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에 관한 생각
김재훈 지음 / 책밥상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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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는 나와 초등학교 시절부터

함께 한 피아노가 있다.

당시 미래의 꿈이

피아니스트였던 딸을 위해

거액을 들여 산 피아노는,

결혼 후 혼수품처럼 나를 따라왔다.

업라이트 피아노 중 거의 최상급이라는

업자의 말에 큰돈을 들여 사 왔지만

나는 피아니스트가 되지 못했고,

지금은 아주 가끔 제 소리를 낼 뿐이었다.

그래서 최근 이 피아노를

처분하기로 마음먹었는데,

그런 내 앞에 피아노에 관한 생각

운명처럼 다가왔다.

마치 내 피아노와의 추억을 복기시키듯.

피아노의 시작과 끝

한때 한 가정의 교양의 척도를 나타내던 피아노는 이제는 더 이상 쓸 수 없는 낡은 가구처럼 버려지고 있다. 하지만 피아노를 배운 기억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순식간에 공동의 기억을 끌어내는 '체르니를 연습한 시간'들은 쉽게 버려지지 않아야 할 시간이 아닐까.

피아노에 관한 생각

'피아노에 관한 생각'안에는

처음 대한민국에 피아노가 들어왔던

날로부터 시작해 현재

우리나라 피아노 시장의 모습까지

세세히 보여준다.

피아노가 흔하게 연주되던 시절은 저물어가고

버려지는 피아노가 산을 이루는

지금을 바라보고 있자니

마음 한구석이 시큰거렸다.

저자는 그렇게 버려진 피아노를 재탄생시켜

새로운 악기를 만들어내는데 그 이름이 PNO다.

PNO 새로운 악기

이 책에는 한국에 처음 피아노가 들어온 날로 시작해, 내가 피아노를 처음 만난 5살 때 피아노 학원에서의 어느 날부터 공연 <PNO>를 통해 새로운 악기를 선보이고 나서까지. 여러 피아노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피아노에 관한 생각

저자는 건반으로 표현할 수 없는 일들은 많으며,

그것들을 표현해 내기 위해

본질에 다가가는 것이 예술가의 일이라 말한다.

그리하여 프리페어드 기법

(피아노 현의 진동을 조작하여 원래의 음향을 변화시키는 기법)

전용 악기를 만들기로 결심하는데,

'피아노에 관한 생각'에는

그 과정을 섬세하게 다뤘다.

피아노와 나

현재 연습하고 있는 체르니의 숫자가 곧 피아노 실력의 지표였기에 피아노를 치는 친구들끼리는 "너 지금 체르니 몇 쳐?"가 인사를 대체했다.

피아노에 관한 생각

이 책은 피아노의 과거,

새로운 미래와 역사를 이야기하면서

피아노에 대한 추억과 감성도 이야기한다.

책을 읽으며 그 추억과 감성이 되살아났다.

어릴 때 수없이 연습했던 콩쿠르 곡,

친구들과 경쟁하듯 쌓아 올린 체르니 연습 곡,

나만의 감성으로 연주하던 대중가요와

고등학교 마지막 콩쿠르의 기억까지.

내 즐거움과 고단함을 함께 했던 피아노를

단지 무겁고 불편하다는 이유로

처분하려 했던 내 마음이 저만치 밀려나 있었다.

전자 건반에 비해 층간 소음 문제와

실용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외면하기엔

그 가치가 너무나 컸다.

피아노를 사랑하는 사람들

피아노에 대한 새로운 시선과 다양한 질문들, 그 속에서 탄생한 신악기 PNO. 지금, 우리 앞에 버려진 피아노가 다시 살아난다.

피아노에 관한 생각

현재 피아노를 치는 사람이든

그렇지 않은 사람이든,

과거에 피아노와의 향긋한 기억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이 책은

그 추억과 가치를 되살려줄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어린 시절 골목길 사이를 가득 메우던

피아노 소리들로 마음 한가득 채워줄 책,

나는 당신에게 그 소리를 추천하고 싶다.

