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행성의 비밀 - 닭으로 보는 오늘의 지구 발견의 첫걸음 13
남종영 지음 / 창비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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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아침, 눈을 비비고 일어난 아이에게 명란 계란찜을 만들어 주고, 퇴근 후 저녁으로는 간장찜닭을 준비했다. 닭에게 고맙고, 또 미안해지는 하루의 식탁.

한국인이 1년에 소비하는 닭은 평균 26마리. 2019년 기준 국내 치킨 브랜드 수는 409개에 달한다. 이 책은 우리가 너무도 익숙하게 소비해온 닭이라는 존재를, 전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1년에 고작 10개의 달걀을 낳던 야생 붉은 닭이 어떻게 하루 한 개꼴로 알을 낳는 존재가 되었는지, 태국 중부·미얀마·중국 남동부에서 시작된 가축화의 역사, 지역마다 달랐던 투계 문화, 그리고 인위적 교배를 통해 ‘먹음직스러운 닭’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공장식 축산의 등장 이후 고기 생산과 소비는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그 이면에는 분명한 위험도 존재한다. 항생제 내성 문제, 이제는 익숙해져 버린 단어가 된 조류 인플루엔자, 그리고 기후 위기와 생명권이 충돌하는 딜레마까지. 이 책은 복잡한 현실 속에서 우리가 외면해왔던 질문들을 차분하지만 날카롭게 던진다.

아무 생각 없이 즐기던 소비자의 자리에서 한 발 물러나, ‘먹는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고마운 책이다.
청소년을 주 독자로 한 초고이지만, 어른인 내가 읽기에도 충분히 재미있고 생각할 거리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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