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종말>의 저자 프랜시스 후쿠야마의 신작이 나왔다. 오랜만에 후쿠야마의 신작이 나왔다니 참으로 반갑기 그지없다. 학계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역사의 종말>에서 공산주의는 구조적인 모순으로 붕괴되어 이로 인해 이데올로기 전쟁은 끝났으며 자유민주주의가 최종 종착지가 될거라고 주장한 후쿠야마. 이번엔 신작으로 어떤 반향을 일으키게 될지 심히 궁금해졌다.
그런데 제목부터 심상찮다. 제목은 <존중받지 못하는 자들을 위한 정치학> 전혀 어울리지 않는 단어들이 만났다. 정치를 권력 획득과정에서 부터 분배하는 과정이라고 한다면 여기에는 차별과 배제는 당연시 된다. 따라서 결국 정치란 자신과 이해관계가 같은 집단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것이다. 물론 민주주의의 역사를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내부의 단결을 위해 외부의 적을 만들라.'라는 말이 있다. 그 말이 정치의 속성을 아주 잘 설명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는 소수의 계층들을 철저히 무시하거나 탄압을 하는 양상을 띨 것이다.
저자는 이전 <역사의 종말>에서 맹신했던 자유민주주의에 결함이 있다고 보고 이를 수정하고자 한다. 트럼프의 당선과 영국의 브렉시트 선언 등 충격적인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서 왜 이런 결과가 나오게 되었는지에 주목한다. 이에 인정에 대한 요구, 타자 혐오, 포퓰리즘 3가지 차원에서 논한다. 저자는 이러한 3가지 현상들이 같은 이유 즉, 정체성의 혼란과 불안에서 기인한다고 보았다. 탁월한 시선이다. 특히 코로나 펜더믹에 대처하는 모습들을 보고 있노라면 쉽게 이해가 되었다. 그리고 저자가 우려한 디스토피아 모습이 그려졌다.
하지만 그럼에도 후쿠야마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정체성은 분열로 가는 도구가 될 수도 있지만, 통합으로 향하는 도구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하면서 다양성 속에서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고 더욱 굳건하게 만들 비전을 꿈꾸면서 말이다.
글쎄...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저자는 너무 낙관론에 빠진 건 아닌지 모르겠다.
♣ 이 서평은 이벤트에 당첨되어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고 작성한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