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 7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그늘 안에서
아드리앵 파를랑주 지음, 신유진 옮김 / 보림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드리앵 파를랑주님의 작품은 정말 하나하나 뜯어볼수록 놀라운 작품이 많은 것 같아요.

가름끈 하나로 매 페이지 새로운 <리본>은 정말 신선한 충격이었고,

구멍이 뽕뽕 뚫렸는데 인생이 진행되는 <봄은 또 오고>는 친정엄마도 놀라신 책이었죠~


이번엔 <그늘 안에서>입니다.

책을 받아보니, 와하! 이번에도 예술이네요!!


일단 판형이 가로로 길고, 펼침 제본입니다.

내용이 시간의 흐름대로 진행되고, 가로로 긴 책이다보니 양쪽 페이지가 한눈에 안들어와요. 그래서 한장 한장 넘기다보면, 나의 시선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훝게되니 시간이 흘러가고 있는 느낌이 듭니다. 책 페이지를 보는 것 자체가 시간이 필요한 일인거죠.


펼침제본 가운데는 바위가 있어요. 그리고 태양은 보이지않는데 바위의 그림자가 길어졌다 짧아졌다 방향이 바뀌며 시간의 흐름과 그 안의 공간과 더위의 메마름이 느껴져요. 더구나 페이지마다 색이 바뀌며 그때마다의 느낌이 다릅니다. 색상은 대놓고 강렬하지않는데, 느낌은 강렬해요~~ 작가가 어떻게 이런 책을 구상했을까, 그 상상과 아이디어의 원천은 무엇일까 무척 궁금합니다.


시작은 황야처럼 넓직한 땅에 가운데 덩그러니 바위 하나,

작은 여자아이 하나가 터벅터벅 걸어옵니다.

바위의 그림자와 아이의 그림자가 비슷한 크기입니다. 바위 그늘에 온전히 자기를 내려놓고 누워서 쉽니다.

조금 있으니 해가 강해지며, 그 바위의 그림자안으로 그 안에 뱀이 찾아오지요요.

헉! 귀여운 강아지나 토끼도 아닌, 뱀이라니.

보통 뱀을 보면 꺅하고 소리지르며 피하고 도망갈텐데,

여자아이와 뱀은 바위의 그늘에 조용히 같이 있습니다.

서로 마주보고 있어서 긴장감이 흐르는데, 공격하겠다라기보단 마치 각자 적당한 거리를 두고 있는 느낌입니다.


여자아이와 뱀이 있는 공간에 여우가 도착합니다.

여우의 혀는 축 늘어졌고 털은 타들어갑니다.

그림속 여우의 음영과 한줄의 글에서 여우가 얼마나 지쳤는지 고스란히 느껴지지요.


더 짧아진 바위그늘에 소녀와 뱀, 여우가 함께 합니다.

소녀는 처음에 혼자 있을 때는 누워있다가

뱀이 오니 앉으면서 뱀에게 공간을 내주고,

여우가 오니 더 몸을 움츠려 여우에게 공간을 내줍니다.

뱀 역시 자기가 있던 자리에서 자리를 옮겨 여우가 있게 하지요.


서로 자리를 갖고 싸우거나 내쫓지않습니다.

그저 조용히 자리를 내어주고, 강렬한 태양을 피해 다들 한숨 돌리지요.

동물들은 배고픈 상태가 아니면 굳이 사냥하며 공격하지 않는다하니

생태계에서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런지는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이들은 보이지않는 선을 지키고 있고, 배려하고 있지요.


오후가 되자 토끼가 오고, 또 다른 동물이 오고... 계속 누군가 옵니다.

점점 바위그늘에 함께 하는 이들은 많아지고 자리를 좁아지지요.

바위 그늘은 한정되어 있는데, 이들은 어떻게 함께 이 자리에 있을까요?

책장을 넘기며 어떻게 서로의 자리를 내어주고 함께 있는 모습에 깜짝 놀랐어요.


꼭 앉아있을 것만은 아니며, 꼭 하나가 한자리만 있어야하는 것도 아니며,

함께 같이 있으면 되더라고요.

함께 같이 있게 허용한다면 서로 다 같이 있을 수 있고,

우리가 흔히 '더이상은 안돼, 못해'라고 하는 말을 하기도 하는데

어쩜 못하는게 아니라 안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어쩜 안되는게 아니라 되게 하는 것을 생각하지않으려는 것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 책의 그들은 타들어가는 더위 속 그들은 그저 다 살려고 하는거고,

나 살자고 남을 몰아내지는 않습니다.