잘 읽었습니다.

빼놓기 아까운 이야기


2019년 초, 강원도 화천의 차디찬 북한강변을 공연창작집단 '뛰다'의 연출과 함께 걷고 있었다. (중략)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를 공연으로 만드는 데 음악으로 함께 해달라는 제안이었다.

피아노에 관한 생각

리뷰를 쓰고 나니 이 이야기를

빼놓기 아까워 덧붙여 본다.

이는 김재훈 음악가가

2019년 공연창작집단 '뛰다'의 연출가로부터

한강 작가님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공연 음악을 부탁받게 된 이야기다.

부탁을 받은 후 김재훈 음악가는

많은 고뇌 끝에 프리페어드 기법으로

5월의 고통을 표현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유는 단 하나,

어떤 연주로도 광주의 고통이

표현되지 않았기 때문.

그리하여 그 고통과 맞닿은 소리를 만들기 위해

현을 손바닥과 주먹으로 내려치고

여러 오브제를 피아노 현 사이에 설치해

울리는 진동으로 소리를 만들게 된다.

유리병과 카세트테이프, 동전이

피아노 내부와 격렬히 마찰하고 공명하는 소리로

피아노가 꼭 두드려야 소리를 낸다는 편견을 깨주었다.

그저 그 공연을 직접 보지 못하고

상상으로만 완성해야 하는 게

너무나 아쉬울 따름이다.

그의 신악기 PNO와

피아노에 대한 다양한 관점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꼭 한번 만나보시길.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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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렇게 살아야 할까 - 모든 판단의 순간에 가장 나답게 기준을 세우는 철학
히라오 마사히로 지음, 최지현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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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윤리학 입문서입니다. 윤리학은 인간의 올바른 삶에 대한 학문입니다. 혹시 '올바른 삶을 사는데 무슨 학문이나 교과서가 필요하나?'라고 생각하셨나요? 그런 분들이라면 꼭 읽어보세요. 윤리학이 우리의 삶에 꼭 필요한 구체적이고, 재미있고, 효율적인 지식을 담고 있다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왜 그렇게 살아야 할까

'윤리는 필요할까'에 대해 묻는다면

대부분의 사람은 '그렇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하지만 '올바른 삶을 사는데

학문이나 교과서가 필요할까'라고 묻는다면

고개를 갸웃거릴 수도 있다.

윤리는 필요하다고 느끼지만,

윤리학의 필요는 크게 와닿지 않는다.

이 책은 그러한 사람을 위해 태어났다.

딱딱하고 지루하며 고루하게 느껴지는 윤리학을,

재미있고 효율적이며 구체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담았다.

스스로 답을 찾는 힘

윤리를 전반적으로 아우를 수 있도록 구성했고, 일반 윤리학 책에서는 다루지 않지만 우리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지식 또한 풍부하게 다루었습니다.

'왜 그렇게 살아야 할까

그렇다고 해서 '왜 그렇게 살아야 할까'가

윤리학의 전문지식을 배우기 위한 책은 아니다.

이 책은 지나치게 어렵지 않으면서도

윤리학을 경험하게 할 수 있도록 돕는

윤리학 실전 입문서다.

삶을 살아가며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고민되는 순간,

윤리적인 판단으로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는 힘을 기르는 책이다.

더불어 윤리적인 판단의 이유를

잘 설명할 수 있도록 해준다.

심지어 쉽고 재미있다. (후반부엔 살짝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걱정 마시길. 친절하게 안내해 줄 테니.)

모든 것은 윤리학으로

윤리학은 어떨까요. 윤리학만으로는 댐을 만들 수도 없고, 병을 치료할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댐을 만드는 것도, 병을 치료하는 것도, 회사를 경영하는 것도, 과학 연구를 하는 것도 모두 사람이 하는 일입니다. 그런 이상 그곳에는 반드시 윤리가 관련되어 있습니다.

