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에 아키 [군청학사 1]
잠탱이의 어느 바람부는 겨울 밤.
책장아래 이불로 만들어놓은 동굴속에서 옆에 쌓아올린 책 틈바구니로 만화책방 분위기 만끽하며 이번에는 [군청학사]를 펼쳐든다.
이리에 아키 작가가 보여주는 판타지 CF속에 퐁당~
예민하고 눈치빠른 이의 짧은 포착.
찰나의 순간만 허락되는 이계의 신비로움을 교실에 옮겨놓은 점이 돋보였던 <이계의 창제>
<꽃과 기사> 소제목을 읽는 순간, 얼마전 논란이 된 이슈가 잠시 떠올랐다.
단순한 칭찬도 받아들이는 방향에 따라서 커다란 메아리가 되어 돌아오는 참으로 예민한 세상에서 살고있구나..... 그런데, 우리는 " 꽃 "의 이미지를 너무 한정적으로 연약하다, 예쁘다, 향기롭다... 등등.. 정해놓고 그 틀안에서 좁은 사고를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어떤 꽃은 곤충을 잡아먹고, 어떤 것은 꽃보다 그 주변에 잎이 더 아름다우며, 또 어떤 꽃은 악취를 풍기기도 한다.
공주가 예쁘고 여리 여리하며 약한것이 정석은 아니란 말이지. 그리하여.
" 너희가 내 대신 잡혀가면 꼭 구하러 가줄께."
- 본문 p 82 중에서. 이런 공주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지~
작은 상상력으로 하늘을 바라보고, 숲을 동경하는 이라면 재미있는 글 <숲으로>.
한밤중에, 혹은 먹구름 잔뜩끼인 폭풍우 속에 벌어지는 일들을 향한 짧고 즐거운 판타지다. 그나저나, 밥풀은 누가 묻혔을까나 ~ 할머니 그 신비한 숲에 저도 같이 가요~ ㅎㅎㅎ
렌코의 지독하게 아프고 구질구질한 현실속에 던져놓는 <하얀 불>.
외부에서 볼때는 극과 극으로 보여도 마음을 나누는 레코와 시즈마의 관계가 잘 녹아나 있어서 달달함도 있는 에피소드 였다. 함축적이고 대사도 많지 않아서 아쉬운데도 그 분위기 속에 빠져든다.
"렌코?"
"어떻게든 해볼께. 걱정마"
- 본문 p 153 중에서.
걱정하는사람과 괜찮다고 다독이는 사람이 있어 외롭지 않은.....
점심 전에 오다니 별일이네. 시즈마. - 렌코의 생각.
지금은 안돼. 호흡이 흐트러진다. - 시즈마의 생각.
-본문 p 159 중에서 마음의 소리.
반가운 마음과 학교에서는 모르는 체하는 배려?
즐거운 동화같고, 간질간질한 연애 소설 읽는 기분도 들었던 [군청학사1] 단편 모음 이였다.
아쉬운 점...
잘 읽다가 관계설정이 오류라서 몰입도가 떨어져 버린 <알베르티나>
아버지와 딸이 함께 운영하는 카페 이야기다.
즉, 그들의 관계는 '부(父)'녀 관계이지 '모(母)'녀 관계가 아니다. 일본어 원작을 살펴보지 않아서 모르겠으나, 이정도 간단한 가족관계는 번역이나 편집에서 수정해주면 좋겠다. 편집에서 별점 주기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