자신이 지금 내어줄 수 있는 만큼 내어주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 나누고 있더라구요.


책을 다 읽고 난 다음 소감은....

왠지 모르게 찔려서 약간 반성의 느낌이 듭니다^^;;;;

정말 함께 하기에, 안되는 것인가, 그게 다인가에 대해 물음표를 찍게 됩니다.


누워있다 자리에 앉고, 내 위에 다른 동물을 얹어 조금 곁을 내주면 될수도 있는 것을...

나와 다르고,

어쩌면 적대적인 관계라도,

서로에게 자비의 시선으로 함께 해야할 순간이 온다면,

우리는 좀 더 크게 보고, 유연해져야할 것 같아요.

정말 공존과 상생을 원한다면,

당연히 본질과 있는 그대로 봐야할거고,

좀 더 보탠다면 연민과 자비의 마음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 묘하게 요즘 정치 상황도 생각이 나고요...

그들도 이걸 보고 좀 느꼈으면 좋겠어요.

그 자리에 왜 있는지 초심을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서로 다른 편에 서 있어도, 국민을 대표해 나라를 먼저 생각했으면...

정치도, 언론도,

국민을 도구화 시키지말고, 국민에 대한 연민과 자비를 먼저 생각했으면....


그림책의 물성을 잘 활용하는 작가이기에 늘 기대가 되고,

이번 작품 역시 단순한 그림과 글 안에서도 물음표와 느낌표를 던져주네요.


이책을 혼자 보고 자신이 느끼는 점도 많은데,

여럿이 보고, 많은 이들과 나누면 훨씬 더 깊게 나누기 좋을 것 같아요~^^


** 제이포럼 서평단으로 당첨되어 출판사에서 책만 제공받았고,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으로 글을 썼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숨은그림찾기 ㄱㄴㄷ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135
이주희 지음 / 한솔수북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 제목과 표지보고 바로 '와핫! 이거 재밌겠다!' 생각이 바로 들었지요.

숨은 그림 찾기만으로도 넘 재미있는 요소인데,

ㄱㄴㄷ이라니 한글 공부 욕심도 채울 수 있지요 ㅋㅋㅋㅋ

아이들에게든, 어른들에게든 흥미롭게 다가가기 좋지요~~!!



숨은 그림 찾기~ 심심할 때 하기 좋은 놀이인데,

숨은 그림을 찾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림을 세세히 관찰하게 되고

상하좌우 요리조리 돌려보며 그림을 찾으니, 그림을 다각도에서 보게 됩니다.

이런거 하다보면 나도 한번 해봐야지하면서 자기가 다른 그림을 그려넣기도 하지요.

오호~

들어온 정보를 관찰하고, 다양하게 해석하고, 자기만의 생각을 담은 아웃풋에 창의력 한스푼!

거기에 ㄱㄴㄷ으로 각 자음으로 시작하는 물건들이 숨어있으니, 읽기 및 초성퀴즈를 해도 좋고요~

저학년이면 자기가 찾은 물건 글씨 쓰면서 한글도 익히기 좋네요~ 놀이 속에 숨어있는 공부!

(이런거 받아쓰기 하라고 하면 신나게 할듯요 ㅎㅎㅎ)



이 책을 보면서 놀라웠던 점은

단순하게 그림 속 숨은 그림 찾기만 하는게 아니라

초성을 따라 글을 읽다보면 스토리가 연결되는 거였어요.


구름 속 빗방울이 쏴아아~~ 비가 오는 날,

놀이터의 친구들이 집으로 가버려서

다른 친구를 찾아보는 아이,

이 아이는 어떻게 친구들을 만날까요?


한 줄씩 이어지는 글에서 따뜻함이 배어납니다.

친구를 만나면서 재밌게 놀고, 마음도 배불러지는 것처럼.


ㄱㄴㄷ 책도 많이 봤고,

숨은 그림 찾는 책도 여러권 봤는데,

두 요소를 정말 적절하게 잘 배합해서 마음에 들었어요!

