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 4 - 불타는 거리 한수산 장편소설 4
한수산 지음 / 해냄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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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번 여름방학을 함께 했던 5권짜리 소설이다.

한수산의 작품은 처음 접해보았는데 일제시대 나가사키에 있는 탄광으로 끌려간 징용공들의 이야기니만큼 무게있고 참으로 어두운 작품이다.

일제시대를 다룬 작품이 늘 그렇듯 그 시대에 살지 않는다는 것만 해도 가슴을 쓸어내리며 감사할만한 혹독한 고난의 시대를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어 더운 날씨에 띄엄띄엄 읽으면서도 그 사이사이의 여백은 늘 아프고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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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종이 찾아낸 일본도 놀란 일본의 성공 벤처이야기
박찬종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199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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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나의 성향 중 가장 반대되는 부분 중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모험'이나 '도전'이란 단어가 순위를 다툴 것이다.

내가 선택한 직업의 특징이 말해주듯 나는 모험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나는 늘 궁금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했다.

'저 사람들은 나와는 다른 세계의 사람들 같아..'

이 책을 읽고 느낀 점을 말한다면 다른 세계이긴 한데 전혀 다른 인종으로서의 다름이 아니었다.

나로서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고난과 어려움을 겪어냈다는 점에서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성공이라는 단어를 수식어로 달기까지 누구도 겪어보길 꺼려하는 밑바닥에 내려가 자살을 생각한 이도 수없이 많았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세상에 댓가 없이 얻을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는 것도 새삼 깨닫게 된다.

많은 사업가들이 소개되고 있지만 하나하나 거론하기는 어렵고, 읽은 뒤에 다짐 비슷한 기분으로 두 가지 단어를 떠올렸다.

"노력" "창의성"

너무나 평범한 말이라고 무시될 수도 있을만한 말.

하지만 타성에 젖어 한해 한해 무사안일하게 지낼 위험이 깔려 있는 교사집단에서 내가 자칫 느슨해질 수 있다는 생각에 경종을 울리게 한 단어이다.

끊임없이 자기연찬을 하지 않는다면 성공은커녕 도태될 수밖에 없다.

더구나 교사연봉제와 교사평가제가 거론되고 있는 요즘은 실력을 갖춘 교사상이 더욱 요구되고 있는 시점으로서 나는 나를 어떻게 가꾸어야만 하는지 고민이 된다.

일반적으로 교사에게 요구되는 교사다움의 자질을 익히기에도 아직은 버거운 2년차, 하지만 다른 교사와는 다른 독특한 자기다움 역시 겸비되어야 하는 앞으로의 교직생활.

거의 바닥과도 같은 상태이기에 채워갈 부분도 많고 올라갈 부분도 많으니 오히려 다행으로 여겨야겠다.

노력해야겠다.
노력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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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분
파울로 코엘료 지음, 이상해 옮김 / 문학동네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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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에 마리아라는 창녀가 있었다.


 


이 이야기는 물론 동화책이 아니다.



long long ago로 시작되어 환상의 세계로 이끌어낼 동화적 목적이 아니었다면 어찌하여 옛날 옛적이라 시작하는가...



현실이되 현실을 벗어나는 주문과 같은 옛날 옛적에란 말과 더불어 아이러니한 이름 '마리아'가 등장한다.



세상을 구원한 예수를 탄생시킨 동정녀 마리아의 이름과 같은 '마리아'가 창녀로 등장하는 이 책은 철저하게 의도된 작명이 아닐 수 없다.


 


그 마리아는 소녀 시절, (돈 많고 잘 생기고, 머리 좋은) 남자를 만나, (웨딩드레스를 입고 정식으로) 그와 결혼하고, (장차 유명인사가 될) 아이를 둘쯤 낳고,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예쁜 집에서 살기를 꿈꾸었고 결론적으로 말하면 그러한 남자를 만나 해피 엔딩을 이루었다.


 


어떤 여자든 꿈꾸어 바라마지않는 '꿈'.


 


우리는 익히 이러한 '꿈'들이 완벽한 남자들과 우리의 여주인공들이 만나 결혼한다는 엔딩까지만 보곤했는데, 마지막 부분에서 마리아가 그 모든 것을 버리고 브라질로 돌아가는 극적인 순간에 (역시나) 랄프가 꽃다발을 들고 환승장소인 파리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


 


결국 온갖 비현실적인 제약에도 불구하고 '꿈은 이루어진다'는 또하나의 희망찬 결론에 도달했다는 것.


