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브레인 투어
김상균 지음 / 이야기나무 / 2022년 3월
평점 :

메타버스가 보여주는 모습은 어떨까요? 메타버스 주가 뜨고 있고, 연일 메타버스 관련 서적, 상품들이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저도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으려고 메타버스 관련 서적을 찾아서 읽고 있는데요. 메타버스는 이제 먼 미래가 아니라 현실인 셈입니다. 흔히, 미래에는 장미빛 희망을 그리곤 하죠. 훨씬 편안해 지고, 과거보단 더 나아질 거라고.
그런데 전에 읽은 <움직임의 뇌과학>에서 과학 기술의 발달로 편안한 삶을 추구하는 대신 움직임은 줄어들고 있으며, 움직임이 없으면 멍게의 뇌처럼 우리의 뇌도 쇠퇴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았을 땐 너무나도 충격이었습니다. 한편 일각에서는 미래를 걱정하거나 비판하는 사람들 또한 많은데요.
여기, <브레인 투어>가 그리는 미래의 모습은 암울하기만 합니다. 〈브레인투어〉는 메타버스가 본격화된 세상 속 이야기 17편을 담은 단편소설집인데요. 희망이 없는 디스토피아 세계를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3개의 소설을 꼽자면, 처음에 소개된 '아무도 없었다'와 '나는 나를 해고했다', 그리고 '증강현실 콩깍지"입니다. '아무도 없었다'에서는 살인 사건이 일어나는데 관계 단절로 인해 사건해결이 어렵게 되고, '나는 나를 해고했다'에서는 자신만의 계약 기술을 AI에게 빼앗겨 실직하는 내용을, 마지막으로 '증강현실 콩깍지'에서는 상대방의 이미지를 보고 싶은대로 볼 수 있는 렌즈를 판매하는 이야기입니다. 아무리 길어도 각 한편당 10페이지를 넘지 않고 무척 재미있어 읽기 참 수월했어요. 삽화도 수록되어 있어 시각적으로도 매우 만족했습니다.
읽으면서 제 나름의 결론을 내리자면 미래는 장미빛 희망의 유토피아든, 상처받고 기만의 세계인 디스토피아든 정해진 것은 없으며, 과학기술을 어떻게 써야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지켜야 할 인간다움은 무엇인지 경종을 울리는 소설이었습니다. 작가의 말처럼 여전히 우리가 패배하지 않는 세계가 되어야 할텐데요. 계속해서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