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옹, 바이러스 연구소
레아 뒤프렌느 지음, 줄리아 사그라몰라 그림, 김자연 옮김, 마르텡 기몽 감수 / 보고북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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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내 아이에게

전염병과 백신과

우리 몸을 방어하는 인체의 신비를

재미있게 이야기해 줄 수 있을까?

코로나19로 인해

전염병의 상식이 필요해진 시대,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부모에게

야옹, 바이러스 연구소를 추천한다.




1. 줄거리

반려묘 줄리의 새 친구를

입양해 오기로 한 날!

그런데 엄마가 새로 온 고양이에게

격리가 필요하다고 하신다.

반려묘 입양을 통해

격리는 왜 필요하고 감염이란 무엇인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하나씩 알 수 있다.

더불어 기후 위기, 인구 증가,

환경 오염 등 팬데믹을 일으킬 수 있는

다양한 원인들도 확인할 수 있다.

다시 또 겪게 될지도 모르는 팬데믹,

우리가 해야 할 일에는

무엇이 있는지도 고민해 보자.




2. 추천대상

백신의 원리가 궁금한 어린이,

팬데믹이 무엇인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고 싶은 어린이,

박테리아와 바이러스의 차이점을 모르는 어린이,

지구환경과 팬데믹의 연관성이 궁금한 어린이.

혹은 어른들 모두에게 추천한다.




3. 폭 넓게 이해하는 의학 세계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를

구분하는 기준을 비롯하여,

몸에 이로운 미생물과 해로운 미생물을

재미있는 그림으로 풀이해 준다.

어른인 나도 흥미로울 정도.

그림으로 쉽게 설명하며 어렴풋이 알았던

내용을 뚜렷하게 알 수 있어 좋았다.

아이도 거부감 없이 술술 읽는다.



4. 알아두면 쓸모 있는 감염병 정보

주의해야 할 감염병, 인수 공통 감염병,

항생제와 항생제의 내성균에 관한

이야기까지 상세히 실려있다.

특히 슈퍼 박테리아에

(항생제 남용으로 모든 항생제에 내성이 생긴

슈퍼 박테리아가 생길 수 있다고 학계는 경고하고 있음)

대한 글이 마음에 와닿았는데,

무분별한 항생제 사용으로 문제가 되는 요즘

그 심각성이 크게 느껴졌다.

우리 딸이 계속 아프면서

항생제를 끊이지 않고 먹는 요즘,

정말이지 애가 닳을 지경이다.

요즘 아이들이 과거 우리 세대보다

더 많이 아픈 것은 환경오염 탓일까,

아니면 항생제의 오남용 탓일까.

마음이 무거워진다.




5. 마무리하며

요즘 엠폭스가 또 떠들썩하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살 일이 없던 마스크를

지금까지도 주야장천 사고 있는데,

마스크를 살 때마다 시대가

많이 변했음을 실감한다.

언제쯤 이 바이러스 전쟁이 끝이 날까.

아니면 이제 시작인 전쟁인 걸까.

코로나19의 재감염이 확산하고

기타 호흡기 질환이 유행하는 요즘,

딸에게 꼭 필요한 책이었다.

잘 읽고 기억해서 건강히 올해를

넘길 수 있길 바라본다. 잘 읽었습니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소중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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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가 읽지 않을 것을 알기에
인창 지음 / 하움출판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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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너가 읽지 않을 것을 알기에의 의미가

책을 읽는 독자를 향한 말인가 싶었다.

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면

읽고 싶어지는 게 사람의 마음이니까.

그런 뜻인가 했더니 그것은 아니었고.

아무도 바라보지 않을 때

가장 솔직한 마음이 나오듯

누구도 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솔직한 마음을 담은 시집이었다.

그런 솔직한 마음을 푹 담은,

복잡하면서도 꾸밈없는 이야기를

오늘 소개하고자 한다.




