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내기들
레이먼드 카버 지음, 김우열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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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뜻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수 없는  어딘지 무겁고 개운치못한 다크한 단편이 다수 있네.
스스로가 알면서도 똑같은 잘못을 반복하는 인간의 오류와 원초적 욕망에 뜨끔 하기도 하면서 읽었다.
우리의 평범하지만 어두운 일상을 다룬 내용이 많고 도덕적인 권선징악, 남겨주는 교훈도 그어떤 기적 같은 요소는 전혀 없고 다소 칙칙한 내용이 많음. 물론, 내게 공감가는 좋은 글도 있지만.
인간의 삶은 계속되기에 뚜렷한 결말을 보여주지 않는 것인지 글을 쓰다만듯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인가 라는 의문도 들고해서 자꾸 고민을 하게 만드는 책이라 어지간한 장편보다 읽는데 오래 걸렸다.

아래 두편은 글을 읽고 책을 집어 던지고 싶었던 내용.
[여자들한테 우리가 나간다고 해] 이제는 굳어버린 일상에서 일탈하고자 했지만, 세월을 억지로 거스리려한 이들이 낳은 것은 또 하나의 죄.
읽으면서 약간의 짜증과 화를 불러일으킨 결국 범죄자에 대한 글 일 수밖에 없는 공감도 이해도 안돼는 욕만 나온다는.

[집에서 이렇게 가까운 곳에 물이 이렇게 많은데] 이 글은 참 애매모호. 일반적으로 하지 않을 법한 행동을 하는 그들이 이해가 안돼고 욕나옴. 그래 여행의 목적은 제대로 행하셨소?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편을 읽고 소제목을 참 잘 지은것 같다.
내가 처한 상황이 가장 힘든 일이라 느끼는 이들에겐 모든 것을 등지고 홀로 있는 시간이 필요할때가 있는 것 처럼, 아무 것도 안 해도 누군가 옆에 있어 준다는 것은 그 자체로 위안이 되는 그런 날도 있다. 한 가정에 닥친 불행한 사고에 누군가에게 분풀이가 필요했고 사소한 행동 하나에 지독한 살의를 느끼는 순간, 정말 별것도 아닌 단순한 호의가 안정을 찾아주는 일이 생기기도 하겠지? 빵집에 계속 머물렀던 그들 처럼...
나의 말 한마디 몸짓 하나가 누군가에겐 악의가 되었을까? 혹은 작은 위안이 되기도 했을까?

이 짧은 단편을 가지치기 하듯 쳐내고 편집을 해서 [사랑을 말할 때]를 출간했다니, [풋내기들]을 읽어본 후 내 생각은 작가도 참 안타까웠겠다 싶었다. 단어 하나로도 느낌이 바뀌는데 많은 문장을 잘라버렸으니 글 느낌도 틀려지겠지.
여하튼 [풋내기들]을 읽고나니 평론가들은 어찌 평하고 다른 독자들은 어떻게 칭찬하던지 맥이 딱 중간에 끊겨버리고 뒷맛이 찝찝함이 남는 단편들이 있었다.


이런 저런 글들 읽고나면 기존 읽었던 글들과 비교도 해본다.
내 취향에는 책상 모니터 옆에 당당하게 자리잡은 [문학동네81호 겨울] 역시나 좋음. 가만보면 우리나라 작가들 세계 어디 내놔도 끝내주는 분들 참 많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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