'왜 그렇게 살아야 할까

문제는 아무리 쉽고 재미있는 책이라 해도

왜 윤리학을 알아야 하는지 이해가지 않는다면

관심 가져지지 않는다.

이에 저자는 윤리학만으로는 댐을 만들지도,

병을 치료할 수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일을 하는 모든 곳에 사람이 있고,

사람이 있는 곳에는 윤리가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윤리학에 관심 가질 필요가 있다.

윤리 철학의 세 기둥

윤리가 단순히 옳은 것에 관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윤리를 사람을 구속하는 법처럼 느낍니다. 한편 윤리가 선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윤리는 단순한 규칙이나 법이 아닙니다.

'왜 그렇게 살아야 할까

1부는 윤리학이 하는 일과 필요성,

어떤 도움을 주는지 설명한다.

2부~5부에서는 '사회의 정의, 개인의 자유,

친밀한 관계와의 사랑'이라는

윤리 철학의 세 가지 기둥으로

윤리 철학의 핵심 원리를 명쾌하고

촘촘하게 담아냈다.

그리하여 일상생활에서 만날 수 있는

윤리적 문제를 쉽지만

깊이 있게 담은 것이 특징이다.

나답게 살기 위해

'이렇게 해라'면서 구체적인 해답을

제시하는 책들도 좋지만,

자신의 모습대로 나답게 살 수 있도록

길잡이를 해주는 책은 더 좋다.

그리하여 세상의 질서와 규칙 속에서

가장 나다운 선택이 무엇인지,

왜 그렇게 살아야 하는지 생각하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은 '어떻게 사는지'보다

'왜 그렇게 사는지'가

더 중요한 이유를 알려준다.

타인이 알려주는 답이 아닌,

스스로 찾는 답으로

보다 자신감 있고 빛나는 삶을

살 수 있길 바란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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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언서 소녀에게 으스스한 은총을 라면소설 3
김영리 지음 / 뜨인돌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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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게 사람에게 모두 괜찮은 일일까.

10대 패션 인플루언서 '하늬'의 시선으로

따라가는 이야기는 흥미진진하면서도 뒷맛은 쓰다.

패션과 지구환경과 아동 노동 착취가

한 중학생의 일상에 녹여졌기 때문.

오늘은 '인플루언서 소녀에게

으스스한 은총을'을 통해

우리의 모습과 사회를 되돌아보고자 한다.



어느 날 갑자기 초능력이 생긴다면

연청 셔츠, 야상 점퍼, 흰 티셔츠, 청 반바지가 투명 마니킹에 입힌 모양새로 내 뒤에 서 있었다.

옷이, 등 뒤에, 꼬리표처럼 붙었다!

인플루언서 소녀에게 으스스한 은총을

10만 팔로워를 목표로 오늘도 패션에

고군분투하는 하늬는 10대 패션 인플루언서이다.

자신이 롤 모델로 삼는

유명 인플루언서의 피드를 스캔하며

좀처럼 늘지 않는 팔로워 수에 전전긍긍한다.

그러던 어느 날 남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유령 옷들이 자신의 뒤를 졸졸 따라붙게 된다.

그 옷의 정체가 무엇일까 두려워하던 것도 잠시,

곧 자신에게 생긴 초능력을 알게 된다.

동남아 소녀와 염소

소녀가 내 등 뒤로 늘어선 옷 하나를 꽉 붙잡고 있었다. 다현과 지하상가에서 샀던 바로 그 옷이었다.

내 옷을 먹는 염소, 내 옷을 잡은 낯선 소녀.

인플루언서 소녀에게 으스스한 은총을

자신에게 생긴 초능력을 하늘의 축복이라 여기고

(초능력이 궁금하다면 책을 만나보세요ㅎㅎ)신나하던 때,

유령 옷을 씹어 먹는 염소와

옷 사이에 서 있는 꾀죄죄한 동남아 소녀를 발견한다.