1. 너랑 나만은

너랑 나만은

사랑받음에 있어서는 거리낌이 없고

사랑 함에 있어서는 숨김이 없고

사랑 줌에 있어서는 인색함이 없는

그런 사람이 되어야지

우리는 그런 사랑이 되어야지

너가 읽지 않을 것을 알기에

사랑을 주는 게 아까운 사람이 있었다.

이리 재고 저리 재고,

그렇게 해야 할 것 같은 사람이 있었다.

결국 그런 사람과는 오래 가지 못하고 헤어지더라.

20대에 내가 만났던 이들을

모두 사랑했지만, 그렇다고 사랑 주는 게

아깝지 않은 사람은 몇 없었다.

이것을 '상처받기 두려워서'라는

말로 포장하긴 했지만, 글쎄.

나는 지금도 그때의 내 마음을 모르겠다.

거리낌 없이 숨김없이 인색함 없이

주는 사랑은, 뭔지 모르게 두려웠다.

그런 사랑을 받는 것도, 주는 것도 모두.

시간이 많이 흘러 사랑을 주고받는 것에

거리낌도 숨김도 인색함도 없는 사람을 만났다.

지금 이 사람을 만나려고 그랬나 보다.

그러니, 그런 사람을 만나지 못했거나

하지 못한다고 해서 상심하지 않길.

그런 사람은 분명 나타날 테니 말이다.




2. 솔직한 마음

너가 읽지 않을 것을 알기에

한 자 두 자 적어 본 나의 마음

솔직한 마음

(중략)

너에게 보여 주기 무서워 숨어든 내가

발가벗은 채 살고 있는 이 종잇장만은

내 것임을 알기에

너가 읽지 않을 것을 알기에

너가 읽지 않을 것을 알기에

누군가 읽지 않을 것을 아는 글은

솔직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낯부끄럽다.

언젠가 집 정리를 하면서 아주 오래전에

내가 쓴 일기를 본 적이 있는데

손발이 다 닳아 없어지는 줄 알았다.

오글거려서가 아니라, 너무 솔직해서 부끄럽더라.

그런데 시인은 그런 솔직함을 담아

시를 썼다고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시인이

너무나 대단하게 느껴졌다.

솔직함을 담은 시, 그런 시를 보여줄 수 있는 용기가.




3. 모조품

모조품

(중략)

깜박이는 그 불빛은 별을 대신할 듯하지만

나는 다시 서러움 많은 생각뿐입니다

내가 꽃을 당신 보듯이 보는 건

그것 또한 같은 이유겠지요

너가 읽지 않을 것을 알기에

진짜는 아니지만 모조품으로 바라보는 꽃.

누군가 나의 모조품으로

꽃을 바라본다고 하면 어떤 기분일까.

잠시 부끄러울 수는 있지만,

뭔가 기분이 좋아질 것 같다.

얼마나 아름다운가.

당신 보듯이 꽃을 본다는 것,

당신의 모조품으로 꽃을 본다는 그 마음 말이다.




4. 마무리하며

너가 읽지 않을 것을 알기에 안에는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시가 있고,

조금은 추상적인 시도 있다.

그러한 시들을 읽으며

시인의 뒤엉킨 복잡한 마음이

반사되어 느껴졌다.

살아가면서 느낄 다양한 감정에

공감이 되기도 했고,

다양했던 인연들을 떠올리며 추억에 잠기기도 했다.

나이가 들면서 감추었던

솔직한 감정의 얼굴들을 탁탁 털어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해야 하나.

상대가 읽지 않을 것을 아는 마음,

그 마음으로 숨김없이

토해낸 문장들을 차분히 들여다본다.

맑게 빛나는 그 마음으로 내 마음도 닦아야지.

잘 읽었습니다.




*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소중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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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신경 쓰기 - 불안과 자책을 멈추고 나를 사랑하기 위한 심리학
하시모토 쇼타 지음, 김슬기 옮김 / 유노북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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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고 괴로운 날,

전부 다 내팽개치고 싶은 날,

자신을 스스로 탓하며 자책하던 날,

아무도 나를 알아주지 않아 고독하게 울었던 날,

꿈을 향해 열심히 애썼던 하루하루···.

