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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힙하게 삽니다 - 가족의 상실을 딛고 나를 찾아가는 행복 에세이
한수정 지음 / 미래북(MiraeBook) / 2024년 7월
평점 :

그럼에도 불구하고 힙하게 산다는데
나는 왜 이리도 청승맞게 울고 있는 건지.
그녀가 절대 가여워서가 아니다.
이야기가 슬퍼서도 아니다.
(남편과 너무 이른 사별이 슬프긴 하지만)
상실을 이겨낸 씩씩한 이야기인데,
수도꼭지마냥 꺽꺽대며 울었다.
아마, 그녀가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기까지
얼마나 힘든 시간을 견뎠을지
가늠해 보았기 때문이겠지.
1. 상실에서 벗어난 그녀가

자신을 사랑해 줬던 사람이 세상을 떠나자
그녀는 어쩔 수 없이 그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부지런히 메우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그 결과 자신을 더 사랑하게 되었다는
담담한 문장에 콧잔등이 시큰했다.
책에서는 구체적인
상실 극복법을 제시하지 않으나,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찾아
힙하게 살아가는 그녀를 보여준다.
그녀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울림이 되어 위로가 되고 힘이 되리라 믿는다.
오늘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힙하게 삽니다라고
당당히 외치는 그녀의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2. 상실 속 당신에게


내가 생각하는 '힙하다'의 의미는 개성 있거나 멋진 걸 넘어서 내가 가진 결핍을 인정하고, 내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는 것이다.
상실 후에 방황하고 있다면
상실의 늪에 빠져 있다면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모르겠다면
자신을 사랑하고 싶다면
누구보다 자신을 안아주고 싶다면.
그녀의 이야기를 통해 용기를 얻고
행복을 찾을 수 있길 간절히 기도한다.
3. 잘 살아내고 있다는

그 순간 눈물이 났다. 전구를 잘 갈았다는 안도감과 뿌듯함 때문이었다. 갑작스레 이생에 덩그러니 남겨졌지만, 잘 살아내고 있다는 안도감과 뿌듯함이었다.
고작 전구 하나 가는 것 가지고
안도감과 뿌듯함을 느끼냐고 물을 수 있지만,
나는 그녀의 전구 이야기에 꺼이꺼이 울었다.
우리 집의 모든 전등은 LED 등인데
남편 없이는 갈 수 없는 등이기 때문이다.
내가 해보려고 했다가
전선을 연결하는 과정을 보고 포기했더라지.
어느 날 갑자기 내가 스스로
전등을 바꿔야 하는 날이 온다면,
아마 나는 촛불을 써야 할지도 모른다.
순간, 전등 하나에서 느껴지는
남편의 빈자리와 그 빈자리를 채워낸
그녀의 이야기에 왈칵
눈물이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의 안도감과 뿌듯함이
내 마음에 밀려들었다.
4. 영원한 건 없다


이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 그래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내가 가진 절대적인 아픔 또한 영원하지 않다는 사실에 위안이 된다.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는 말이
참 슬픈 말인 줄 알았다.
그런데 그녀는 다행이라 말한다.
자신이 가진 절대적인 아픔 또한
영원하지 않다는 사실이니까.
그 말에 나도 마음을 쓸어내린다.
그렇구나, 세상에 영원한 건 없듯이
아픔 또한 영원한 건 없겠구나.
모든 것은 흘러가고 사라지고
아물기 마련이겠구나.
정말 다행이란 생각에,
더 이상 이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는 말이
슬프게 느껴지지 않았다.
5. 아픔과 치유, 그 완결판

이제 남편과 사별, 상실 그 후 이야기는 그만 쓸 생각이에요. 이 책이 사별로 인한 아픔과 치유, 그 완결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녀는 81년생, 나와 고작 3살 차이이다.
내가 아는 언니의 삶처럼 느껴져
마음이 욱신거렸다.
하지만 이제 그녀는 더 이상
남편과의 사별과 상실에 관한 책을
쓰지 않을 거라 말한다.
(앞서 사별에 관한 책이 3권인가 더 있다)
마음속 고통과 슬픔을
모두 흘려보냈다는 뜻이겠지.
앞으로는 여행 에세이나,
중년 여성의 연애 에세이를 쓰고 싶다고 하니
그녀의 삶을 열심히 응원한다.
새로운 삶과, 새로운 이야기를 들고
올 그녀를 기다리며.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소중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