도대체 왜 자신의 뒤를 쫓아다니는지

두렵기만 했던 하늬는

용기를 내 소녀와 소통해 보려 한다.

소녀는 어떤 이유로 먼 땅, 한국까지 오게 된 걸까.

라면소설_만약에

10만 팔로워가 되면 밥 안 먹어도 배부르고, 굴러가는 돌멩이만 봐도 웃음이 피식피식 나올 줄 알았는데···. 좋긴 한데, 막 그 정도로 가슴 벅차게 행복하진 않았다. 아주 중요한 뭔가가 빠진 느낌이었다.

인플루언서 소녀에게 으스스한 은총을

앞서 소개한 이야기는

만약(IF)에서 시작한 이야기로,

라면처럼 간편하고 맛있게 읽을 수 있는

뜨인돌출판사의 청소년 시리즈 소설이다.

얇고 휘리릭 읽을 수 있으면서

내가 만약 주인공이라면 어땠을지

생각의 깊이를 더할 수 있다.

그리고 이번의 주제는, 패스트패션이었다.

여러 가지 이유로 패스트패션은

이전부터 큰 문제가 되어 왔는데,

그 문제를 무겁지 않으면서도

중학생 소녀의 일상에 자연스레 녹아내

관심을 갖게 하기 충분했다.

아동 노동 착취, 그리고 지구환경

2013년 4월 24일, 방글라데시 다카에서는

부실공사(무허가 증축)로 한 건물이 무너진다.

바로 라나 플라자 붕괴 사고.

그 건물은 패스트패션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이었는데, 그 사건으로

이민자, 여성 및 사회 극빈층 노동자들이

다수 희생된다. (사망 1,129명, 부상 2,500명 이상)

그리고 그 약자들의 노동이

착취된 그곳에서 만들어진 옷은 세계 곳곳으로

날아가 소비되고 있었다.

또한 마구 소비된 폐기의류는

빈민국으로 흘러들어가

의류 쓰레기 산을 이루고

그 나라의 의료산업과 자연환경을 망가뜨린다.

과연 패스트패션은 무엇을 위한 소비일까.

SNS, 패션, 핫 아이템


이 세 가지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 짧은 소설을 읽으며

저 세 가지로부터 자유로워져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짙은 그림자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삶,

그런 삶을 그려본다.

나와, 지구 반대편의 어떤 소녀와, 지구환경을 위해.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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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먀콘 프로젝트 - 대한민국콘텐츠대상 우수상
허관 지음 / 팩토리나인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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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항상 궁금했다. 왜 인류의 역사는 살생의 역사였는지. 끊이지 않는 전쟁, 끊이지 않는 종교 갈등. 어느 동물보다도 겁이 많고, 정이 많은 인간이 왜 이렇게 서로 죽여야만 했는지.

오이먀콘 : 러시아의 사하 공화국 오미야콘스키 지역에 위치한 작은 마을로써, 인디기르카강 상류 분지에 위치한다. 오이먀콘의 평균 겨울 기온은 약 섭씨 영하 50˚ C로, 남극을 제외하고 인간이 거주하는 곳 중에서 가장 춥다. (위키백과 출처)

거대한 도시를 둘러싼 돔과 몰려드는 동물들.

회색빛 배경의 표지는 어두침침하고 음습하다.

인간이 거주하는 곳 중에서

가장 춥다는 오이먀콘에서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걸까.

무슨 일이 일어나길래

표지에는 황량한 들판에 사람이 아닌

동물만 그려져 있는 걸까.

황폐해진 미래의 지구에 인류를 향한

종말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는 문장에

간담이 서늘해진다.

이미 그 카운트다운은 시작되었으므로.