나에게 신경 쓰기

"어째서 나는 이렇게 엉망진창인 걸까?"

나를 둘러싼 여러 가지 문제들을 두고

저자는 그것에는 나를 지키기 위한

큰 의미와 목적이 있다고 말한다.

나를 지키기 위해 내 마음이

만들어 내는 또 하나의 나,

마음을 지키는 역할을 하는 존재라는데

아마 모두들 어리둥절할 것이다.

나에게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며

내 안에는 인생을 바꿀 수 있는 힘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자.




1. 나를 구하는 힘

'나'는 결코 나를 버리지 않았다.

늘 곁에 있어 주었다. 늘 믿어 주었다.

반드시 잘 될 거라고, 괜찮다고.

사실은 계속 격려해 주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살아올 수 있었다.

나에게 신경 쓰기

우리 모두에겐 '나를 구하는 힘'이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문제는 그 힘을 방치하고 타인에게

지나치게 의지하거나 도움을 줄 사람만을

찾아다닌다면 그 힘은 점차 사라진다고.

저자는 나에게 신경 쓰기를 통해

내 안에 존재하고, 나를 도우며

지켜주는 존재 (그를 기사라고 칭한다)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내 안의 힘을 알아차리고

오직 나만이 나를 신경 써 줄 수 있다는 점을

깨닫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2. 세 가지 깨달음

마음의 방어 기제 인식하기

방어기제의 작동 방식 이해하기

마음의 방어기제와 대화하기

나에게 신경 쓰기

저자는 이 세 가지를 깨달으면

내 안의 기사를 찾고 그 힘을

되찾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밖으로 향했던 시선을 자신에게 돌리고

(마음의 방어 기제 인식하기)

타인을 위했던 마음을 자신에게 쓰며

(방어기제의 작동 방식 이해하기)

자신과 대화를 하는 것

(마음의 방어기제와 대화하기) .

이 과정을 천천히 보여준다.

그 힘으로 힘겨운 마음과 고민을 고민하고,

당신이 원하는 인생을 살 수 있길 바란다.




3. 내 안의 서툰 기사

빨리 손에서 놓아 버리고 싶은,

나를 괴롭게 만든 문제의 진짜 모습은

내 소중한 편이었다.

나를 가장 생각해 주는,

마음 따뜻한 기사.

소중한 나의 일부.

나에게 신경 쓰기

서두에 나에게 존재하는 문제들이

나를 지키기 위한 큰 의미와

목적을 가졌다고 운을 뗐다.

그 말의 뜻은 이렇다.

내 안의 기사가 나를 필사적으로 지키려 하다 보니

(나에게 상처가 되는 일로부터 나를 지키려고 애쓰는)

오히려 문제가 생긴다고.

(우리는 이를 방어기제라고 부른다)

내 안의 다양한 기사가 비록 서툴지만

발버둥 치며 나를 보호하려다가

그런 문제들이 발생하다니,

당황스럽지만 한편으로는 안쓰럽고 고맙기도 하다.

(책에서는 이런 서툰 기사의 다양한 모습을 들여다보고, 그가 가진 본래 속내을 보여준다. 책을 통해 자신이 어떤 유형인지 확인할 수 있길 바란다)





​4. 그랬구나

기사, 너를 몰라봐서 미안해.

지금까지 나를 지켜 줘서 고마워.

너에 대해서 드디어 잘 알게 되었어.

앞으로도 함께하자.

하지만 이제 무리는 하지 않아도 돼.

나에게 신경 쓰기

책에서 방어기제가 보여주는

그 진짜 속내를 풀이해 주면서

소름이 돋을뻔했다.

특히 하고 싶지만 하지 못하는

사람의 심리를 보면서 내 안에 진짜

숨겨졌던 나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그 외에도 다양한 방어기제의

본 모습을 하나하나 보여주는데,

내 주변 사람들의 기사들도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5. 내 마음에 붙인 이름

당신이 자신을 신경 써 주길 바랐듯이

기사도 당신이 신경 써주길 바라고 생각합니다.

