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비밀 네트워크 - 나무가 구름을 만들고 지렁이가 멧돼지를 조종하는 방법
페터 볼레벤 지음, 강영옥 옮김 / 더숲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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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는 비밀스런 대화가 이어진다.   과연 우리가 그 대화에 어느만큼 참여할 수 있을까?

나의 사사로운 정과 기분에 의해서, 또한 나의 이익에 따른 계산에 의해 살짝 개입하는 행위는 어디까지가 자연의 범위일까?  모든게 우주의 진리 아래 순환하는 곳에서 던져진 인간의 행위는 그를 진화로 이끌 수도 있고, 도태로 만들 수도 있다.

 

숲 해설가로 자연을 엿보는 이 글은 선명한 수학 공식 같은 정답을 주지 않는다.    ' 갑이 좋다, 을이 좋다'라고 하지 못하고, 먹혀서 끝나는 듯 싶지만 반전이 있는 자연 생태를 함께 생각해보자는 꺼리만 던져 놓을뿐이다.   

 

그들이 보는 비밀 하나 둘 따라가 볼까나~ 

 

 

 

 

 

 

 

 

 

과거 언젠가 커다란 원시림이 쓰러진 흔적이 있는 듯한 이곳에는, 햇빛이 슬며시 뚫고 들어와 토양을 비추고 있다.   이 정도의 빛은 충분한 양의 당을 생산하기에 어림없는 양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곳에서 자라는 풀은 노지 식물에 비해 영양물질이 적고 쓴 맛이 나거나 질기다.   

-  본문 p 80 중에서



노루들에게 숲은 소위 게으름뱅이들 천지인 곳이다.   몇몇 작은 구역에서 말라빠지고 딱딱한 풀과 약초가 자라고, 나머지 구역의 대부분은 어리고 질긴 너도밤나무만 있다.   숲을 돌아다녀봐야 먹을 것이라곤 나뭇잎밖에 없다.   나뭇잎의 맛도 대부분의 동물들은 좋아할 맛이 아니다.   아무리 좋아하는 음식일지라도 똑같은 음식을 한 달 내내 먹어야 한다면, 며칠만 지나도 질려서 이 음식은 꼴도 보기 싫을 것이다.   특히 새끼들을 위해 젖이 나와야 할 때, 노루는 매일 영양가도 별로 없는 똑같은 풀떼기만 먹느니 안 먹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할 수 있다.   

- 본문 p81 중에서.



음....

고라니, 노루, 멧돼지가 농작물 근처에 서성이며 남겨 놓는 흔적들이 단순히 야산이 없어지고 그들의 서식지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 생각했었는데, 다르게 생각해봐야 되겠다.    

때론, 콩잎 새순을 몽조리 뜯어먹고, 또 때론 고구마 잎을 먹어 치우며 땅을 헤쳐놓기도 하는데 자연의 연결 고리로 보면 그들 나름의 영양 보충 이였구나.     열량 높은 음식이 필요한 이들에게 넉넉한 공간에서 햇빛을 맞으며 잘 자란 식물은 맛있는 유혹 이였겠다.      아하~ 

  

일단, 

숲과 노루 까지는 아주 조금 살펴봤으나, '나'를 기준으로 삼았던 것에서 '자연'을 기본으로 사물을 보면 신비로운 것도. 해악하다 했던 것들도 모두 당연한 이치일 뿐... 어디선가 내가 모르는 그들만의 네트워크가 벌어지고 있겠지.     






어미가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고 먹이를 찾으러 다니려면 암컷과 수컷 새끼(대개는 쌍둥이다) 모두 집에 남아야 한다. 이 녀석들은 풀이나 덤불 깊숙이 숨어 있다가 적이 다가오면 적에게 발각당하지 않기 위해 바닥에 납작 엎드린다. 노루의 이런 행동을 홀로 남은 외로움 때문이라고 해석하는 견해가 많다. 그래서 사람들이 무방비 상태에 있는 노루들을 집으로 데려가지만, 오히려 노루들은 도중에 배고픔에 시달리다 굶어죽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 녀석들은 어미젖이 아닌 병으로 주는 우유는 마시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 본문 p 83 ~ 84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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