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달고 살아남기 - 제8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65
최영희 지음 / 창비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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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 꽃을 달았다라는 표현은 정신이 약간 온전치 못한 사람을 비유할 때 쓰곤 한다. 현대 의학용어로는 조현병(정신분열병)’이라고 하며 망상과 환청의 증상을 보인다. 책 제목의 꽃 달고라는 첫 구절도 조현병을 의미한다.

 

이 책은 주인공 박진아가 친구 신우와 인애, 물리선생님과 함께 자아를 찾으러 떠나는 과정을 유쾌하게 담았다.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으로 하동, 진주, 삼천포 등 우리지역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하동 출신 작가덕분에 생생한 사투리를 곱씹어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노인들이 대부분인 작은 농촌 마을에 업둥이로 오게 된 진아. 태어난 순간부터 첫 생리일까지 온 마을이 알고 있는 현실이 괴롭기만 하다. 어느 날, 5일장을 떠도는 꽃년이와 닮았다는 동네 노인들의 이야기를 엿듣게 되고, 친엄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찾아 나선다.

 

진아는 5일장에서 힘든 일을 겪을 때마다 도움을 주는 어릴 적 친구 신우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하지만 신우가 다른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 환상의 인물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로 인해 충격에 빠지지만 같은 반 친구 인애와 물리선생님의 도움과 위로로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게 된다.

혼자만의 환상을 보는 진아, 미드 ‘X파일이 생활의 중심인 인애, 일본만화 캐릭터 캐롤과 사랑에 빠져버린 물리선생님. 대부분의 등장인물이 평범하지 않다. 무엇이 미친 것이고 무엇이 미치지 않은 것인지 모호하다. 하지만 서로의 고민을 이해하고 인정해주는 힘은 놀랍다.

 

예민한 청소년기의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자신의 문제를 그냥 방치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해결해 보라고 독려한다. 고민하고 행동하는 인물들을 따라가다 보면 그들을 절로 응원하고 싶어진다.

 

누구나 저마다의 고민을 안고 살아가고 있으니 걱정 말라 다독인다. 혼자만의 고민에 빠져 주춤하고 있는 사춘기 청소년들에게 정면으로 부딪혀 봐도 괜찮다 말해준다. 옆에서 응원해 주는 사람들이 있으니 용기 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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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뚤빼뚤 가도 좋아 - 십대를 위한 도전과 용기의 심리학 사계절 지식소설 10
이남석 지음 / 사계절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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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사람도 하는데 나라고 못할 게 뭐야.’

그것이 건강한 경쟁이든 사심에 찬 지질함이든 친구나 동료와 비교하며 뭔가를 시도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수정은 방학 과제를 위해 모둠별로 해외에 나간다는 외고 친구의 전화 한 통에 마음이 상한다. 그런 잘나가는 애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 한 방으로 급하게 해외 오지 탐험을 계획하다 포기한다. 한두 번이 아니기에 친구들과 부모님은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수정은 주변의 그런 태도에 상처 받는다.

 

또 다른 주인공 규식은 방송 미디어에 관심 있는 공부 일등 모범생이다. 진로 체험의 날 PD와 편집자 선배를 만난다. 족집게 강사처럼 진로에 답을 줄 거라 기대했지만 현실적인 문제를 짚어주는 강연에 충격 받는다. 스스로 UCC 제작 동아리를 만들어 공부만 하던 삶을 바꿔보기로 결심한다.

 

수정과 규식은 동아리 활동을 통해 꿈 찾기를 스펙 쌓기라 생각하는 친구와 어른에 도전한다. 결국 구성원의 다양한 생각을 녹여내지 못하고 열정만 가득한 도전은 동아리 좌초로 이어진다. 하지만 도전을 구체화 하는 과정에서 겪은 실패와 좌절 경험은 수정과 규식을 성장시킨다. 자신의 경쟁 상대가 다른 누구도 아닌 과거의 자신이라는 것을 시행착오 끝에 알게 된다.

저자 이남석은 살아오면서 겪은 잘못을 자신의 딸과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반복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썼다고 한다. 함민복 시인의 <나를 위로하며> 시구처럼 삐뚤삐뚤 날면서도 꽃송이 찾아 앉는 나비가 되어 마음껏 행복한 삶을 누려보라는 바람의 말도 함께 전한다.