나에게 신경 쓰기

저자는 기사가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어떻게 만나러 가는지,

어떻게 대화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해답을 제시한다.

나는 특히 내 마음에 이름을

붙이는 과정에서 나를 꼭 안아줄 수 있었다.

내가 후회하고 괴로워했던 감정들을

떠올리며 이름 붙이니, 과거 어릴 때의

경험까지 불쑥 불쑥 소환되었다.

쪽팔려 씨, 아닌척 씨, 자존심 씨.

나 생각보다 애쓰며 살았구나.




6. 나에게 신경쓰기

문제는 없애는 것이 아니라

해결하는 것이라 말하는 저자.

쇼펜하우어는 이 세상의 천국을 통째로

옮겨둔다면 인간은 권태에 시달리다

죽어버릴 거라 말했지만,

나는 권태로 죽어도 좋으니

세상에 문제 따위는 없는 천국이었으면 했다.

문제투성이인 나, 결함 덩어리인 나,

그런 나를 창피해하고 부끄러워하고 모른척했다.

그런 나를 애썼다고 안아줄 수

있는 시간은 귀한 경험이었다.

나에게 말을 거는 것이 조금 낯설긴 하였으나,

한 발 떨어져 바라보니 새로웠다.

지금 당신, 당신과의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면

당신 안의 기사를 꼭 만날 수 있길 바란다.

꼭 만나서 대화까지 성공하길 기도한다.

우리 안의 기사가 모두 건강해지길 바라며,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소중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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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힙하게 삽니다 - 가족의 상실을 딛고 나를 찾아가는 행복 에세이
한수정 지음 / 미래북(MiraeBook)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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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힙하게 산다는데

나는 왜 이리도 청승맞게 울고 있는 건지.

그녀가 절대 가여워서가 아니다.

이야기가 슬퍼서도 아니다.

(남편과 너무 이른 사별이 슬프긴 하지만)

상실을 이겨낸 씩씩한 이야기인데,

수도꼭지마냥 꺽꺽대며 울었다.

아마, 그녀가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기까지

얼마나 힘든 시간을 견뎠을지

가늠해 보았기 때문이겠지.




1. 상실에서 벗어난 그녀가

자신을 사랑해 줬던 사람이 세상을 떠나자

그녀는 어쩔 수 없이 그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부지런히 메우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그 결과 자신을 더 사랑하게 되었다는

담담한 문장에 콧잔등이 시큰했다.

책에서는 구체적인

상실 극복법을 제시하지 않으나,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찾아

힙하게 살아가는 그녀를 보여준다.

그녀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울림이 되어 위로가 되고 힘이 되리라 믿는다.

오늘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힙하게 삽니다라고

당당히 외치는 그녀의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2. 상실 속 당신에게

내가 생각하는 '힙하다'의 의미는 개성 있거나 멋진 걸 넘어서 내가 가진 결핍을 인정하고, 내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힙하게 삽니다

상실 후에 방황하고 있다면

상실의 늪에 빠져 있다면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모르겠다면

자신을 사랑하고 싶다면

누구보다 자신을 안아주고 싶다면.

그녀의 이야기를 통해 용기를 얻고

행복을 찾을 수 있길 간절히 기도한다.




3. 잘 살아내고 있다는

그 순간 눈물이 났다. 전구를 잘 갈았다는 안도감과 뿌듯함 때문이었다. 갑작스레 이생에 덩그러니 남겨졌지만, 잘 살아내고 있다는 안도감과 뿌듯함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힙하게 삽니다

고작 전구 하나 가는 것 가지고

안도감과 뿌듯함을 느끼냐고 물을 수 있지만,

나는 그녀의 전구 이야기에 꺼이꺼이 울었다.

우리 집의 모든 전등은 LED 등인데

남편 없이는 갈 수 없는 등이기 때문이다.

내가 해보려고 했다가

전선을 연결하는 과정을 보고 포기했더라지.

어느 날 갑자기 내가 스스로

전등을 바꿔야 하는 날이 온다면,

아마 나는 촛불을 써야 할지도 모른다.