 


But,


 


이 책을 스토리에 국한해서 이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파올로 특유의 영적이며 내면적인 목소리가 마리아의 일기를 통해 흘러나오기 때문이다.


 


삶이란, 삶 가운데서 섹스란, 섹스 가운데서 쾌락이란...


 


일상 속에 감춰져 있으면서도 실상 우리의 삶 전체를 뒤흔드는 문제가 바로 성에 있지 않는지.


 


제목 '11분'이 남녀가 성관계를 하는 평균적인 시간이라는 점에서 볼 때 우리는 하루의 23시간 49분을 이 '11분'을 위해서 소비한다고 여길 수도 있다.


 


진정한 11분의 쾌락과 행복을 찾아 떠나는 과정에서 자신의 내면과 육체의 진실한 합일과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코엘료, 그의 관점에서 본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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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메를 고쳐매며
이문열 지음 / 문이당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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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에 대한 단순한 호감을 표하라고 한다면 이문열은 '그저그렇다'정도이다.

그가 우리 문단에서 차지하는 역량을 생각할 때 이런 나의 호감은 인색하기 그지없지만 내가 글을 읽을 때 중시하는 문체면에서 이문열의 흡입력은 요즘 작가들에 비해 감각적인 면에서 떨어질 수밖에 없다.

내가 비록 '레테의 연가'를 읽으며 눈물로 배게를 적시었고, '사람의 아들'이나 '선택'을 읽으며 감정적으로는 아니라고 도리질치면서도 그가 풀어놓는 나름의 논리에 수긍해왔으며, '삼국지'를 읽으며 꽤 재미있다고 여겼다면 그를 작가로서 좋아하는 게 아니냐라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껏 읽어왔던 그의 책은 그 나름의 유명세를 지니고 있어 지적인 허영심과 일말의 호기심으로 읽어왔던 게 사실이다. 

 그랬기에 이 책 역시 위의 책들과 비슷한 동기를 품고 읽게 되었다.

지금껏 읽어왔던 소설과는 달리 산문집인 <신들메를 고쳐매며>는 전체 다섯 장으로 나뉘어 있다.

여기부터는 다른 곳에 있는 내용을 복사해붙인다.

http://blog.naver.com/pmsunsun.do?edirect=Log&logNo=140001066590


서두 격인 1장 「신들메를 고쳐매며」에서는 ‘들린 시대의 아이들에게’란 제목으로 곧 뒷세대로 물러나야 할 작가가 다음 세대를 책임져야 하는 젊은이들에게 전하는 당부와 우려가 실려 있다.

 

소제목으로 ‘1.패러디의 불행한 종말’에서는 후기 문화의 징후로서 패러디의 번성과 해체를 살펴보고, 사회 전반에 걸쳐 벌어지고 있는 네거티브 현상에 대해 조명하고 있다. 그리고 창조성이 결여된 채 기성 문화를 부정하고 거부하기 위한 제도로서의 네거티브의 특성과 그것의 정치 집단과의 정책 연합을 통해 이루어진 전이(轉移)에 대해 알아본다.

 

또한 ‘2.새로운 광장-인터넷’에서는 인터넷이란 새로운 광장의 특성과 타락, 그 역기능에 대해 살펴보고,

 

‘3.우리 시대의 망령-포퓰리즘’에서는 포퓰리즘의 정의와 우리 사회에서의 위험성에 대해 진단하며,

 

‘4.우리를 두렵게 하는 것들’을 통해 이러한 현 세태에 대해 안일하게 대처하지 말아야 함을 경고하고 있다.

2장 「읽으며 생각하며」에서는 독서를 통한 작가의 사유를 엿볼 수 있다. 나라가 다르고 처해 있는 상황이 달라도 음미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명구(名句)들을 소개하고 있으며, 고대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전쟁, <정관정요>의 가르침, 아테네의 정치가 알키비아데스의 일화 등을 통해 이 시대에 주는 교훈을 되새기고 있다. 또한 <문명의 공존>과 <문명의 충돌>의 이론에 대한 비교, <현대 과학과 아나키즘>, <시대를 앞서 간 여자들의 거짓과 비극의 역사>, <오래된 정원>, , <지하로부터의 수기>,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성과 속>, <고문진보>, <요재지이>를 읽고 난 작가의 독자로서의 후기가 잘 그려져 있다.

