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을 덮으며 감탄하게 된, 간만에 만난 정말 좋은 책.1950년대 일본. 교실의 유일한 한국 아이 정우를 일본 친구들은 '초센'이라고 불렀다. 아이들은 정우의 책가방을 창문 밖으로 던젔지만 선생님은 크게 아이들을 나무라지 않는다. 가까운 벗 하나 없이 멸시를 참아내는 정우를 보며 주인공 하루토는 도저히 한국인 아빠를 친구들에게 들킬수가 없는데- 이현진이라는 한국이름을 꽁꽁 숨기고 외가 이름, 와타나베를 쓰는 하루토의 이야기. 이수진작가는 이중섭 화가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했다. 일본인 아내를 둔 이중섭 화가는 한국전쟁으로 인해 가족들과 헤어져 여러 지역을 떠돌며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다수의 작품에서 아이들과 가족을 그린 화가의 작품을 보며 그의 외로운 삶은 물론 일본의 가족을 그리는 마음을 느낄 수 있는데 감상에 그치지 않고 아름다운 문학으로 풀어내는 작가의 능력이 부러울 뿐. 전쟁 후 한국인을 바라보는 차가운 일본 사회, 한국-일본 혼혈 아이들이 이방인으로 겪어야했던 차별 등 지난 역사의 단편을 엿볼 수 있어 의미있다 하겠다. 이야기의 흡인력 또한 뛰어나 나 또한 푹 빠져 읽었다. 책장을 덮자마자 감탄하며 아이에게 권하게 됨.책 잘 보는 중학년부터 고학년까지 잘 볼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