순간, 전등 하나에서 느껴지는

남편의 빈자리와 그 빈자리를 채워낸

그녀의 이야기에 왈칵

눈물이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의 안도감과 뿌듯함이

내 마음에 밀려들었다.




4. 영원한 건 없다

이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 그래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내가 가진 절대적인 아픔 또한 영원하지 않다는 사실에 위안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힙하게 삽니다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는 말이

참 슬픈 말인 줄 알았다.

그런데 그녀는 다행이라 말한다.

자신이 가진 절대적인 아픔 또한

영원하지 않다는 사실이니까.

그 말에 나도 마음을 쓸어내린다.

그렇구나, 세상에 영원한 건 없듯이

아픔 또한 영원한 건 없겠구나.

모든 것은 흘러가고 사라지고

아물기 마련이겠구나.

정말 다행이란 생각에,

더 이상 이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는 말이

슬프게 느껴지지 않았다.




5. 아픔과 치유, 그 완결판

이제 남편과 사별, 상실 그 후 이야기는 그만 쓸 생각이에요. 이 책이 사별로 인한 아픔과 치유, 그 완결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힙하게 삽니다

그녀는 81년생, 나와 고작 3살 차이이다.

내가 아는 언니의 삶처럼 느껴져

마음이 욱신거렸다.

하지만 이제 그녀는 더 이상

남편과의 사별과 상실에 관한 책을

쓰지 않을 거라 말한다.

(앞서 사별에 관한 책이 3권인가 더 있다)

마음속 고통과 슬픔을

모두 흘려보냈다는 뜻이겠지.

앞으로는 여행 에세이나,

중년 여성의 연애 에세이를 쓰고 싶다고 하니

그녀의 삶을 열심히 응원한다.

새로운 삶과, 새로운 이야기를 들고

올 그녀를 기다리며.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소중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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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오늘이 왔어
오진원 지음, 원승연 사진 / 오늘산책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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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태어나기 전부터

사랑했어요

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오늘이 왔어

이 책을 읽기 위해 오늘이 왔나 보다.

팍팍하게 메마른 삶으로 살지 말라고

내일은 오늘보다 부드러운 마음으로 살라고

딱딱하게 굳은 마음 말랑하게 녹여지라고.

작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하지만

진하게 녹여 흘려보낸다.

단순히 남녀간의 사랑만이 아닌,

세상의 모든 사랑과 이별을

꼭꼭 씹어 단단한 문장으로 빚어놓은

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오늘이 왔어.

오늘, 그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1. 모순

지구가 이렇게 큰데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없다는 건 무음 같은 시간이었어

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오늘이 왔어

슬프지만 따뜻했고

눈물 나지만 위로가 되었으며

이별의 고통도 사랑의 추억으로 치환할 수 있었다.

어울리지 않지만 단짝일 수밖에 없는

이 모든 모순의 감정들을

잘 짜인 격자무늬 이불처럼 덮었다.

그 감정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2. 사랑에 빚진 마음

나를 사랑해 준 사람들을 기억하는 일은 소중한 사람들에게 받은 소중한 인생을 잊지 않으려는 노력이다. 사랑에 빚진 마음으로 하루를 살고 깊은 사랑을 품는 마음으로 내일을 맞는다.

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오늘이 왔어

나를 사랑해 주었지만

세상에 남아있지 않은 이들을 기억하는 건,

때때로 너무나 힘이 든다.

가까운 사람부터, 조금은 먼 사람까지

마음의 거리만 조금 다를 뿐

그들에게 받은 소중한 사랑은

여전히 마음속에 남아있다.

그들에게 받은 사랑,

그들에게 받은 소중한 인생.

그 사랑에 빚진 마음으로 오늘을 살아야지.

그 마음을 품고 내일을 맞이해야지.

가끔 너무 힘들고 슬프더라도.




3. 사랑했던 사람

별에게 묻는다

사랑하는 사람이

사랑했던 사람이 되고

우리였던 순간이

너와 나의 순간으로 나뉘는 시간

함께 걷던 모든 길이

아득하게 멀어진다.

