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것이 어찌 이리 힘들 수 있단 말인가. 문득 유삼낭은 딸 장소완이 출가하던 때를 떠올렸다. 그녀는 딸이 굶지 않고 행복한 나날을 살길 바랐지만, 기뻐해야 할 날에 축복은커녕 딸을 배웅해줄 수조차 없었다.
딸이 출가하던 그 순간, 유삼낭은 딸의 삶이 앞으로 어찌 될지 알고 있었다. 그 후로 유삼낭은 매일 악몽에 시달렸다. 그렇다고 어찌 자신을 매정한 어미라 탓하겠는가? 유삼낭은 딸을 떠올릴 때마다 가슴이 미어졌다. 그녀는 그저 딸이 굶지 않고 살기를 바랐을 뿐이었다……. - P206
사람의 인내에는 한계가 있는 법이지만, 그녀는 살아남기 위해 보통 사람이라면 견뎌낼 수 없는 고통과 고난을 참아왔다. 살기 위해 아등바등했던 그 나날들……. 그 동안 그녀는 오직 자신의 전부인 아들과, 아들의 좋은 앞날을 바라는 마음으로 아슬아슬하게 버텨왔다. 허황한 꿈일지라도, 그것이 바로 그녀가 목숨을 끊지 않고 버틸 수 있게 해준 희망이었다.
그런데 왕영소는 그녀의 생명과도 같은 아들을 전장에 데려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일곱 살밖에 되지 않은 아들을, 이 세상에서 오로지 그녀만을 의지하는 아들을 그녀에게서 빼앗으려 하고 있었다. 그렇게 된다면 그녀는 더는 아들을 볼 수도, 보호해줄 수도 없을 게 뻔했다.
그렇다고 왕영소가 장소완을 죽이고 그녀의 손에서 아들을 빼앗을 수는 없었다. 왜냐하면 그전에 장소완이 왕영소를 먼저 죽여버릴 테니 말이다.
장소완은 이제 참을 수 없었다. - P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