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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곰 이라구요
프랭크 태실린 지음 / 가람기획 / 199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고 하더니 어찌된 일일까요? 똑같은 내용의 동화책이 있으니 말이에요. 비룡소의 그림동화에서 나오는 '난 곰인채고 있고싶은데' 라는 책이 있거든요. 거의 똑같은 내용이죠. 그래서 같은 사람이 지은 책이 어른과 아이를 위해 동시에 나왔나 했는데 거기엔 지은이가 요르크 슈타이너라고 하네요. 정말 내용이 똑같아요.
곰이 겨울 잠을 자는 사이에 곰이 살던 곳이 공장으로 바뀌고 겨울 잠을 자고 나오니 거기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곰을 곰이라고 인정하지 않고 자꾸 수염을 기른 게으름뱅이라고 우기잖아요. 자꾸 자꾸 윗사람에게 데리고 가서 이야기를 하면 모두 곰이 아니라고 하고 곰은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말이 통하질 않아요. 하다못해 같은 곰인 서커스단의 곰이나 동물원의 곰도 곰이 아니라고 하네요. 정말 안됐죠? 같은 동료에게까지 인정을 못받다니... 그러다보니 곰은 자기가 곰이라는 사실도 잊고 공장에서 일하다가 공장이 망해 숲으로 갔는데 겨울이와도 동굴로 안들어가고 버티다가 나중에 눈이 많이 싸였을때 동굴에 들어가 따뜻함을 느끼고 잠이 든답니다.
우리 사람들도 안아픈데도 주위의 사람들이 '너 아파보인다 '라고 자꾸 그러면 진짜 내가 아픈가? 한다잖아요. 그리고 진짜 아프기도 하구요. 사람의 마음을 곰의 마음으로 표현한데 정말 어른들의 동화더군요.
슬픈얼굴의 주머니쥐도 정말 재미있었어요. 이것도 역시 주머니쥐는 하나도 슬프지 않은데 사람들이 멋대로 슬프다고 우기면서 웃길려고 애쓰고 그러다가 주머니쥐가 슬퍼하자 그제서야 주머니쥐가 행복해한다고 그러죠. 이것도 역시 사람들이 마음대로 해석하고 자기말이 맞다고 우기는 일을 동화로 써놓은 책이랍니다. 우리 주위에선 이런 일들이 가끔 일어나잖아요. 그런 일을 따뜻한 동화로 지어낸 책이라 아이와 어른 구별할 것없이 다 읽기 좋은 책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