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홈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96
진저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초등학교 고학년 때, 핵폭발 이후 살아남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처음으로 ‘피폭’의 무서움을 알게 되었다. 빗질을 하면 한 움큼씩 빠지는 머리카락, 사랑하는 형제를 떠나보내야 하는 장면들…. 어린 마음에도 그 장면들이 너무 생생해 오래 기억에 남았다.

어른이 된 후에도 도서관에서 관련 소재의 책을 보면 혹시 그 책일까 싶어 집어 들곤 했지만, 비슷한 이야기들은 여전히 우울하고 무거워 더 두렵게 느껴졌다.

그러다 한국 소설 중에도 비슷한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 있다는 말을 듣고 읽게 된 책.

이야기는 원전 폭발 사고 이후 이재민들의 삶을 그린다. 한 번 들어가면 나오기 어렵다는 쓰레기 처리장 ‘13홈’. 이곳에는 피폭 검사 결과에 따라 배정된 아이들이 모여 산다. 먹을 것도 부족하고, 편히 잠잘 공간도 없는 곳. 주변 사람들이 하나둘 병들어 화장터로 실려 가는 모습을 일상처럼 받아들이며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그리운 가족과 고향을 찾아 높은 벽 너머로 나가고 싶어 하는 아이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아이들은 과연 이곳을 벗어날 수 있을까.

재난 이후의 삶을 ‘아이들의 시선’으로 담담하게 그려낸 이야기라 더 마음이 무거웠다. 동시에 지금 우리가 보내는 평범한 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생각하게 만든 작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