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가 뒤죽박죽 정신없이 펼쳐지는 만화 [란과 잿빛의 세계] 6번째 읽으며 이번 이야기들이 가장 안정적이고 산만하지 않은 글인듯 싶다.
큰 전쟁을 치룬 일족은 각자의 방식으로 휴식을 취하는 가운데....<30화 오늘 밤 연회는 액땜>. 잠식당하지 않으려 애쓰는 오타로의 반격이 인상적인 에피소드.
가장 큰힘을 지녀서 봉인의 능력까지 두루갖춘 마녀, 행동대장이며 마지막 쐐기를 박는 지도자 역할의 젠, 강력한 후계자처럼 보이는 진까지 최후 결전 같아 보였는데.... < 31화 밤으로, 밤으로>.
보호받는 존재로부터 함께 싸우는 이로 비약하는 소년. 그리고, 란의 외침.
"어떻게 해야 속에 든 벌레만 죽일 수 있을지 모르겠어." - 본문 p 93 중에서.
지켜야 될 것이 있는 자들은 역시나 강하구나. 란의 폭풍 마력
" 그 녀석이 그렇게 심한 어리광쟁이인 건 형 탓이구나?" - 본문 p113 중에서
공감한다. 동생바보 오라버니야. <32화, 33화, 34화 작은 용기 하나 반짝>
'10살이라도 사랑해.'
'고마워'
'잘자'
'앞으론'
'꿈속에서 만나자'라고..... - 본문 p 149 중에서
제멋대로 살았어도 인사는 제대로하는 오타로.
그런데, 나는 오타로의 인사를 왜 자꾸 읽게 되는건지. 5권에서 부터 느꼈던 불안감 때문이였을까? <35화 마지막 인사>
오래전 떠나서 이제서야 합류하게된 마력을 보는 마법사가 전하는 말들. <36화, 37화 마법사는 정리를 잘한다>
그냥 판타지 세계에서 벌어지는 한바탕 소동을 다룬 글이라 어수선하지만, 조금 가라앉는다 싶으면 어느새 또다른 활력으로 독자를 이끌어가며 유머를 잊지 않는 만화다. 그래서 한마디 툭 던지는 말들이 내 가슴에 박히는 글로 기억될 6권이였다.
"인생이래봤자 그냥 평범한 삶이었다. 그래도... 참 곱네... 반짝반짝 빛나고 있어." - 본문 p 193 중에서. 반쪽을 잃은 어느 노인의 한마디가 날아와서 콕 박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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