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책과 원서를 오가며 제각기 읽어온 한국사와 세계사. 하지만 한국사는 결코 고립된 역사가 아니라, 거대한 세계사의 흐름 속에 놓인 하나의 축이다. 우리는 한국인이면서 동시에 세계인이기에 인류가 이룩한 크고 작은 성취와 발전, 그리고 시행착오까지도 함께 바라보는 시선이 필요하다고 느껴왔다.
유럽의 박물관을 찾다 보면 동서양의 주요 사건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도록 세계사 연대기를 병렬로 제시해 둔 전시를 종종 만나게 된다. 그럴 때마다 “이런 구성이 책으로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 갈증을 채워준 책이 바로 중학 한국사·세계사.
이 책은 한반도에서 빗살무늬토기가 만들어지던 시기에 이집트에서는 피라미드가 건설되고 있었고,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하던 무렵 유럽에서는 구텐베르크가 인쇄기를 발명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한 페이지 안에서 자연스럽게 연결해 보여준다. 익숙한 한국사의 장면이 동시대 세계사의 흐름과 맞물리며, 역사가 훨씬 입체적으로 다가온다.
선사시대부터 중세, 근대에 이르기까지 인류사의 주요 장면을 동시대 한국사와 함께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같은 시대, 다른 공간에서 벌어진 사건들을 나란히 비교하며 공통점과 차이점을 짚어볼 수 있고, 교과서에서는 미처 다 담지 못한 역사 속 인물들의 흥미로운 에피소드도 더해져 읽는 재미를 높인다. 덕분에 ‘한국사 따로, 세계사 따로’가 아닌, 하나의 시간선 위에서 역사를 이해하게 된다.
저자가 제안하는 활용법도 인상적이다. 수업 시간에 새로운 사건을 배울 때마다 해당 시기의 페이지를 찾아보며 동시대 세계사의 ‘큰 숲’을 함께 바라보라는 것. 이 과정을 통해 사건을 암기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역사적 맥락과 흐름을 스스로 연결해보는 힘을 기를 수 있다.
한국사와 세계사를 동시에 바라보는 시선은 결국 우리를 더 넓은 역사 속 주인공으로 자리매김하게 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역사 공부의 시야를 확장해주는 반가운 안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