3장 「시속(時俗)과 더불어」에서는 요즘 상황과 맞물린 작가의 심경이 상세하게 정리되어 있다. 미국, 일본과 중국 사이의 한반도에 대한 실제적인 조명과, 아울러 현 정권에 대한 견해, 그리고 일명 홍위병 논란과 책 장례식 사건에 대한 작가의 주장도 담담하게 펼쳐진다. 또한 전문성이 점차 희미해지고 있는 우리 문화의 단편에 대한 우려와 함께, 세계적으로 고유한 우리 민족의 전통과 문화, 그리고 환경을 지켜내고자 하는 열의에 대해서도 표명하고 있다.

4장 「시대에 부치는 글」에서는 즈믄 해를 보내고 새로운 세기에 전하는 작가의 바람이 담겨져 있다. 삼국 시대 ‘신라’에 대한 역사관, 아돌프 히틀러에게 고하는 편지, 한글 교육의 중요성과 ‘새 안목과 의식의 성년 문화’, ‘한국 소설과 동아시아적 서사 양식’에 대한 조명, 그리고 ‘20세기를 보내며’ 바라는 묵은 것들의 청산과 밝은 미래에 대한 소망 등을 피력한 글들에서 작가의 연륜을 다시금 느낄 수 있다. 또한 ‘나는 왜 문학을 하는가’를 통해 작가의 문학관에 대한 성찰을 가늠할 수 있다.

5장 「낯선 길 위에서의 상념」에서는 작가의 여행 체험기가 고스란히 담겨져 생생히 전해져 온다. 소제목들을 나열해 보면 이렇다. 나는 시베리아로 간다 / 역사가 숨 쉬는 블라디보스토크 / ‘쇠로 된 낙타’ 등 위에서의 사흘 밤 / 바이칼, 오래 눈시울에 찍혀 있을 호수 / 눈보라 치는 동쪽의 파리, 이르쿠츠크 / 시베리아 횡단 열차 안 풍경 / 시베리아의 심장, 노보시비르스크 / 유형(流刑)의 땅, 옴스크를 지나며 / 모든 러시아여, 모자를 벗어라 / 10년 만에 다시 찾은 바빌론, 모스크바 / 케임브리지 체류기 / 폭풍의 언덕에서 쓰다듬는 내상(內傷) / 신과 사람이 만든 대륙의 연꽃, 이집트. 제목들에서 알 수 있듯이, 세계 각지의 생소하거나 조금은 익숙한 곳곳을 여행하며 직접 보고 듣고 겪은 바가 작가의 감상과 어우러져 독자들에게 신선함을 더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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商道 - 전5권 세트 상도
최인호 지음 / 여백(여백미디어)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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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로 못 본 것이 한이 되어 이 책을 읽었던 것은 아니지만
드라마로 본 다음에 이 책을 읽었다면 어떤 느낌이었을지 궁금하다.

3인칭 전지적 작가시점이나 1인칭 주인공시점을 고수하며 스토리가 역동적으로 전개되는 여타의 역사소설과는 다르게 '상도'는 시점이 두 가지로 나뉘며, 시점에 따라 과거와 현재가 나뉜다.

현재>

2인칭 관찰자 시점.

중학교 때 공부를 좀더 열심히 했으면 시점에 대해 확실하게 이야기 할 수 있었을텐데, 단언해서 말하기엔 조금 헛갈린다.

바퀴벌레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자동차회사의 김기섭 회장은 새차 '이카루스'의 발표를 얼마 남겨두지 않고 돌연 죽음을 맞이한다.
의문사한 회장의 몸에서 나온 것은 낡은 지갑 하나였으며 그 안에 든 열글자의 금언을 밝히기 위해 소설가이자 김기섭 회장과 막역했던 '나'는 임상옥과 만나게 된다.

과거>

가포 임상옥
우리나라가 낳은 최대의 무역상이다.
4대째 사신을 따라다니며 물건을 팔았던 가난한 상인의 후예였으나 '죽을 사死'자와 '솥 정'자의 비의를 통해 우리나라가 낳은 최고의 거상으로 성공한다.
또한 가득 채우면 텅 비어버리고 오직 7할쯤 채워야만 온전한 '계영배'를 통해 마침내 상업의 도를 깨달아 상업의 부차가 되었다.

계영배>

인간의 욕망은 채울 수 없는 잔과 같다.

가득가득 붓고자 하여 100%가 되려 하지만 욕망의 크기는 채우면 채울수록 늘어나고 늘어나기 마련이다.

7할 정도만 만족하여라..

가득 채우려 노력하면 필경 망하게 되기 마련.
가득 채우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끝끝내 채우려 채우려 노력하다보니 자신을 파멸로 이끌고 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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