인류의 미래

오이먀콘 프로젝트는 권력자와 자본가, 그리고 이들의 입맛에 맞게 자료를 분석해 주는 일부 전문가들이 손을 맞잡고 추진 중인 사업이었다.

오이먀콘 프로젝트

인류의 종말을 담은 책이다.

기후 위기로 망가진 지구,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해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는다.

어딘가 낯설지 않은 이야기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현실 아닌가.

그래서 몰입도가 높고 더 조마조마하다.

마치 인류의 미래를 내다보는 기분이다.

하지만 지구가 멸망해도 선택받은 소수는 존재한다.

정치인, 자본가 등 일부 권력집단은

자신들의 재력으로 시베리아 오이먀콘에 이주할

'오이먀콘 프로젝트'를 은밀히 진행한다.

어디든 존재하는 선택받은 소수,

그들은 과연 그들의 바람대로

지구에서의 생존도 허락받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노아의 방주

인간이 아닌 창조주의 처지에서 생각해 보게. 그자들은 그냥 내버려두는 게 최선이야. 끝없는 욕망에 사로잡힌 저자들만 지구상에 사라지면, 지구는 인간이 없던 예전처럼 풍요롭게 변할 거야.

태평양에 다섯 개의 은하계가 솟아오르면, 노아의 방주가 뜨리라!

성경에 노아의 방주는 구원을 상징한다.

땅의 물기둥이 터지고 하늘이 열리며

큰 물이 쏟아지지만,

그 가운데서 선택받은 의인과

동물은 살아남는다.

책 속에도 이러한 노아의 방주가 나온다.

태평양에 다섯 개의 은하계가 솟아오르면

노아의 방주가 뜬다는 예언과 함께

마침내 실현되는데,

과연 인류를 구원할 방주일지 아닐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예언이 맞기는 하는 걸까 의구심이 들기도 하고,

새로운 낙원으로 향하는 그 방주를

신이 선물한 게 맞는 걸까 의심도 든다.

그리고 은하계의 정체와

예언의 비밀이 밝혀지면서 눈을 감게 된다.

반전의 반전, 이 결말을

이야기할 수 없는 것이 너무나 아쉽다.

소설은 허구이고, 기후변화는 사실

해마다 수천 명의 전문가가 모여 기후가 변할 것이라고, 나아가 기후 변화로 인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고 경고했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도리어 '예측할 수 없다면 걱정해서 무엇하느냐'라고 하면서 그 말을 무시했다.

작가는 소설은 허구지만,

기후변화는 사실이라 말한다.

이젠 기후변화가 아닌 위기다.

정말로 종말 끄트머리에 서있는

우리들일 테니 말이다.

중간중간 인류의 변화를 요구하는 문장은

무겁게 마음을 짓눌렀다.

기후 위기에 나름 반응하고 있지만

당장 우리 집 쓰레기도 줄이지 못하는

스스로가 한심하기도 했다.

이대로 괜찮을 수 없다는 불안감과

'나 하나 변해서 뭘 하나' 볼멘소리도 튀어나온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지구의 종말 앞에,

인지하고 불편해하고 변해야 한다.

이대로 가다간 정말 인류가 망할 테니.

마무리하며

실제로 기상청에서 24년을 근무한 저자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느끼고

글쟁이로서 이 책을 써야겠다 마음먹었다고 한다.

그의 마음이 전해져서인지,

지구를 위해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었다.

흥미진진하고 탄탄한 이야기와

그 위에 쌓아 올린 현실감 높은 전개.

내가 오늘 당신에게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이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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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변화 속 인간의 미래 - 인간을 묻는다
김송희 외 지음 / LAMI인문과예술경영연구소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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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이해하고, 인문학적 관점에서는 어떻게 바라보고 해석해야 할까? 다양한 신기술과 혁신에 따라서 신학과 인문학은 물론 건축, 예술, 영성, 의학, 인간 심리, 기업의 동향은 어떻게 변화·발전해야 할 것인가?

