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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친구 ㅣ 웅진책마을 133
이향안 지음, 유경화 그림 / 웅진주니어 / 2026년 7월
평점 :


이 책은 친구가 없는 아이가 외로움을 이겨 내기 위해 ‘계약 친구’를 만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처음에는 친구를 사귀는 것도 계약으로 정할 수 있다는 설정이 재미있고 조금 엉뚱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야기를 읽다 보니 단순히 재미있는 어린이 동화라기보다, 친구란 무엇인지, 진짜 우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소개글을 읽으면서 어린이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있는 작가라는 느낌도 들었다. 작가는 동화를 쓰면서 자신만의 빛깔을 담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실제로 이 책도 어려운 이야기를 억지로 교훈적으로 풀어내기보다는 아이들이 실제로 겪을 법한 친구 문제를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담아낸 것 같다.

책의 차례를 보면 「그 아이」, 「친구를 만드는 계약서」, 「고자질쟁이」, 「소문의 시작」, 「진실일까, 거짓일까?」, 「상처뿐인 계약서」, 「그날 이야기」, 「아랑아, 미안해」, 「계약 친구! 단짝 친구!」로 이어진다. 처음에는 단순히 친구가 필요한 아이가 계약을 통해 친구를 만드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뒤로 갈수록 소문과 오해, 상처와 화해가 이어지는 것을 보니 친구 사이에서 생길 수 있는 여러 가지 감정을 다루고 있는 것 같았다.

특히 「친구를 만드는 계약서」에서 아랑이가 친구가 없어 불편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급식실에서 혼자 밥을 먹는 것, 체육 시간이나 쉬는 시간에 혼자인 것이 힘들다는 이야기는 아주 특별한 사건은 아니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친구를 사귀고 싶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서 아랑이가 ‘가짜 친구’를 만들어 보자고 생각하는 모습도 어린아이의 입장에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이후 서진이와의 계약이 시작되면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흘러간다. 그런데 친구인 척하기로 한 관계도 시간이 지나면서 단순한 계약으로만 남아 있기는 어려워 보인다. 서로의 행동을 오해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말 때문에 마음이 상하기도 한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아랑이가 메시지를 기다리다가 결국 서진에게서 “난 할 말 없어”라는 답장을 받고, 나중에는 “그럼 너도 이제 나를 고자질쟁이라고 생각하겠네. 됐어! 이제 끝내자, 우리 계약도.”라고 말하는 장면에서는 친구 사이의 갈등이 얼마나 큰 상처가 될 수 있는지 느껴졌다.
또 마지막에 가까워질수록 ‘계약 친구’라는 말의 의미도 달라지는 것 같다. 처음에는 외롭지 않기 위해 필요했던 관계였지만, 함께 지내면서 서로에게 감정이 생기고 그 관계가 단순한 계약으로 설명하기 어려워진다. 그래서 제목인 『계약 친구』가 오히려 진짜 친구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드는 제목처럼 느껴졌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점은 친구가 없는 외로움만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친구가 생긴 뒤에도 오해하고, 다투고, 상처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결국 중요한 것은 친구가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서로의 마음을 얼마나 이해하고 믿어 주느냐인 것 같다.
처음에는 ‘친구를 계약으로 만든다’는 설정이 재미있어서 관심이 갔지만, 읽고 나서는 친구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책이었다. 친구 때문에 속상했던 경험이 있거나 친구와의 관계 때문에 고민해 본 적이 있다면 아랑이와 서진이의 이야기가 조금은 자신의 이야기처럼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계약 친구』는 친구를 갖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해 진짜 우정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드는 이야기라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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