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소녀라 불릴 만큼 학창 시절 내내 책에 파묻혀 지냈지만, 시의 아름다움에 깊이 동요된 적은 많지 않았다. 그래서 윤동주의 시 역시 감상의 대상이라기보다 외워야 할 공부로 받아들였음을 고백한다.오히려 어른이 된 지금, 아이들에게 시를 읽어주다 문득 밀려오는 먹먹함에 스스로도 놀라곤 했다. 정작 나조차 충분히 공감하지 못한 감정을 아이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되묻게 되더라. 이 책은 말이 금지된 시대를 살아간 시인과 한 소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일본식 이름으로 개명하고 일본어를 배워야 했던 시대, 소녀의 시선을 통해 만나는 동주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온도로 다가왔다. 이야기 사이사이에 등장하는 시들은 교과서 속에서 접했을 때와는 다르게 읽혔고, 그 낯설음이 오히려 신선하게 느껴졌다.특히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투박한 표지에 담긴 이야기를 접하며, 무심히 지나쳐온 시간들에 대한 부끄러움과 미안함이 번졌다.청소년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윤동주의 시를 조금 더 따뜻하고 깊이 있게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