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 소녀에게 으스스한 은총을 라면소설 3
김영리 지음 / 뜨인돌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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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게 사람에게 모두 괜찮은 일일까.

10대 패션 인플루언서 '하늬'의 시선으로

따라가는 이야기는 흥미진진하면서도 뒷맛은 쓰다.

패션과 지구환경과 아동 노동 착취가

한 중학생의 일상에 녹여졌기 때문.

오늘은 '인플루언서 소녀에게

으스스한 은총을'을 통해

우리의 모습과 사회를 되돌아보고자 한다.



어느 날 갑자기 초능력이 생긴다면

연청 셔츠, 야상 점퍼, 흰 티셔츠, 청 반바지가 투명 마니킹에 입힌 모양새로 내 뒤에 서 있었다.

옷이, 등 뒤에, 꼬리표처럼 붙었다!

인플루언서 소녀에게 으스스한 은총을

10만 팔로워를 목표로 오늘도 패션에

고군분투하는 하늬는 10대 패션 인플루언서이다.

자신이 롤 모델로 삼는

유명 인플루언서의 피드를 스캔하며

좀처럼 늘지 않는 팔로워 수에 전전긍긍한다.

그러던 어느 날 남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유령 옷들이 자신의 뒤를 졸졸 따라붙게 된다.

그 옷의 정체가 무엇일까 두려워하던 것도 잠시,

곧 자신에게 생긴 초능력을 알게 된다.

동남아 소녀와 염소

소녀가 내 등 뒤로 늘어선 옷 하나를 꽉 붙잡고 있었다. 다현과 지하상가에서 샀던 바로 그 옷이었다.

내 옷을 먹는 염소, 내 옷을 잡은 낯선 소녀.

인플루언서 소녀에게 으스스한 은총을

자신에게 생긴 초능력을 하늘의 축복이라 여기고

(초능력이 궁금하다면 책을 만나보세요ㅎㅎ)신나하던 때,

유령 옷을 씹어 먹는 염소와

옷 사이에 서 있는 꾀죄죄한 동남아 소녀를 발견한다.

도대체 왜 자신의 뒤를 쫓아다니는지

두렵기만 했던 하늬는

용기를 내 소녀와 소통해 보려 한다.

소녀는 어떤 이유로 먼 땅, 한국까지 오게 된 걸까.

라면소설_만약에

10만 팔로워가 되면 밥 안 먹어도 배부르고, 굴러가는 돌멩이만 봐도 웃음이 피식피식 나올 줄 알았는데···. 좋긴 한데, 막 그 정도로 가슴 벅차게 행복하진 않았다. 아주 중요한 뭔가가 빠진 느낌이었다.

인플루언서 소녀에게 으스스한 은총을

앞서 소개한 이야기는

만약(IF)에서 시작한 이야기로,

라면처럼 간편하고 맛있게 읽을 수 있는

뜨인돌출판사의 청소년 시리즈 소설이다.

얇고 휘리릭 읽을 수 있으면서

내가 만약 주인공이라면 어땠을지

생각의 깊이를 더할 수 있다.

그리고 이번의 주제는, 패스트패션이었다.

여러 가지 이유로 패스트패션은

이전부터 큰 문제가 되어 왔는데,

그 문제를 무겁지 않으면서도

중학생 소녀의 일상에 자연스레 녹아내

관심을 갖게 하기 충분했다.

아동 노동 착취, 그리고 지구환경

2013년 4월 24일, 방글라데시 다카에서는

부실공사(무허가 증축)로 한 건물이 무너진다.

바로 라나 플라자 붕괴 사고.

그 건물은 패스트패션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이었는데, 그 사건으로

이민자, 여성 및 사회 극빈층 노동자들이

다수 희생된다. (사망 1,129명, 부상 2,500명 이상)

그리고 그 약자들의 노동이

착취된 그곳에서 만들어진 옷은 세계 곳곳으로

날아가 소비되고 있었다.

또한 마구 소비된 폐기의류는

빈민국으로 흘러들어가

의류 쓰레기 산을 이루고

그 나라의 의료산업과 자연환경을 망가뜨린다.

과연 패스트패션은 무엇을 위한 소비일까.

SNS, 패션, 핫 아이템


이 세 가지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 짧은 소설을 읽으며

저 세 가지로부터 자유로워져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짙은 그림자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삶,

그런 삶을 그려본다.

나와, 지구 반대편의 어떤 소녀와, 지구환경을 위해.

잘 읽었습니다.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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