너무 어려우면 아이들이 지쳐서 포기하는데, 예쁜 그림으로 적당한 난이도에서 7개씩 찾으며 진행되는게 좋았고, ㄱㄴㄷ 초성을 살리기위해 너무 어려운 단어를 쓰지도 않아서 개인적으로 참 마음에 들었답니다ㅋㅋㅋ


깔깔 웃으며 7개씩 숨은 그림을 찾다보면

비온뒤 무지개처럼 주변 사람들과 다시 잘 어우러지지요^^


ㄱ ㄱㄴㄷ 책으로도, 숨은 그림 찾기 책으로도

ㄴ 너무 마음에 쏘옥 들었어요!

ㄷ 다양한 그림책을 보고 있어서 책상위에 그림책이 쌓여있는데,

ㄹ 로또처럼 눈이 번쩍 뜨이는 그림책이었답니다^^

ㅁ 마음처럼 금방 찾지는 못했지만,

ㅂ 바로 찾아도 좋고 한참 시간이 걸려 찾아도 좋아요.

ㅅ 숨은 그림을 찾다보면, 그 순간 몰입하게 됩니다.

ㅇ 요즘 핸드폰보며 시간만 흘려버리고 머리는 전혀 쉬지 못할 때가 있는데,

ㅈ 조용히 책 보며 숨은 그림을 찾으니 오히려 잘 쉬고 난 느낌이예요.

ㅊ 처음엔 애들 보는 건줄 알았지만, 청소년들도, 가족들끼리도 재밌을거예요.

ㅋ 카메라 렌즈로 들여다보듯 자세히 들여다보세요.

ㅌ 틈날 때 한번 씩 보면, 그 순간 힐링됩니다.

ㅍ 편안하면서도 즐거워지는 기분, 아실랑가요?

ㅎ 흐흐흐~~ 모르면 지금 바로 책을 펼쳐보세요! ^^


딱 제 취향이라 재밌었고요~

수업때 활용하려고 잘 챙겨둡니다 ㅋㅋ

근데 한번 찾았다고 해서 바로 금방 찾지는 못할 것 같아서,

뒷면지에 정답들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ㅋㅋㅋㅋ


숨은 그림을 찾으며, 책 위에 바로 표시하기는 아까워서 일단 포스트잇 붙여서 찾은 거 표시했는데,

트레싱지를 쓰기엔 그림이 잘 안보일 것 같고....

책에 바로 마킹 안하고 어떻게 하면 여러번 쓸 수 있을까 고민입니다^^;;;

여러권 사는 게 답이려나요 ㅋㅋㅋ



*** 제이포럼 서평단으로 당첨되어

한솔수북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고

마음을 담아 글을 썼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엄마 날개달린 그림책방 64
김완하 지음, 이명애 그림 / 여유당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엄마>는 김완하 시인의 시와 <플라스틱섬>의 이명애작가의 그림이 어우러진 시그림책입니다.


책의 표지를 보는 순간, 첫 눈에 반했어요.

살랑살랑 연둣빛, 초록빛 이파리들이 날리고

엄마 품에서 세상에 손 뻗는 아이와

평온함과 사랑으로 아이를 안고 있는 엄마!

그냥 표지만 봐도 힐링이더라구요^^



작가의 말부터 꼼꼼히 읽었어요.

작품에 담긴 작가의 마음을 먼저 만나보고 싶었는데, 두분 다 큰따옴표안에 말을 그대로 담겨있어서, 정말 작가의 말을 듣고 작품을 보는 느낌이었어요.

시 김완하

"첫돌 지난 아기에게는 이 세상이 온통 엄마로 가득 차 있습니다. 바라보는 곳 어디나 모든 것들은 아기에게 다가와 엄마가 되어줍니다. 그 엄마의 품으로 아기는 아장아장 걸어갑니다. 걸음이 닿는 곳마다 아기의 꿈은 더 크게 피어나고 세상은 한없이 넓어집니다."


그림 이명애

"한때는 두 '아이'의 엄마였고 지금은 두 '청년'의 엄마입니다. 아이들이 자라고 시간이 지나도 '엄마'라는 이름은 여전히 내 삶의 중심에 있습니다. 크고 특별한 순간보다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되는 평범한 날들의 의미를 그림에 담고 싶었습니다."


첫 돌 지난 아이가 말문이 트이면서 제일 먼저하는 말이 '엄마'.

