주의

                          마르틴 니뮐러

나치가 공산주의자를 잡아 갔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사민주의자를 가두었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사민주의자가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노동조합원을 체포했을 때

나는 항의하지 않았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유대인을 잡아갔을 때

나는 방관했다.

나는 유대인이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나를 잡아갔을 때는

항의할 수 있는

그 누구도 남아 있지 않았다.

 

...

 

1년여를 그들과 함께 아파하고 고통 받았을 작가 공지영에게 박수를 보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