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일은 이렇게 예측할 수가 없어, 생각한 것과는 정반대로 흘러가곤 했다. 이게 다 그녀가 너무 자만한 탓이었다. 실수를 했다면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하는 법. 현재 장소완이 겪는 일은 바로 인과응보라 할 수 있었다. 매일 아들이 힘들지는 않을지, 제대로 식사를 하지 못하는 건 아닐지, 서글프게 구석에서 눈물을 훔치는 건 아닐지를 걱정하며, 그녀는 매일같이 가슴을 졸이면서 살아야 했다. 뇌리에 박힌 수많은 걱정거리는, 마치 운명에 단념하지 않는 그녀에게 내려진 벌 같았다. 곧 그녀의 입가에 결연한 미소가 떠올랐다. 호 부인의 눈에 떨리는 장소완의 몸이 보였다. 호 부인은 그녀가 안쓰러운 나머지, 고개를 돌려 애써 눈물을 참았다. 왕 씨 가문의 총병 나리는 참으로 독한 사내가 분명했다. 도대체 무슨 심보이기에 자신의 본처를, 그것도 자기 원수도 아닌 사람더러 대가를 치르게 하는 거란 말인가. 호 부인은 속으로 호되게 총병 나리를 원망했다. - P53
"저희 모자는 그간 많은 고비를 넘겼지요. 그 와중에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 하기도 했습니다. 이런저런 방도를 알고 계신 큰 공자께선 여태껏 저희가 어찌 살아있는 건지 실은 궁금하신 게 아닙니까?" 그러자 왕영소는 그녀를 잔뜩 노려보았다. "저흰 예전과 같이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걸을 겁니다. 하루라도 살 수 있으면, 그런 식으로 버티면서 살 것입니다 - P152
장소완은 험난한 세월 속에서 감정이 메말라 희로애락에 무감각해졌다. 그러나 고단함에 쓰러지듯 곤히 자는 왕회선을 보자 순간 가슴이 아려왔다. 장소완은 자신이 모든 것을 부정하지 않도록, 그리고 후회하고 좌절하지 않도록 애써 모든 감정을 가슴 깊이 억눌렀다. 장소완 모자에겐 퇴로가 없었고, 장소완은 더 이상 울 힘조차 없는 상태였다. 날이 밝으면 그녀는 평소처럼 얼굴에 미소를 띠며 사람들을 맞이할 것이고, 아들에게 세상 물정 모르는 천진난만한 아이들처럼 쾌활하게 웃으라 할 것이다. 모자에게 주어진 길은 앞으로 나아가는 것뿐이었다. - P171
그녀는 할 수 있다면 당장이라도 죽고 싶었다. 너무 많이 절망했으며, 이젠 인생에 지쳐버리고 말았다. 해가 거듭될수록 고난의 끝이 보이질 않았다. 그녀에게 있어서 삶이란 곧 고통 그 자체였다. 아무도 그녀가 당장 목숨을 끊어버리고 싶다는 걸 모를 터였다. - P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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