사람이 하나의 말을 내뱉기 위해서는 2만번이상 들어야한다는데, 그렇게 엄마와 아이는 뱃속에서부터 연결되어 수많은 '엄마'로 연결되었겠지요. 세상에 태어나 의식주와 모든 생존을 거는 믿음의 존재, 엄마. 그말을 처음 듣던 감동은 지금도 뭉클합니다^^



첫돌 지난 아들 말문 트일 때

입만 떼면 엄마, 엄마

아빠 보고 엄마, 길 보고도 엄마

산 보고 엄마, 들 보고 엄마


그렇게 나를 돌봐주고 사랑해주는 엄마의 시작으로

세상이 시작됩니다.


아빠도, 길도, 산도, 들도, 

좋을 때도, 졸릴 때도, 심심할 때도, 짜증 날 때도...

엄마와 함께 알아가고

엄마에게 이야기하며 세상에 손을 내밀며 커갑니다.


이 책 그림의 백미를 뽑는다면,

버스정류장과 버스 장면일것 같아요.


해질녘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

하루가 저물어가는 때, 버스를 기다리고 있을까요, 사람을 기다리고 있을까요.


버스 정류장의 이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이곳은 '여기' 이고 '에서'와 '에게'로 향해 갑니다. 

절묘하게도 아기엄마는 '에게'쪽을 바라보고 있어요.

화살표 방향대로라면 아마 (나)'에서' (아이)'에게'로 가고 있는 것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우리 모두 누군가에게서 와서 또다른 누구에게 영향을 미치며 살고 있으니,

서로에게 돌고도는 삶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그 다음에 버스가 오는 장면인데, 

우와~~ 이 장면은 정말 멋져요! 배경도, 버스 노선도!

버스 정류장 만큼이나 버스 노선도 심쿵인데, 책을 통해 꼭 확인해보시길요~~~





아이를 키우는 것이 어찌 사람뿐이랴

저 너른 들판, 산, 그리고 나무

패랭이풀, 돌, 모두가 아이를 키운다


마지막에 나오는 이 시구는

와~~~~~~~~~~~~~~~~

완전 뭉클합니다.


아기가 그냥 엄마라 부른 것 같았지만,

사실 그 모든 것들이 아이를 키우는 엄마였다는 것!

그 모든 순간들이 사랑이었구나!


지금 여기에 정말 감사한 마음이 절로 들었습니다.



* 주관적인, 

  너무나 주관적인 관점으로 뽑은 이 책의 best


1. '엄마'란 말은 언제 들어도 가슴을 일렁이게 하는 울컥 포인트인데, 

    감정을 너무 흔들거나 쥐어짜지않고 아주 담백하게 뭉클함을 느끼게 해서 좋았어요^^


2.  예쁘다기 보다 아름다운 엄마의 모습과 특히 안경 쓴 엄마의 모습이 친근하고 좋았습니다. 

    제가 안경을 써서 그렇기도 한데요, 밖에서는 렌즈를 끼던 사람들도 가장 편안하게 있는 공간에서는 안경을 쓰고 쉬지요. 아기를 키우면서는 체력의 한계를 느낄 만큼 신체적으로 힘들고, 아이의 컨디션을 살피게 되는데, 그럴 땐 안경 쓰고 편한 옷 입고, 그렇게 지내잖아요. 꾸미지않은 일상의 모습에 친근하고 더 마음이 가네요.  


3. 여유당 출판사의 감동 손메모!

   서평도서로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았는데, 면지에 출판사 선생님이 직접 쓰신 메모가 있더라구요.

   제 이름과 함께 있는 메모는 어머나! 깜놀! 

   책을 받은 게 아니라 정말 사랑을 받은 기분! 감동이었어요! 고맙습니다^^

   작가 사인 받은 것 마냥 신나고 기분좋고 이 책과 출판사에 마음이 한번 더 갔답니다^^



출판사 북트레일러도 한번 보세요~~ 

심호흡만큼이나 사람을 편안하게 하는 풍경과 시입니다^^



*** 제이포럼 서평단으로 뽑혀 출판사에서 책만 제공받아 읽고, 진심을 담아 주관적으로 글을 썼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정하게 촉촉하게 인생그림책 43
서선정 지음 / 길벗어린이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 표지를 보는 순간 반했어요.


<다정하게 촉촉하게>라니! 일단 제목부터 힐링이죠?

전 '다정하고 촉촉하게'가 아니라서 좋았어요ㅋㅋ

글자 하나 차이지만, 다정하고 촉촉해야하는 and가 아니라

다정하게 촉촉하게 둘 중 그 어느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or의 의미로 느껴졌어요.

