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학 세계명저 30선
시마조노 스스무 지음, 최선임 옮김 / 지식여행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살아가면서 위험이 닥쳤거나, 힘들 때 부모, 형제, 친구 등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어 하며 혹 보이지 않는 그 누구에겐가 의지하려 한다. 하루에도 몇 번씩 두 손을 모으거나 눈을 감으며 기도라는 이름과 행동에 간절한 마음을 담곤 한다. 아마도 그런 마음이 종교가 발전하게 된 원천이 아닐까? 이러한 인간의 간절함이 믿음이 되어 종교는 우리 삶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종교가 종교 간의 대립과 갈등으로 인해 3차 세계대전 발발할 위험을 야기하는 등 인류 공멸의 위험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영토분쟁, 민족분쟁 등 다양하지만 규모와 발발 가능성과 심각성을 고려해 보면 종교분쟁은 무시무시하다. 그리고 현재 지구촌에서는 하루라도 조용히 지나는 날이 없을 정도로 종교분쟁이 그치지 않고 있다.

도대체 왜? 내 것이 옳고 네 것은 틀리다는 유치원적인 발상에서부터 출발한 근본주의... 그로 인한 종교적인 테러리즘까지 발전한 정치화된 종교에 영향을 받고 있고, 또 앞으로도 계속해서 받을 것이 자명해 보인다. 그러므로 주의해야 할 것은 각 종교에 대한 객관적인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러한 객관적 인식에 근거하여 종교들의 평화로운 공존을 위해 가치적인 측면에서 합의를 이루려면 종교 간의 대화가 필요하다.

최근 읽었던 비교종교학으로 저명한 시마조노 스스무의 <종교학 세계명저 30선>은 이 세계에 일침을 가하고 있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면 종교학은 아직 젊은 축에 속하는 덜 익은 열매단계로 종교의 역사는 길지만 종교학은 근대가 되어서야 경험과학의 발달을 배경으로 유럽에서 탄생한 비교적 역사가 짧은 학문이다. 따라서 끝내야 할 과제의 양을 생각하면 아직도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이에 스스무는 총 7장으로 서른 권의 명저를 들어‘종교학의 시초’부터 ‘허무주의를 띄어 넘어’까지 할애하고 있다. 대부분 연구자로서 자신이 속한 특정종교를 편향하여 소개하지만 스스무는 여러 종교에 관해 폭넓게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데이비드 흄에게 초점을 맞추어 서양의 형이상학의 해체와 종교학의 성립을 관련지어 이야기하고 있다. 이것은 삶과 떨어질 수 없는 화두다. 때문에 종교는 화려한 무덤에서 느낄 수 있는 죽은 자의 흔적이 아니라 우리 삶 속에 언제나 살아 숨 쉬고 있는, 여전히 유효한 테제이다. 그리고 우리의 현실에서 종교가 유일하게 절대적인 가치체계가 아니라 수많은 가치체계 중의 하나라는 사실이다.

스스무는 근래의 종교가 문화의 범주 안에 있는 하나의 요소라는 전제를 극복하고 종교인들의 교조적인 논리나 배타를 넘어선 종교와 당대 문화자체에 대한 비판적 접근을 시도함으로써 상생을 노래하고 있다.

저자가 첫 번째로 소개한 삼교지귀의 책 마지막에 실린 시를 인용하며 리뷰를 마친다.

“중생의 습성과 욕구가 가지각색이면/ 위대한 의사나 부처의 치료법도 가지각색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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