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랗게 피어나 햇살을 부르는 가을.
한아름 꺾어 올려놓은 베란다 난간에서 진하게 번져가던 향기가 제 영역안에서 연하게 바람에 실려 내게로 온다. 그 옆 조립식 의자 두개. 그 하나위에 만화책3권. 커피 타령 시집 한권... 글을 읽는건지 멍 때리는 것인지 맹한 눈의 1인. 마당에 내린 가을도 좋구나.
핑크,주황,노랑,자색 등등 여러 색상을 심었지만,
이렇게 단체 사진은 역시 노란 국화구나~
잠시,
가을 핑계대며 테트리스 마냥 눕혀놨던 책을 하나둘 꺼내어 본다.
입술조차 대지 않은 커피
변절한 여인의 마음 같이 식어 버린 커피
마음이 텅 비어버린 날
마시지도 않은 커피값만 치렀다
허무의 끝은
지불만을 요구한다
- [한잔의 커피가 있는 풍경] 본문 p 58 < 마음이 텅 비어버린 날 >중에서 일부분.
야마시타 카즈미 [천재 유교수의 생활]
자네는
다음에 또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끼지 않나?
:
:
교수님은 이론 증명에 한 번 실패했다고 연구를 그만두시나요?
안 그만 두시죠?
물론이지.
교수님은 또 새로운 가설을 세워서 그걸 검증하실 거죠?
그거랑 똑같아요-.
- [천재 유교수의 생활 17] p243 ~ 244 중에서 ~
사제간 나누는 대화 자체는 그냥 딱딱하고 무겁게 느껴지지만,
만화에서 캐릭터 표정과 함께 보면 전혀 딱딱하지 않고, 오히려 부드럽고 온유한 느낌이다.
만화만이 줄 수 있는 이런 분위기가 나는 좋다.
지금 내 안에 있는 것은. 공감에서 오는 편안함이다. - [천재 유교수의 생활 17] 232화 p245 ~ p246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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