(중략)

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오늘이 왔어

이 문장을 보는 순간

내가 대학교 때 만나던 남자친구가 떠올랐다.

그 친구와 상당히 오래 사귀었는데

가끔 둘이 싸울 때면

그의 마음에 상처를 주기 위해

일부러 그런 말을 했다.

"진짜 너 사랑했다. 이젠 과거형인 거 알지?"

결국 그도 사랑했던 사람이 되었고

너와 나의 순간으로 나뉘었으며

함께 걷던 모든 길이 멀어졌지만

지금도 종종 그가 생각나곤 한다.

애정의 대상이 아닌 추억의 대상으로 말이다.

그는 어떤 여자를 만났을까,

그녀에게는 못된 말을 듣지 않고

예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




4. 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오늘이 왔어

우리 가족에겐 무시로 세 들어 살던 집에서 쫓겨나 거처를 찾아다녀야 했던 방랑의 시절이 있었다. 숱한 냉대와 손가락질에도 가파른 언덕을 포기하지 않고 넘어온 것은 그가 우리의 바퀴가 되어주었기 때문이다. 그는 마모되고 있는 것도 모르는 채 우리를 태운 손수레를 끌고 험한 길을 달려왔다. 스페어타이어 없이 혼자 버텨온 인생이었다.

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오늘이 왔어

아버지를 대신해 가족의 생계를 이끌며 살던

오빠는 신장암을 선고받는다.

마모되는 것도 모른 채 가족을

태운 손수레를 홀로 끌었을 오빠의 삶과,

그 삶을 마음 아파하는

작가의 마음이 느껴져 마음이 저렸다.

신장암 수술을 앞두고서

자신이 없더라도 가족이 살 집이 있으니

다행이라며 울음을 터뜨린 오빠.

그런 오빠와 병원 앞 공원을 오래 걸으며

그녀는 생각했다.

'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오늘이 온 건 아닐까

더 늦기 전에 고마움을 말할 기회를 주려고

내일이 있는 건 아닐까'라고.

서로에게 남겨진 날이

얼마나 되려는지 알 수 없고 장담할 수 없으니,

늦지 않게 마음을 전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오늘이란 시간이 기적처럼 다가왔다는 문장이

짙게 내려앉았다.

오늘은 기적이었다.

늦지 않는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오늘이란 시간은 기적이었다.

우리는 그런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5. 아름다운 사진과 아름다운 글

1. Legato

높이가 다른 음과 음 사이를 이어서

악상기호로 이루어진 챕터는 꽤 로맨틱하다.

책을 두 번 읽었다.

한 번으로는 그 진한 여운이 너무 아쉬워서.

아름다운 사진은 아름다운 글을 더 빛나게 했다.

아니, 아름다운 글도 아름다운 사진을 빛나게 했다.

서로가 서로를 빛나게 하는 책이었다.

사랑과 이별의 문장들은

서늘한 가을과 차디찬 겨울눈으로 마음에 밟혔다.

이별의 촉감이 어떤 계절과 닮았는지

또렷하게 느낄 수 있었다.

글 속에서 밀려드는 슬픔이 눈물을 만들기도 했고

그 눈물이 주체가 되지 않아 작가를 원망하기도 했다.

그랬다가도 몽글몽글한 사랑의 문장에

뭉근히 미소 지어지기도 했다.


이별은 나에게 당신의 최선을 알게 해주었습니다. 진심을 다해준 당신의 마음을 헤아리며 이별을 보내주도록 말입니다.

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오늘이 왔어

몇 번을 되뇌어도 같은 여운을 남기면서

내 마음에 눅진하게 눌어붙었다.

그녀의 문장을 멋들어지게 소개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잠시 생각도 했다.

그런데 그건 불가능했다.

내겐 그런 능력이 없다.

그래서 그저 내가 느낀 감정만

주저리주저리 풀어놓는다.

내가 느낀 감정을 당신이 느껴주길,

그래서 함께 그녀의 문장을 읽으며

공감할 수 있길 기대하는 마음으로.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소중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너무나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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