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편, 돼 줄래요? - 세상에 내 편 하나 없는 것 같다는 당신에게
이수정 지음 / 슬로래빗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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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에세이 #내편돼줄래요

 

아, 제목부터 가슴을 울게 하다니. 정말 대단한 책이구나.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다들 그럴까? 혹시, ... 나만 이러는건 아닐까? 라고.

그냥, 이제 나이도 좀 ...들었고 예전같은 생각을 가진 내가 아니니까. 감정에 대해 무뎌진걸까? 외롭지 않은 걸까?

 

표지만 봤을 때는, 이성보단 감정에 치중하며 좀 어렵고 철학적인 내용일거라 생각했다. 헌데, 첫장부터 아니다. 생각보다 상당히 쉽게 볼 수 있다.

실은 책도 빨리 읽었다. 할거 다해도 이틀을 넘기지 않는다. 하지만...

 

진지하게 쓰고 싶었다. 단순히 '내 편' 이 아닌. 진정한 '내 편'의 의미를 찾아서.

 

어렸을때부터 아이들은 이런 말을 자주 하곤 한다.

 

'넌 누구 편이야?' 실제로 나도 초등학생때 들었던 말이다. 3학년 때였나. 어느날 학교 건물 뒤편에서 아이들이 싸우는걸 목격했다. 점심시간 때였던 것 같은데, 난 늦게 갔던지라 다행스럽게도 그 싸움에 휘말리지는 않았었다. 늦게 온 나에게 애들이 그랬다. 누구 편이냐고. 난 대답을 안했다. 어느편도 아니기에. 그냥 중립을 유지했다.

 

그냥 책 표지만 보고 이런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저런 의미와는 다르다.

 

책을 읽으며. 공감했던 부분이 한 두개가 아니라서 다 얘기를 꺼낼수는 없지만. 그래도 어느정도는 얘기하고 싶다. !!

 

p.17 괜찮데이

- 나 역시 비슷하다. 아무것도 되지 않을때가 있었다. 한탄하기만 했다. 우리엄마도 그럴 때 마다 다음에 더 좋은 기회가 있을거라고. 이것도 다 하늘의 뜻이기 때문에 그냥 훌훌털고 지나가라고. 엄마 생각이 나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윽. 첫 장부터 날 울리다니. 작가의 대단한 필력이다.

 

p.29 50년 넘게

- 눈물이 좀 멈추고 난 뒤 다시 주르륵. 눈물샘이 고장났나. 초등학교 1학년때부터 이런 생각을 했던 것일까. 난 앞으로 몇십년을 더 살겠나? 80년은 더 살 수 있겠지? 그럼... 엄마는? 아빠한텐 미안하지만 엄마부터 떠올렸었다. (웃음) 우리 엄마는 내 또래친구들의 엄마보다 연세가 훨씬 많으시다. 가끔가다 생각한다. 엄마가 10살만 이라도 어리면 얼마나 좋을까. 그럼 나랑 살아갈 세월이 더 길텐데. 태어나고 죽을때까지 서로간의 '내 편'이 되어줄 엄마는, '내 편' 아니어도 좋으니까 50년 넘게 사시면 좋겠다.

 

p.88 거기 어디야?

- 굉장히 부러웠던 부분. 내가 아직까진 별로 인생을 살지 못해서 그런가. 과연 저렇게 영화속에서 나올법한 대사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작가님의 인복이 부러웠었다. 나도 친구가 힘들면 달려가 줄텐데.

 

p.110 괜찮아질 거야.

- 힘들 때 무슨 위로를 바라고 하소연을 털어놓는 것은 아니다. 그냥 단지. 나를 알아줄 사람. 내 편이라고 믿음을 줄 수 있는 사람. 그냥 토닥여 주는 사람. 한 사람이라도 옆에 있으면 어느새 든든해지는 내 마음. 멋있는 위로 아니여도, 긍정적으로 날 위로해줄 수 있는 사람. '내 편’

 

p.188 남탓 탁구공

- 가끔 가다 일부러 뼈가 있는 말을 내뱉는 사람이 있다. 들으라고. 너가 잘못했다고. 왜 꼭 그렇게 말하는걸까. 다른 말로 순화해서 말하면 좀 어떨까. 가끔 가다 본인이 잘못해놓고 화는 내지 않으면서 꼭 남탓 하는 소리처럼 말하는 사람이 있다. "왜 이제야 왔어~ 벌써 20분이나 지났잖아" "에이 좀 늦을수도 있지 뭘~ 그러게 왜그리 일찍 나왔어?" 하아. 말해서 뭐하겠나. 그저 남탓하기에 급급한 사람일 뿐인데.

 

p.202 75년

- 굉장히 멋있었던 부분이었다. 좋아하는걸 찾는 데 걸리는 시간은 75년... 생각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가. 현재에 대해 만족하고 사는가. 나도 찾을 수 있을까? 엄마가 좋아하시는걸 나는 안다. 하지만 실행을 안 하신다. 실행을 하지 않으시는 이유 또한 안다. 그래서 안타깝다. 내가 충분히 다 해드릴 수 있는데. 기필코 거절하신다. 우리엄마는 무언가를 하려고 마음 먹으실 때. 아무것도 방해하는 요소가 없어야지 그제야 가능하신 분이다. 한마디로 많이 아끼신다. 그래서 자식된 입장으로 안타까울때가 많다. 좋아하는게 있으시지만 실행을 못하는 그 마음. 난 안다. 반드시 도와드려야지.

 

p.209 文才

- 굉장히 부러웠던 부분. 한 반에 몇십명이나 있었던 그 옛날에도 개개인의 특성을 다 파악하여 알려주신 선생님이시구나. 부럽다. 그런 은사님을 두신 작가님이. 당신의 한마디에 학생의 미래가 좌지우지 될 수도 있는데. 文才일 줄 알고 봤더니 진짜 文才여서 빙그시 웃은 나.

 

p.270 무인도

- "이 책을 읽고 있다면 적어도 당신은 무인도에 살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오우. 어떻게 아셨지. 하하 당연히 무인도가 아닌 곳에 살고 있다. 혼자 피식했던 부분. 지금도 피식.

 

 

 

표지를 보고 처음에는 큰 새 한 마리가 빛에 비추어 진것같이 날개를 쫙 펴 날고 있는 듯한 형상이다. 하지만 발견 못했었다. 책을 읽으며 발견 했지.

바로 우측 밑에 자그마한 새가 있다는 것을.

자그마한 새는 무엇일까?

 

내가 생각한 답은. 바로 내 자신. 가장 중요하고 큰 '내 편'은 바로 나. 마음속의 큰 날개를 펴고 나 자신의 편을 들어준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며, 어렵지도 않고 공감할 요소가 한 가득이다. 생각을 많이 해보게 되는 책. 솔직히 자기개발 도서분야 인 것 같다. 사람 사이의 관계 철학법 이랄까. 이 책 한권만 봐도 깨달은게 많을 것이다.

 

꼭 반드시 친구가 아니어도, 사귐이 오래되었든 그냥 나 자신과 잘 맞으면, 이야기가 잘 통하면,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나 또한 상대방의 얘기에 경청해주면. 그것이 바로 '내 편' 아니겠는가.

 

인간관계 지침서가 될 법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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