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다로 감, 지로감>  중에서



<9. 도깨비는 밖으로> 중에서


"흐음, 감나무 중에는 지로 감이라는 것이 있소?"
"있습니다. 단맛이 강하고 맛있는 감이지요."
"다로 감
다로와 지로는 모두 사람 이름으로 흔히 쓰이며, 특히 첫째 아들의 이름을 ‘다로(太郞)’라고 지으면 둘째는 으레 ‘지로(次郞)’라고 짓곤 한다
은 없나?"
"없는 것 같네요." 주인이 잠시 생각한다. "만일 있다면 지로 감보다 더 맛있을지도 모르겠는데."
아니, 다로 감은 떫은 감일 거라고, 모시치는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팔자 때문에 그렇게 되고 마는 것이다.
형제인데. 같은 감나무인데. 떫은 감과 단감이. - P145

주하치로는 비록 생가에서 쫓겨났지만 양가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을 수 있었다. 그 유부초밥 가게 주인이 마련해 둔 긴 의자처럼, 넓은 세상에는 쫓겨난 도깨비에게 앉을 자리를 만들어 주는 사람도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히사이치와 오루이는 쫓겨난 사람들끼리 서로 의지하며 서로가 앉을 자리를 만들었다. 옳은 방식은 아니었지만, 또한 그것밖에는 방법이 없었다.
한편으로 오스에는 어땠을까 하고 모시치는 생각했다. 미운 연적의 집에 부을 지르고 도깨비는 바깥으로라고 하듯이 쫓아낸 것은 좋았지만, 생각지 못하게 포창을 앓고 이번에는 자신이 내쫓길 몸이 되었다. 아니, 아무도 쫓아내지는 않았는데 자신의 열등감이 쫓겨나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부른 것이다. 오스에는 정말로, 마맛자국이 남은 얼굴에 마음을 쓴 탓에 세상에서 숨었던 것일까. 실은 진실로 엄하게 오스에를 ‘도깨비는 바깥‘으로 쫓아낸 것의 정체는 자신이 저지른 죄가 아니었을까. - P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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