 

이 책은 공부-대학-취업이라는 어른들의 공식이 결코 행복을 향한 길이 될 수 없으니 스스로 도전하라 응원한다. 더불어 행복하게 자신의 길을 갈 수 있는 조언과 지혜를 준다. 진정한 도전과 용기가 무엇인지, 불안과 두려움을 넘어 즐겁고 행복한 오늘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돌아보게 한다.

 

실패가 두려워 도전 자체를 망설이는 청소년들이 읽으면 좋겠다. 뭘 해도 괜찮아」「주먹을 꼭 써야 할까?」「자아 놀이 공원등 청소년의 내적 성장을 위한 책을 꾸준하게 내놓고 있는 저자의 다른 저작도 함께 읽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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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조선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78
김소연 지음 / 비룡소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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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한 학살의 현장에서 도망치기 위해 조국 러시아를 떠나는 한 젊은 장교가 탄 기차는 세상의 끝을 향하고 있다. 그 곳은 쇄국정책을 고집하는 중세 왕국이자 황금 지붕과 기둥을 감추어 둔 자원의 보고, 하얀 백조라 불리는 사람들이 사는 나라 코레야, 바로 조선이다.

 

이 책은 알렉세이와 함께 다혈질의 퇴역 군인 비빅, 러시아로 귀화한 조선인 통역관 니콜라이 김, 처음으로 산골동네 가마실을 벗어나 세상으로 나온 소년 근석까지 4인의 탐사대의 눈에 비친 일제 강점기 전 조선의 맨살을 고스란히 담은 역사소설이다.

 

주인공 스물다섯의 러시아 소령 알렉세이는 현실 도피로 은둔국 조선 탐사대에 자원한다. 하지만 혼란기의 조선은 그를 조용히 내버려두지 않는다. 제국 열강들의 패권 다툼, 그 처연한 국운의 틈바구니에서 꿈틀대던 민중을 만난다. 명분과 안위에만 골몰하던 지배층과는 달리 우리의 삶을 스스로 지키고자 당당히 맞서던 진정한 민초의 모습은 알렉세이를 흔들어 놓는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격변기에 조선을 방문한 외국인이 남긴 기록은 제국주의와 서구우월주의 잣대로 이 땅에 살던 민중을 재단하고 평가했다. 그것이 교육으로 이어져 무의식중에 우리조차 샤머니즘과 다양한 민간 신앙을 전근대적인 생활방식이라 경멸하고 낯설어하게 되었다. 저자는 이런 슬픈 타자화의 경험으로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말한다.

 

저자 김소연은 2007명혜로 제11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창작 부문 대상을 받았다. 과거를 짚는 남다른 더듬이로 우리 역사의 한 장면을 풀어 동화와 청소년 소설로 창조해 깊은 울림을 준다. 이 책 또한 젊은 러시아 탐사객의 눈을 통해 1905년 혼돈의 조선을 만날 수 있다. 그 안에서 꿈틀대던 민중의 강한 정신력과 끈질긴 의지는 탐사대원 모두에게 새로운 인생 방향을 제시한다. 특히 과거의 조선과 작별하고 새로운 조선을 찾아 떠나겠다는 근석의 결단은 알렉세이에게 현실과 맞설 용기를 준다.

 

우리 역사의 귀중한 한 장면을 독특한 화자와 술술 읽히는 매끄러운 문장으로 이야기를 풀어내 한국 근대사를 어렵게 생각하는 청소년들에게 깊이 있는 역사의식과 더불어 그 시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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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말하기 좋아하는 말 더듬이 입니다 - 2014년 뉴베리 아너 상 수상작 마음이 자라는 나무 6
빈스 바터 지음, 김선영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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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해마다 가장 뛰어난 아동 도서를 쓴 사람에게 주어지는 뉴베리 아너 상(Newbery Medal) 2014년 수상작이다. 저자 빈스 바터는 어릴 때부터 말을 더듬었지만 글쓰기를 잘해서 40여 년간 신문 기자로 활동했다. 비록 말더듬증을 고치지는 못했지만 극복해 가며 즐겁게 살고 있는 저자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성장 소설이라 더 따뜻하게 다가온다.

