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세트] 교활하지 못한 마녀에게 (총4권/완결)
김다현 지음 / FEEL(필) / 2018년 1월
평점 :
판매중지


김다현 [교활하지 못한 마녀에게]

 

선입견 금물 !

나는, 무려 '마녀'가 등장하는 글 임에도 최근 거듭되는 판타지 로맨스에 대한 실망으로 덩달아 기대를 내려놓고 글 따라가기 시작했다.   그냥 약간의 호기심을 긁적여 놓고 썸을 위한 사건 한두개 던져놓은 다음 뜬금없는 사랑으로 마무리 되는 글인줄 알았다.  

그런데, 오호 이 판타지 봐라, 시작부터 기차  납치다.  

 

[교활하지 못한 마녀에게] 는 정치적 상황으로 인한 싸움앞에 노출된 어리고 미숙한 마녀 이야기로 첫장을 열면서 솔자매 사연을 야금야금 꺼내가며 도입부터 캐릭터에 대한 친숙함을 만들어낸다.  

 

과거와 현재 각 가문 사이 묵은 감정으로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상황도 발생하고, 이기적인 마법사들의 가족관계, 별자리와 별의 축복에 관한 독특한 사연들까지....한술 더해서 동화속 세상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그야말로 적나라한 마법이 벌어지는 정말 판타지다.   그러나, 각 파트마다 그림이 촘촘히 짜여져서 있어서 그런지 정답 없는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그 모든 상황 설정이 뻔하고 억지스러운게 아니라 오히려 그들의 모험에 마치 동행하는 듯한 느낌이였고, 적당한 흑막과 흉계가 있으며 신비한 전설이 자연스럽게 흐르는 이야기라서 판타지를 좋아하는 내게는 몰입이 잘되어 읽는 재미가 좋았다.  

 

이 글에서는,

무뚝뚝하게 툭툭 내뱉는 말이 전부가 아니라 그 속에 숨어있는 다정함을 알아채는 이가 있고, 누군가의 행복을 빌어주는 이가 있어서 약하게 흔들리는 서늘한 마음에도 작은 모닥불이 타오르게 해준다.

 

" 나는 아폴리네르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사랑이니, 여신도 그정도는 허락해 주지 않을까?"

 

디아나는 그리 말하며 세드릭을 돌아보았다.   한 뺨도 되지 않는 거리에서 고요한 미소가 피어났다.   영원한 사랑을 노래하고, 타인의 행복을 기원하며 마치 별처럼 만개했다.

 

- ebook  본문. 교활하지 못한 마녀에게 3. <세드릭 자일스> 중에서.

 

 

"세상에나, 결투라니! 늘 못된 장난이나 일삼던 채스터티도 그 정도는 아니었어요!"

                - - - 중 략 - - -

"마음 터놓고 지낼 수 있는 관계는 힘들지 몰라도, 함께 대화하며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좋지 않을까요?"

              - - - 중 략 - - -

"아까 친구란 함께 대화하며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지금이 바로 그런 즐거운 시간이 아닐까요?"

               - - - 중 략 - - -

"그럼 이제 우리도 친구인가요?"  

 

- ebook 본문. 교활하지 못한 마녀에게 3. <발푸르기스의 밤> 중에서.

 

 

글은 마법 탐험대를 따라가며 위기감과 금기된 비밀스러움이 주는 환상을 끌어내기도 하고, 사랑을 갈구하는 어린 마음의 고독이 흐르기도 하며, 어떤 변덕은 독특한 인연을 만들고, 숨은 진실이 의외의 반전이 되기도 하는 글이다.   다만,  알콩달콩 로맨스는 눈꼽만큼도 보이지않는 글로 특정한 한 개인의 이야기보다는 '옛날 아주 옛날에' 로 시작되는 이야기, 머릿속 상상이 총 등장하는 스토리 중심의 마법사들의 판타지였다.

 

 

글을 이끄는 주역이 무조건 최고도 아니고, 갑자기 승승장구하는 영웅이 되는 것도 아닌 여전히 어리숙하고 거짓말도 하고, 내숭도 떨줄아는 조금은 서툴고 뒤쳐진 디아나의 '흔하고 평범한' 일상들이 도리어 판타지를 현실적으로 만들어주는 글이였다.   

 

 

 

배신에 치를 떨고, 코앞으로 닥친 이른바 운명에 절망하는 건 하루로 족했다.

 

- ebook 본문.  교활하지 못한 마녀에게 4. <귀향 > 중에서.

 

보고픈 사람들과 꿈꿨던 미래가 산산이 흩어졌다.   그러나 무엇보다 속이 뒤틀리는 건 그녀의 죽음으로 원수 같은 이들이 행복해진다는 사실이었다.

 

- ebook 본문.  교활하지 못한 마녀에게 4.  <귀향> 중에서.

디아나의 이런점은 딱 잡초 같다.  약하면 어떻고, 특출나지 않으면 어떤가.   밟혀도 쓰러져도 약하게나마 살아남으려는 의지에 찬사를 보낸다.

 

 

몇몇 내용을 모티브 삼아 재탄생한 글이지만,  그럼에도 판타지를 좋아한다면 '위대한 마녀' 그리젤다의 행적이 낳은 마녀이야기 [교활하지 못한 마녀에게] 추천.   근데, 수리의 형제 관계가 마지막에 이상하게...

 

 

 

마지막으로, 디아나는 디아나다.

본문 <마지막 매듭> 중에서 디아나의 말을 인용한다.  

 

 

"하지만 말예요. 실은 어머니가 날 사랑하지 않았어도 괜찮아요. 아버지가 존재하지 않았어도 상관없어요. 어머니가 날 사랑했든 사랑하지 않았든, 아버지가 있든 없든 나란 존재는 변함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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