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땅의 야수들 - 2024 톨스토이 문학상 수상작
김주혜 지음, 박소현 옮김 / 다산책방 / 202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1903년 일본의 지리학자인 고토 분지로는 한반도를 토끼 형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뭐 눈엔 뭐만 보인다고 그런 것 같습니다. 이에 최남선은 한쪽 발을 펼치며 대륙을 향해 포효하려는 듯한 호랑이 형상의 지도를 선보입니다.

<작은 땅의 야수들>을 받아들었을 땐 제목만으로는 솔직히 맘에 들지 않았습니다. 야수들이란 표현은 복수로, 우리나라가 지정학적 위치로 인해 끊임없이 외침을 당했다고 사유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어보니 전혀 다른 의미로 씌여졌음을 알게 되었죠.


눈 덮힌 산을 헤매는 사냥꾼과 호랑이 이야기로 이 소설은 시작합니다. 옥희가 주인공인데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기생으로 팔려가는 옥희와 사냥꾼의 아들 정호, 그리고 다양한 주변 인물들과의 구구절절한 삶을 담담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마치 대하 드라마를 정주행한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키네요.

일제강점기에서부터 해방정국, 한국전쟁, 1965년까지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와 개인의 서사들을 담고 있습니다. 개인이 견뎌야 했던, 살아 가야했던 흔적들이 아로새겨 있어요. 그저 일제의 탄압과 만행, 동족상잔의 비극 등 역사적 비참한 아픔보다는 그 시대를 살아갔던 이들의 다양한 삶을 통해 삶의 참의미와 희망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개인의 삶은 시대와 동떨어질 수는 없을 것입니다. 서평의 서두에서도 밝혔듯이 책 제목의 의미처럼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되묻는 책이었습니다. 치열하게 살았던 우리 야수들의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아프면서도 한편 벅차오릅니다. 이 소설을 읽고 있는 독자들도 그럴 것이라 생각되네요. 내가, 나라면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를 곱씹게 되었습니다. <파친코>를 잇는 한국적 서사 <작은 땅의 야수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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