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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편지 - 제2회 네오픽션상 수상작
유현산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12월
평점 :
살인자의 편지라... 제목부터 호기심으로 이끈다. 살인예고장? 아님 자신을 드러내고자 하는 욕망의 과시형인가? 그것도 아니면 살인을 저질렀다는 죄책감에 속죄하려고 한 것일까? 기대감에 손을 들게 만들었다. 3건의 연쇄살인 속에서 범인은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했을까?
서울 가명동의 한 빌라에서 모터사이클 선수가 교수형매듭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이어 경기도 가평군의 한 별장에서 예비역 대령이 유흥가가 밀집된 경기도 영흥시 영흥디자인센터에서 고1 여학생이 같은 방식으로 죽었다. 각 살인현장에선 범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단서가 발견되지 않았다. 또한 각 피해자의 연결고리도 찾지 못하는 가운데 경찰 수사는 지지부진한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범인은 편지를 보내어 경찰 수사를 비웃듯 혼란을 가중시키며 살인을 계속 저지른다. 그는 편지에 당당히 살인의 정당성을 내세운다. 여러 여자들을 임신시키고 헌신짝처럼 버리는 모터사이클선수와 군 생활 폭력과 욕설로 일관된 예비역 대령, 성매매 여고생 등등... 물론 지탄받을 사람들이긴 하지만 죽어야 했는가. 과연 살인에 정당성은 있는가.
한편 공개수배로 전환되면서 살인범을 위한 팬 카페가 생기고, 마지막에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의 욕구를 발견, 확인하게 되는 장면은 참 씁쓸해진다. 사건 재현 프로그램이 리얼리티에 가려 모방범죄의 우려를 못 보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