4차 산업혁명이라 하면

과학과 공학, 이런 분야로

나와는 동떨어진 세계의 이야기 같다.

특정 세계의 분야라 여겨지기 쉽지만

사실 4차 산업혁명은

모든 학문을 융합하는 결정체다.

그러기에 AI 시대, 변화 속 인간의 미래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의 목소리를 담았다.

인공지능 시대의 이슈와 배경을 살피고

분야별로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그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이 시대에 어떤 모습으로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할지 방향성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추천대상

어떻게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야 할지

막연한 사람, 시대의 변화가 두려운 사람,

다양한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AI 시대가 궁금한 사람,

그 생생한 경험을 알고 싶은 사람,

변화하는 시대에 소외감과 우울함이 드는 사람.

그런 사람이라면 그 모두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인공지능은 인간을 뛰어넘을 것인가

2016년에는 로봇 아트 콘테스트가 열렸고, 그로부터 2년 뒤에는 마이크로소프트사가 드로잉봇을 개발했다. 이 외에도 로봇 바울과 다윗, 휴먼에이드 프로젝트의 도자기 만드는 로봇 등 많은 로봇 예술가가 활동한다.

나는 인공지능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분야가 예술이다.

무엇보다 기계는 할 수 없는

창의적인 분야가 예술이기 때문이다.

제아무리 인공지능이라 한들

예술은 인간의 영역이 아니던가.

특히 빅테이터를 통해 만들어내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는 게 내 생각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그마저도

인공지능에 빼앗길까 봐 불안한 것도 사실이다.

다른 것은 몰라도 예술만큼은

인간의 영역이라 여겼건만.

이 영역을 인공지능이 침투하고 있다니

좀 불편했다.

물리적 공간을 벗어난 가상 미술관을 비롯해

인공지능의 그림이 낙찰되는 등

그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그렇다면 로봇이 화가를 대신할 수 있을까? 예술을 하는 AI와 로봇의 등장으로 순수예술에 위기가 왔을까? 예술의 기본 속성인 창조성으로 판단했을 때, 대답은 쉬워진다. 빅데이터 이미지를 분석한 모방은 순수한 창작이 아니다. 인공지능 화가의 결과물은 그들의 작품이라기보다는 알고리즘 설계자의 것으로 보는 관점이 타당하다.

하지만 책은 예술의 기본 속성을

창조성으로 판단했을 때,

대답은 쉬워진다 말한다.

오히려 인공지능을 통해

새로운 예술을 탄생시키고 인간의 상상력과

결합한 기술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우리는 인공지능이

인간을 뛰어넘는 시대가 아닌

결합하는 시대에서 창조성을 빛내는 인간으로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AI가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능력을 길렀다는 말이 있지만 글쎄. 사람에게도 어려운 그 영역이 과연 AI에게 학습이 될까. 아니, 마음이 학습할 수 있는 대상이었던가.)

인간의 미래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기기를 통한 가상과 현실을 연결시키는 데 있어서 문학과 예술적인 감각이 함께 필요하다. 단순히 과학적이거나 기술적인 측면에서만 고려될 수가 없다. 융합을 통해서 가능한 일이고, 인문학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AI 시대, 변화 속 인간의 미래

팬데믹 시대의 사회 변화와 인간 심리,

이해와 대처, 인공지능 시대의 철학과 예술,

건강과 영성을 주제로

4차 산업혁명과 인간이 공존하는 길을 보여준다.

처음에는 목차를 보고 이러한 주제와

4차 산업혁명이 무슨 연관성이 있는가 의아했는데,

이러한 주제야말로 긴밀한 관계가 있겠구나 싶었다.

단순히 과학적이고 기술적인 것만으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갈 수 없다.

감성과 영성, 관계 회복에서

이루어지고 융합되는 시대.

책을 통해 그 미래를 만나볼 수 있길 바란다.

잘 읽었습니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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