 

빅터는 부유한 가정에서 부족함 없이 자랐지만 말더듬증 때문에 모자란 아이 취급을 받곤 해 사람들과 대면하기가 겁이 난다. 입을 열었을 때 사람들이 보이는 반응에 짓눌려 발음하기 좋은 단어를 골라 이야기 하거나,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꾹 눌러 참는다.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관계 맺는 것이 몹시 두렵지만 야구를 하다 다친 친구 래트를 대신해 한 달 동안 신문 배달을 하기로 결심한다. 매주 금요일마다 신문 값을 받으러 다니며 낯선 사람들과 새로운 관계를 맺어 가고, 그 속에서 상처를 치유해 가는 과정이 유쾌하고 따뜻하게 담겨있다.

 

든든한 지원군인 유모 맘은 용기 있게 세상과 맞설 수 있도록 도와준다. 신문 배달을 하며 만난 스피로 아저씨는 말더듬증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열심히 노력하면 극복할 수 있다고 진심으로 말해 준다. 삶의 지혜와 따뜻함을 지닌 아저씨와의 대화를 통해 어떻게 말하느냐보다 뭘 말하느냐에 집중해야함을 배운다. 두려움이 앞서 보이지 않았던 사람들의 진실한 모습을 만나면서 자신의 상황을 극복해 가는 소년을 만날 수 있다.

 

이야기 속에서 만나게 되는 불완전한 어른의 모습과 버스 앞자리조차 앉지 못하도록 규정한 흑인차별이 빅터의 상황과 묘하게 대비되며, 어떤 사회도 어떤 인간도 완벽하지 않으며 노력을 통해서만 변화할 수 있다는 작가의 메시지를 대변하는 듯하다.

나와 다름을 인정하는 하는 것이 함께 살아가는 사람에 대한 진정한 배려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배우게 하는 책으로 장애를 바른 시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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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꿈이 없어도 괜찮아 - 청소년 진로 나침반 비행청소년 6
박승오.김영광 지음 / 풀빛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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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꿈이 없어도 괜찮아 / 박승오. 김영광 지음. 풀빛. 2015

진짜 나를 찾지 못하면, 진짜 꿈을 찾을 수 없어

 꿈이나 진로를 이야기하면 청소년들은 미래의 직업을 떠올린다. 게다가 미래의 직업이라는 것도 남들이 좋다고 하는 직업을 앵무새처럼 따라 말하는 것에 지나지 않을 때가 많다. 자칫 ‘진로=직업’이라고 오해하고 있지는 않는가?

 「지금, 꿈이 없어도 괜찮아」는 청소년들에게 미래의 직업에서 벗어나 자신과 세상에 대해 여유를 갖고 관찰하도록 도와준다. 더불어 “선생님, 저는 무슨 과에 가서 어떤 일을 해야 할까요?”라는 질문에 대답해야하는 진로상담교사와 부모들에게 진로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진로에 대한 고민과 방황을 겪은 박승오, 김영광 두 저자의 이야기를 조카에게 들려주듯 다정하게 이야기한다. ‘무슨 대학을 가야하지?’, ‘무슨 과를 가야하나?’를 생각하며 무작정 ‘무엇(what)’에 대한 답을 찾으려했으며, 그 전에 ‘왜(why)’ 그걸 해야 하는지를 고민하지 않았다고 고백한다.

 what을 질문하기 전에 ‘왜’ 대학을 가고, ‘왜’ 그 전공을 선택해야 하며, ‘왜’ 대기업을 가야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인 why에 대한 답을 먼저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꿈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why-how-what’의 순서대로 접근해야 ‘진짜 나’를 만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재능 발견법, 나에게 꼭 맞는 직업을 찾는 방법 등 진로에 관해 청소년들이 궁금해 하는 질문에 동화나 실화 속 이야기를 들려주며 깊이 있게 생각해 보게 하고, “진짜 꿈”을 찾기 위한 해결법을 알기 쉽게 구체적으로 설명해준다.
 
 저자는 ‘넘버 원(No.1)’이 되려고 발버둥치기보다 가장 나다운 나, 유일한 나인 ‘온리 원(Only 1)’이 되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꿈을 찾지 못해 헤매는 청소년들에게 진짜 꿈을 찾게 하고, 꿈을 위한 구체적 설계를 하는데 도움을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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