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사는 와타베가, 자신이 짊어지고 있던 뭔가 더럽고 무겁고 싸늘한 것을 봉당에 두고 간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견딜 수가 없었다. 호가 온 지 겨우 이틀 만에 몰라볼 정도로 깨끗하게 정리해 주었다. 헌데 지금은 희미하게 썩은 냄새를 풍기는 것이, 눈에는 보이지 않아도 분명히 뭔가 남아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참을 수가 없었다. - P180

우사의 마음은 둘로 갈라졌다. 갈라져서 깔쭉깔쭉한 면이 피를 흘리고 있었다. 마음의 절반은 그런 것 때문에 계속해서 훌쩍거리지 말라고 호에게 고함을 치려 하고 있다. 나머지 절반은 호의 머리를 끌어안고 미안하다고 사과하려 하고 있다.
그것은 거짓말이다. 전부 지어낸 이야기다. 고토에 님은 정말로 가지와라 미네에게 살해되었다. 너는 분명히 미네를 보았다. 나쁜 존재에게 속은 것이 아니다. 너야말로, 정말로 진실을 보고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을 밝힐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다함께 네게 거짓말을 들려준 것이다.
네가 나쁜 존재에게 속았다고 들려주려면 이 세상에는 나쁜 존재가 있고 저주나 재앙을 가져온다고 주장해야 했다. 너는 거짓말의 근거인 거짓말을 또 짊어지고 이렇게나 괴로워하고 있다 ─. - P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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