보통 모든 것을 다 갖춘 다다익선이 좋은 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 중 어떤 것이라도 나랑 맞는 거 하나 있음 우리는 행복해지기도 하잖아요. 누군가에겐 다정으로 누군가에겐 촉촉으로, 각자에게 맞게 오면 되지요^^

(글자 하나로 아주 주관적인 어감 차이를 느낍니다 ㅎㅎㅎ)


표지 그림을 보면 서선정 작가만의 세밀한 그림과 알록달록 색감이 참 좋아요.

분명 전체 톤은 어두운데, 어둡지 않아 보이죠?

우리의 일상은 그저그런 나날들이고 때론 힘듬이 있지만, 그 안에 소소한 즐거움과 행복이 있는 것 처럼^^ 돌무더기 위에 무늬처럼 반복되는 일상에 알알히 박힌 자기만의 행복을 찾고 싶어집니다^^



이 책 초반의 재미 중 하나는 화자 찾기예요.

그림 속에 숨어있는 곤충들과 식물들, 모두 오랜만이라며 인사를 건네는 나는 누구일까요?

조약돌에게 반짝짠짝 둥근 얼굴이 참 예쁘다며 칭찬을 잘하는 나는 누구일까요? ㅎㅎㅎ

숨은 그림찾기 하듯 그림 속 숨어있는 것들이 많아요.

분명 화자를 찾으려 그림을 자세히 살펴보다보면,

각자의 시간을 살고 있는 수많은 존재들을 찾을 수 있지요.



한참 보다보면

하늘에서 내려온 비들이 세상을 적시며 인사하고 위로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무겁고 지친 하루에 건네는 비의 위로'라는 출판사 카드리뷰 속 말이 '정말 그렇구나!'하며 느껴지지요.


우리집에서도 비가 오고, 옆집에서도 비가 오고

우리 동네에서도 비가 오고, 옆 동네에서도 비가 오고

우리 나라에서도 비가 오고, 다른 나라에서도 비가 옵니다.


사막에서도, 저멀리 극지방에서도,

누군가는 비를 환영하고

누군가는 비가 달갑지않아도

내 의사와는 상관없이 비가 오지요.


내가 고군분투하며 '누구의 위로도 필요없어!'라고 외치더라도

내 의사와는 상관없이 누군가 나를 위로하고 걱정해주고 있지 않을까요?

비가 와서 위로의 말을 건네며 나를 다정하게 감싸주려고 하는 것처럼.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장면은 마을에 비가 내리는 장면인데요,

비가 창문 틈 사이로 다정한 이야기들이 듣고 싶다며 조금 천천히 내려가본다는 말 다음에 여러 집들을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각 집마다 식구들 각각의 서사가 있어서 그림 볼거리가 쏠쏠하고, 나는 이들중 어디쯤에 있으려나 한번 생각도 해보기 좋아요ㅋㅋㅋㅋ


여러 집 안에 각각의 서사들이

우리들이 인생을 살고 있는 우리들과 똑같잖아요.

우리 모두 하루를 살았지만 다 다르게 살았고, 어느 일정부분은 함께 살고,

비가 오고 건물안에 있는 건 똑같지만, 다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에 눈길이 많이 갔어요.


'같은 시간 모두에게 자기 나름의 서사가 있다'

'위로받고 있다고 느끼던, 못느끼던 누군가는 나에게 위로를 보내고 있다'

이런 생각에 마음이 촉촉해집니다. 살짝 뭉클하기도 했어요.



책을 읽으며

비의 말을 입으로 조용히 따라 읽으면

그 자체로도 힐링되고 위안받아서 정말 마음이 다정하게, 촉촉하게 충만해집니다^^


오늘 하루 너무 고단하셨다고요?

오늘 하루 너무 지치신다고요?

내가 힘들어도 아무도 몰라주는 것 같다고요?


비가 건네는 위로의 메시지를 들어보세요.

이 책을 나직하게 따라 읽다보면 누군가 내 손을 꼬옥 잡아 주고 있는 느낌이 들거예요^^



** 제이포럼 서평단으로 당첨되어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았고,

마음으로 읽고 주관적인 감상과 진심을 담아 썼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꿀꺽 소파 대소동 보람 그림책 5
보람 지음 / 길벗어린이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허리와 무릎을 보호하려면 침대, 소파, 식탁 생활을 해야한다며,

좌식 문화였던 우리에게 거의 모든 집에 필수품처럼 어느덧 소파가 익숙해졌지요.


이 소파는 엄청난 비밀을 갖고 있어요.

