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1
문은숙 지음 / 조은세상(북두) / 2017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른한 기담과 병적인 집착 혹은 잔잔한 일상의 현대를 오가며, 능숙하게 로맨스 판타지의 세계로 이끄는 작가의 새로운 신작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첫권을 읽으며 아주 아주 주관적인 감상평을 끄적여본다.

 

 

어린 시절 신전 입소후 아무도 찾지 않던 견습 무녀에게 몇 년 만에 찾아와 도움을 청하는 첫 방문자.

무채색으로 가득한 곳에서 멈춰있던 그녀의 시간이 비로소 다시 세상속에 뒤섞여 흐르기 시작한다.

작은 세상에서 조금은 넓어진 곳으로  나온 견습 무녀 카리사가 만나는 사람들과 그들이 전하는 일상의 평범한 이야기로 등장인물의 성격을 조금씩 보여주며 1부와 2부로 진행되는 1권.

 

 

그들 속에는 카리사를 향한 염려가 있고,

"여긴 철저하게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곳이야.   약한 사람에게 강하고, 강한 사람에게는 약하게 굴지.   상냥함이란 것도 힘이 있는 사람이 쓸 때에나 감격하는 거지, 아무것도 아닌 주제에 남발하는 상냥함 같은 건 누구에게도 인정받지 못해.   오히려 후환 없이 이용해 먹을 봉 정도로 여기지 않으면 다행이지."  - p 166중에서.  블레신.

장난끼 넘치는 애정으로 놀림을 즐기는 이가 있다.

"오, 고양이가 보고 싶어서 공주의 혼인을 앙망하는 거군.   정말로 홀딱 빠졌구나, 석류."  - p324중에서.

 

 

조용한 호기심과 그들만의 생각으로 작은 관심을 표하는 이가 있으며.

"--- 괜한 겸손은 스스로 격을 낮추는 화를 불러올 수도 있습니다.   한 번 얕봐도 좋을 사람으로 인지되면 이후 제자리를 찾기가 여의치 않을 테고요."   -p184중에서.  아르키스 황자.

 

 

짙은 향을 내뿜는 이의 시선을 받기도 하는 카리사의 앞날이 어떻게 변해갈지.

"총명한 아이가 순진하다는 건 참 신기한 일이야.   난 언제 저만큼 순진했던 적이 있기나 한지 모르겠어. ---"   - p235 중에서.  발레리아.

 

 

은은한 난꽃 같기도 하고, 작은 새 같은 에스테르가 등장한다.

"머리도 아프지 않고 속도 편해.   이런 날이 일 년의 삼분의 일만 되어도 좋겠어."    - p263중에서.  

 

 

개성있는 캐릭들의 성격을 보여주며 아직은 소개하는 단계 같고.

조용한 신전 시절이 언제였나 싶게 나름의 사교를 쌓아가는 카리사의 성장과 소소한 일상들이라 아직까지 큰 사건 없이, 무한 상상의 옛 시대라는 배경이 화려하게 펼쳐지는 것도 아니며, 눈에 드러나는 로맨스도 아직까지는 없다.   그러나,

최근 신나게 읽었던 모 라이트노벨 속 주인공 마인을 떠올리기도 해서  "여신님"을 찾는 귀여운 순수 배양 카리사의 <세상 따라 잡기> 첫페이지가 내게는 잘 넘어갔다.   그녀가 공부하는 [박물지]도 옆에가서 살짝 들여다 보고 싶게 궁금했고...

그러고보면,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라는 제목 조차 카리사의 맑은 시선으로 보는 세상 같기도 하다.

자, 두번째 권에는 어떤 이야기를 감춰놨을지 펼쳐보러 가야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