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폐당하고도 감정이 평탄하단 사실은 위험 신호였다. 이건 절대로 안스카리우스를 사랑해서 스스로를 다독인 게 아니었다. 그보단 지킬 것이 사라져서다. 이제 그녀에겐 모욕을 받을 만큼의 자아도 없었다.
티티라 돔니니는 이제 상주도, 시민도, 자유인도, 심지어 신민조차 못 되었다. 그저 교국인의 일개 첩실이자 법황의 노예일 뿐…….
전부 자신이 원했다. 스스로 걸어 들어왔다.
티티라는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았다.
꼼짝없이 갇힌 느낌이 들었다. 안스카리우스 때문만은 아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