바로바로 은근 보물창고라는 것!


매일 청소하진 않는 사람들집의 소파는 보물창고이며, 분실물 센터이기도 하지요.

제가 초등학교때 소파에 누워있다가 엉덩이 부분과 등받이가 이어지는 그 속으로 손을 집어 넣으면 온갖 물건들이 다 나왔어요ㅋㅋ 샤프, 지우개, 먼저, 종이 쪽지, 그리고 동전! ㅋㅋㅋㅋ 혹시 동전이 있을까 기대하며 손을 짚어넣었던 기억이 납니다 ㅋㅋㅋ


보람 작가님 특유의 귀여운 그림이 매력포인트고요~

우리들에게 익숙한 소파와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는 흥미진진합니다.

창작은 일상을 조금 색다르게 보는 것부터 시작된다는 이야기가 맘에 콕 와닿는 책이었어요.

소파생활도 하고, 익숙한 경험도 있는데,

심지어 소파 사이나 소파밑을 쳐다볼 때 콩닥콩닥 왠지 모를 불안도 느꼈는데,

흐미! 이걸 이렇게 이야기로 잼나게 풀어내시니~ 놀라웠지요!!


이 책은 면지부터 시작이에요.

음... 요즘 들어 물건이 자꾸 사라지는 것 같은데.. 하며 빈주머니를 보여주는 아이 ㅋㅋ

그림도 넘 귀엽고요, 면지만 봐도 궁금해지지요 ㅎㅎㅎ

다음 페이지를 넘기면 이 아이의 이름이 '수박이'라는게 나와요. 어멋! 이 더워지는 여름에 딱 그리운 이름이죠! 옷도 빨랑과 초록, 수박을 연상시킵니다 ㅎㅎㅎ


수박이가 소파에서 제일 좋아하는 자리는 바로 소파위!

소파위에 누워 책도 보고 젤리도 먹고 그림도 그려요~

(엄마들은 신경쓰이는 자리지만, 애들은 넘 좋아하는 자리죠 ㅋㅋㅋ)


수박이 주머니에서 뭔가 떨어졌는데, 어디로 갔는지 안보여요.

슬그머니 소파 밑을 보니, 뭔가 무시무시~~~~ 소파유령이 있나봐요!!

때마침 놀러 온 친구들이 수박이와 함께

유령이 있는 소파밑을 살펴봅니다.


처음으로 개밍이가 로봇청소기를 타고, 먼지에 쌓인 퍼즐 하나를 발견해요.

어라! 이건 한달전 잃어버린 퍼즐 조각!

퍼즐 액자를 가져와 완성하지요.


그 다음엔 다름쥐 삼남매가 소파밑 탐험을 해서 잃어버렸던 물건을 찾아오고,

먼지 속에 더러웠던 그 물건을 되찾으니 보물처럼 원래의 쓰임으로 빛납니다^^


이제 다같이 소파 밑을 헤매니

ㅎㅎㅎㅎ 정말 많은 고물같은 보물이 나옵니다 ㅋㅋㅋ

그 중에 <파닥파닥 해바라기>책은 깨알재미지요 ㅋㅋㅋ

(아까 소파 등받이 위에서 보던 책도 <파닥파닥 해바라기>였는데, 소파밑에서도 해바라기 책이 나온거보면, 이 책을 정말 좋하는 수박이인가봐요 ㅎㅎㅎ)


그래도 주인공 수박이가 아까 잃어버렸던 그 물건은 나오지 않았어요.

소파유령으로 잔뜩 겁먹은 수박이, 과연 소파 밑을 마주할 용기가 있을까요? ㅎㅎㅎ

엄청 두려웠는데 어떻게 용기를 낼 수 있을까요?


누구에게나 공감이 갈 일상에서 두려움과 용기를 찾아가는 과정도 재밌고요,

소파밑에서 찾아내는 많은 물건들은

우리가 잃어버린 걸까? 잊어버린 걸까? 도 생각하게 됩니다.

잃어버렸다고 잊어버리면 안되는건데...

잊은 것을 다시 찾아 먼지털듯 부수적인 걸 걷어내면

보물같이 다시 빛날 쓰임을 갖고 있다는 걸 찾을 수 있지요!


소파밑에서 보물을 찾듯

귀여움 속 진지함이 있는 책이었어요^^


*** 길벗어린이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재밌게 읽었고요,

제이포럼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아주 개인적인 시각에서 썼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 7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